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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전남대 농업경제학 석사, 건국대 축산경영·유통경제학 박사, 사단법인 한국축산경영학회 이사

한국 반려동물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조3322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2027년이면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반려동물 선진국에 비해 성장 여지도 많다. 전체 가구의 약 68%가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695억1000만달러(약 75조원) 규모로, 한국의 약 30배다. 한국은 전체 가구 가운데 반려동물 보유 비율이 30% 수준이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김현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 반려동물 산업은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성장을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먼저 반려동물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관련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반려동물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는데 이 법은 동물의 학대 금지·등록 등 범위가 제한적이라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려동물 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현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통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도그쇼(순종견 품평회)’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연구위원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한국 반려동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가족 구성원 감소, 출산율 저하,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득 수준도 향상되면서 수의·사료·분양·용품 등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는 2000년 약 1조원에서 2014년 1조5684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조332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도 2017년 약 30%에서 2027년 4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고급화·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6조원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사례에 비춰봤을 때, 반려동물 연관 산업 중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는
“사료 분야다. 미국 반려동물 연관 산업 매출액은 반려동물 사육 마릿수 증가에 힘입어 2017년 667억5000만달러(약 72조원)까지 성장했는데, 그중에서 사료 부문이 42.8%로 비율이 가장 높다. 사료 부문이 크게 성장한 이유는 1인 가구 증가, 소득 수준 향상 등으로 반려동물 소유자와 사육 마릿수가 크게 증가한 데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음식을 사료가 아닌 식품으로 인식하다 보니 제품이 고급화됐다.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1조5684억원의 전체 산업 규모 가운데 사료 부문은 4841억원으로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한국도 이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사료, 즉 펫푸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출시하는 등 펫푸드의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해외 업체들이 동물병원, 펫푸드 전문점 등 주요 펫푸드 유통망을 선점하고 있어 단기간에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제품을 더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해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펫푸드 유통망을 뚫는 데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에서 발달하지 않은 반려동물 연관 산업 중 경제적 가치가 큰 분야는.
“도그쇼다. 미국·영국 등 반려동물 산업 선진국에서는 국제 도그쇼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미국 웨스트민스터 도그쇼를 주관하는 웨스트민스터 컨넬클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그쇼를 개최할 때마다 약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그쇼는 브리더, 애견 미용사, 훈련사, 관리사, 핸들러, 고품질 사료 등 관련 업계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애견연맹에서 도그쇼를 열고 있는데, 매년 개최 횟수도 증가하고 쇼에 나오는 개의 마릿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국내에서 열리는 도그쇼는 애견 단체가 주최하고 소규모 애견 관련 업체가 협찬하는 등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미비해 규모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세계적인 도그쇼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은 영국 크러프츠 도그쇼에 연간 1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국내 도그쇼에 대해서도 정부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도그쇼는 각 견종 특성의 기준이 되는 견종 표준을 가장 잘 갖춘 개를 선발하는 대회다. 견종별 골격 크기, 균형, 털의 상태, 걸음걸이, 성격 등 해당 견종의 우수한 특성을 가진 개를 선발해 혈통을 유지하고 애견 문화의 질적 향상과 각종 애견 산업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도그쇼로는 영국 컨넬클럽의 크러프츠 도그쇼, 세계애견연맹의 월드 도그쇼, 미국 웨스트민스터 컨넬클럽의 웨스트민스터 도그쇼 등이 있다.

한국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먼저 법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률인 ‘동물보호법’이 있지만, 이 법은 동물 학대 금지, 등록, 구조·보호 등 매우 제한적으로 반려동물을 다루고 있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관리를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보호·관리 및 연관 산업 발전에 관한 법률’이 별도로 제정될 필요가 있다. 이 법에는 반려동물의 정의부터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 계획, 통계·실태 조사,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 맹견 관리, 창업 지원, 우수 업체 지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 반려동물 사육과 연관 산업의 관리·육성을 위한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산업의 근간이 되는 통계 구축도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생산 마릿수, 생산업체 수, 유통 마릿수, 유통업체 수, 사료 생산 현황 등 반려동물과 연관 산업의 보호·육성·관리를 위한 기초 통계자료가 부족해 산업 현황 파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기초 통계 자료 부족은 반려동물 관련 업계의 사업 투자에 리스크로 작용해 연관 산업 발전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조사하기 어려운 부분은 관련 협회를 통해 기초 자료가 수집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 반려동물 산업 성장을 위해 반려인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려동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은 동물 유기, 맹견 관리 부주의 등의 문제가 여전히 심각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반려동물 소유자의 부주의, 입양 후 변심, 생활의 어려움, 관리비용 증가, 반려동물의 질병과 노화 등의 이유로 유실·유기되는 반려동물이 1년에 9만 마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반려동물의 유실·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등록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 소유자의 인식 부족과 홍보 부족, 등록에 따른 비용 등의 요인으로 인해 등록률이 낮다. 반려견 등록 건수는 2016년 기준 107만 마리이며, 등록률은 전체 약 540만 마리 중 19.8%에 불과하다.

해외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제도를 시행하고 있나
“프랑스는 의무적으로 반려동물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해야 하고, 유기동물이 발견되면 보호센터에서 칩 정보를 활용해 반려동물 주인에게 인도하고 있다. 만약 고의적으로 유기한 경우라면 40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독일 역시 반려견을 입양할 때 등록해야 하고 반려견에게도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세금포탈죄가 적용된다.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등록 대상 동물을 개에서 고양이까지 확대하고, 동물 유기에 대한 벌칙 강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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