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지난 4월부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의 중국기업 화웨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미국 법무부는 지난 4월부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의 중국기업 화웨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미국 법무부는 지난 4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기업 내부 조사 외에도 최근엔 화웨이와 기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내 50개 대학에 대한 조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대(對)이란 제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지만 이면에는 중국이 통신 업체 등을 활용해 미국의 민감한 기술과 지식에 접근한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화웨이의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0.1%로 삼성(21.1%)과 애플(14.3%)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앞서 같은 혐의로 조사 받은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은 미국산 부품을 7년간 사용할 수 없게 된 바 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IP)을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핵심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비용이 매년 2250억~6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본다. 특히 미국 정부는 IT 분야 대중(對中) 무역 적자 규모가 2002년 148억달러에서 지난해 1510억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에 주목하는데,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국의 기술을 빼내가는 ‘반칙’이 중국 정부의 용인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무역대표부는 대외 공개용 보고서 곳곳에서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절도(theft)’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의 특허 증가율 미국 뛰어 넘어

실제로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무섭다.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전년 대비 특허 신청 건수 증가율은 13.4%를 기록한 반면 미국 기업들의 증가율은 0.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 법무부의 주요 타깃이 된 ZTE와 화웨이의 같은 기간 특허 신청 건수는 각각 4123건, 3692건으로 사이좋게 세계 1, 2위에 올랐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기술 굴기’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 따라 지난 6일 발효된 미국의 1차 관세 폭탄은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적극 육성하고 있는 로봇 공학,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 제품들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성명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 때문에 우리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잃는 걸 참을 수 없다”며 “이번 관세는 본질적으로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의 불공정한 이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대외적으로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약속하고 있다. 관세에 대해 보복과 맞보복으로 맞서고 있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난징 등에 전문 법원을 세우고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달 26일 “중국은 엄격하게 지식재산권을 보호해 나가면서도 절대로 강제 기술 이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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