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플랫폼을 통해 게임방송이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8월 6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타플레이어인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트위치tv를 통해 게임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트위치tv 캡처
인터넷방송 플랫폼을 통해 게임방송이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8월 6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타플레이어인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트위치tv를 통해 게임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트위치tv 캡처

‘인터넷’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각 동네 오락실을 평정한 고수들은 그야말로 인기 스타였다. 고수가 한 번 떴다 하면 그 오락실에 이미 와 있던 사람들은 물론, 어디선가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수의 등 뒤에 서서 어깨너머로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이 그 시절 소소한 행복 중 하나였다.

고수의 게임 공략법을 엿보고 싶은 욕구에 인터넷이 날개를 달아줬다. 아프리카TV·트위치TV·유튜브 등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매일 수십만 명 이상이 게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전체 트래픽 중에서 게임방송의 비율은 65%에 달한다. 게임 전문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트위치TV의 통계 분석 사이트 ‘트위치트래커’에 따르면, 세계 트위치 시청자(하루 평균 기준)는 2012년 10만1775명에서 올해 101만8183명으로 10배 증가했다. 게임 전문 조사 기업 ‘수퍼데이터’는 지난해 세계 게임 영상 시청자가 6억6500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인터넷 게임방송의 활성화는 게임을 ‘잘하고 싶다’는 게이머들의 열망 덕분이다. 인터넷 게임방송을 운영하는 이들은 대부분 각 게임의 고수들인 데다, 직접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곁들이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따라하기 쉽다. 채정원 아프리카TV 인터렉티브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아프리카TV 등이 있기 전에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진과 그림으로 게임을 배웠는데, 게임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텍스트와 사진만으로는 한계가 생겼다”며 “동영상은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어 훨씬 이해도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방송의 ‘예능화’ 역시 게임방송 활성화의 원동력이다. 게임방송에 재미를 더해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신규 시청자를 유인하고 있다. 게임 전문 방송 트위치TV가 2015년 이후 ‘먹방(먹는 모습을 찍는 방송)’과 ‘잡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 유튜버 중 파급력 1위로 꼽히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0)’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 V’ 게임을 통해 방송을 시작했지만, 게임방송 외에도 ‘먹방’을 비롯해 자신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토크 방송’까지 종합적으로 진행하면서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그의 유튜브 구독자는 180만 명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방송을 보면서 댓글을 달 수 있어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나 게임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온라인 게임방송 활성화에 일조했다. 인터넷 게임방송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게임 커머스’ 기능이 추가됐다. 게임방송을 보고 시청자가 바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트위치의 경우 ‘파트너 스트리머(트위치TV가 별도로 관리할 만큼 영향력이 큰 실시간 콘텐츠 공급자)’가 플레이할 때 방송 하단에 게임을 구입할 수 있는 버튼을 지원한다. 아프리카TV 또한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바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채정원 본부장은 “앞으로는 게임방송과 자신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때 축적된 데이터 등을 함께 보면서 비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건전 콘텐츠, 불법 프로그램 범람

다만 인터넷 게임방송이 단시간에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문제점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만 15세 이상이 이용할 수 있지만, 15세 미만 청소년들이 배틀그라운드 게임방송을 시청하는 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또 인터넷방송 특성상 부적절한 언행이 아무런 여과 없이 전달된다는 점도 문제다. 방송 진행자들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비하 발언이나 폭력적 언행, 음란 행위 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방송 진행자가 ‘핵’을 사용하는 불공정 문제도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핵’이란 온라인 게임 불법 위·변조 프로그램으로, 게임을 해킹해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어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무찌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총싸움 게임에서 핵을 쓰면, 장애물 너머에 숨어있는 적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다. 게임방송 채널 간 시청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핵을 사용해 자신의 게임 실력을 부풀려 시청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핵을 사용할 경우 공정 경쟁이라는 게임의 기본 가치를 훼손할 수 있고, 다수가 참여하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나머지 이용자들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핵을 배포하거나 제작하는 자는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plus point

[Interview] 게임 유튜버 ‘테스터훈’
“인터넷 게임방송, 고수의 게임 공략법 엿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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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게임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테스터훈(본명 성지훈·24)’은 ‘먼저 해보고 대신 해주는 남자’로 유명하다. 주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메이플 스토리’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게임을 체험하고 소개한다. 게임방송 경력은 3년에 불과하지만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87만 명에 달한다. 테스터훈을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났다.


인터넷 게임방송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게임방송은 수많은 사람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V를 통해 보는 게임방송의 경우 (채널이 한정적인 데다 방영 시간에 제한이 있어) 각 게임의 사소한 부분까지 짚어주기는 힘들다. 반면 인터넷 게임방송은 크리에이터가 굉장히 많은 데다, 각자 게임 플레이 방식이 달라 시청자 입장에서 훨씬 유익하다. 내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공략법 외에 제2, 제3, 제4 공략법을 구상해보고 연습해 소개한다.”

인터넷 게임방송 플랫폼으로서 아프리카TV·트위치TV·유튜브의 차이점은.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가 생방송이라면 유튜브는 녹화방송이다. 나는 주로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유튜브의 장점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방송 플랫폼에는 내가 재밌게 말한 내용이 기록으로 남지 않고 모두 흘러가 버린다. 라이브로 보고 있는 시청자의 기억 속에만 남는 것이다. 반면 유튜브에선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을 편집해서 계속 남길 수 있다. 실제로 한 달 전 촬영한 영상의 조회 수가 갑자기 오르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시작하려면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좀 더 수월하다. 다만 팬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은 팬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생방송을 선호하기도 한다. 나도 조만간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진행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 방송의 본질은 게임이지만, 게임방송만 진행해서는 구독자를 늘리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먼저 해보고 대신해 준다’는 내 캐릭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일상 소재 관련 방송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깃집, 카페, PC방 등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 장단점 등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훈’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굉장히 반응이 좋다. 앞으로도 이런 복합적인 콘텐츠를 많이 기획하려고 한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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