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중슈(趙忠秀) 베이징대 경제학, 중앙 당교 경제학 석사, 대외경제무역대 경제학 박사, 국제저탄소경제연구소 소장, 중국세계경제학회 부회장, 상무부 경제무역정책자문위원, 중국무역촉진회 전문위원
자오중슈(趙忠秀) 베이징대 경제학, 중앙 당교 경제학 석사, 대외경제무역대 경제학 박사, 국제저탄소경제연구소 소장, 중국세계경제학회 부회장, 상무부 경제무역정책자문위원, 중국무역촉진회 전문위원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의 취약점을 드러내게 했다.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만들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연간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11일(현지시각) 베이징의 대외경제무역대에서 만난 자오중슈(趙忠秀) 부총장은 미국이 전후 스스로 주도해서 만든 다자 질서를 깨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이로 인해 올해로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중국 발전모델의 전환이 빨라지는 좋은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무역과 산업경제 전문가인 자오 부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을 ‘정치적인 쇼’로 규정하고,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에는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지도자가 미쳐서는 안 된다”며 격한 발언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 또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고율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이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스스로 주도해 만든 다자 질서를 깨고 있다. 관세를 제약하는 세계무역체제는 70년간 이룬 성과다. 자기 고집대로만 이 체제에 중대한 충격을 가하는 건 이성을 잃은 행위다. 1930년대 대공황 때 미국이 관세를 올리는 법(스무트·홀리법)으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고 파시스트의 출현으로 이어져 재난을 야기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유럽이 얼마 전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각국이 관세장벽을 경쟁적으로 쌓으면서 각자도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무역전쟁을 일으켰나.
“그는 이성이 온전하지 않은 지도자다. 일부 마지노선을 넘으며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무역전쟁을 도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위해서다. 글로벌화와 기술진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산업과 사람들을 고관세로 보호하려고 하지만 무역전쟁엔 승자가 없다. 미국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농업과 자동차 산업도 타격을 입는다. 보복조치를 당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미국 관광을 중단하는 등의) 추가조치에 나선다면 미국의 서비스업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원인이 정치적이라면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입장이 바뀔까.
“중간선거 이후 관세폭탄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후 1년도 안 돼 철회한 2000년대 초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처럼 트럼프의 관세폭탄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고관세로 보호하려던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오르지 않자 철강 세이프가드는 철회됐다. 트럼프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 정치쇼의 비용은 크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제품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 목록을 발표하면서 예외를 둔 것도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서다. 중국산 수입제품을 대체하기 힘든 경우 고율관세 면제 신청을 하라고 했다.”

단기간에 산업의 경쟁력이 오를 수 있나.
“그래서 정치적인 쇼라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부시 전 대통령이나 유권자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보호주의조치를 취했다. 미국 자동차산업은 효율도 낮고 브랜드도 그리 좋지 않다.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해도 계속 쇠락할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벌인 무역전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에서 ‘중국 제조 2025’와 관련 있는 경우 관세 면제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중국의 추격을 막겠다는 것이다. 자신들과 경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진보를 저지할 수는 없다. 미국의 행위는 달리기 시합을 하는데 내 뒤를 쫓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정부개입이라는 불공정수단으로 쫓고 있다고 본다.
“경제체제와 경제제도의 선택은 각국 국민의 자주적인 선택이다. 세상에 유일하게 정확한 제도는 없다.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모두 다르다. 발전 단계별로도 다르다. 미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에서는 경쟁을 강조하고, 경쟁압력이 큰 분야에서는 고율관세란 수단으로 경쟁자를 억제하려고 하는데 그게 공평한 일인가. 그래서 중국이 미국의 행위를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라고 하는 거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을 따돌리려고 한다는 의미에서 무역 왕따주의이기도 하다.”

지금 단계에서 양국이 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중국에는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다. 무역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부정적인 영향이 드러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미국의 농민들도 피해를 본다는 것을 겪은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바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사업에서 해온 상투적인 거래기법을 대국 간 거래에 활용하고 있다. 특정지역의 입지와 시기만을 따지는 부동산 사업과 국가경영은 다르다. 국가지도자가 미쳐서는 안 된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농장에서 수확한 옥수수를 적재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농장에서 수확한 옥수수를 적재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부채축소로 중국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중국 경제에 위기가 올까.
“중국 경제에 위기는 오지 않는다. 금융위기 방어벽을 쌓을 수 있는 수단이 있다. 필요하면 정부의 개입이 이뤄질 것이다.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때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나.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의 생산체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소비시장이 있어 충격을 견디는 내구성이 있다. 대외교역에만 의존하는 작은 경제와는 다르다. 게다가 중국은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만들 수 있다. 경제 다원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무역전쟁은 개혁개방 이후 수십년간 발전 방식에 충격을 가하고, 이 과정에서 핵심기술 등 부족한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를 보완하면서 경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오히려 해외로 나간 제조업을 회귀시키고 다른 나라와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미국은 폐쇄적인 2류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미국이 중국에 경고한 관세부과 대상이 4500억달러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거의 전 제품에 해당되는데.
“중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산을 대체할 곳을 찾지 못하면 피해는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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