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연합뉴스
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대규모 적자에 신음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 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2017년 1조4414억원 흑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불과 1년 사이에 이익이 2조6159억원이나 급감한 셈이다. 지난해 영업손실도 2080억원으로 6년 만에 적자로 반전했다. 한전은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09달러까지 치솟은 2012년에 81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올해 1분기에도 4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치가 맞을 경우 지난해 연간 손실의 2배를 한 분기에 내게 되는 것이다. 한전은 자본시장에서 차입도 확대하고 있다. 한전은 올해 들어 두 달 동안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전은 2014년 9월 현대차에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각한 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17년 2월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면서 차입규모를 늘리고 있다.

적자 반전에 대해 한전은 연료구매단가(두바이유·석탄·액화천연가스)가 오른 탓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의 여파라고 입을 모은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은 대규모 손실 이유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는 탈원전 선포 후 원전가동률이 낮아짐에 따라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LNG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료비가 오른 상태에서 수요까지 늘어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연료구매단가가 가장 싼 원전의 평균 가동률은 37년 만에 처음으로 65.7%까지 추락했다. 2017년 평균 가동률도 71.3% 수준이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의 맹목적인 탈원전 정책 탓에 사소한 핑계만 있으면 무작정 원전을 멈춰버려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한전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라 발전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NG나 풍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는 원자력이나 석탄에 비해 발전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이에 맞춰 전기요금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한전이 회장사인 대한전기협회는 지난달 20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정부의 입김으로 취소됐다. ‘괜한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도 “임기 내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전 내부에서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전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 전환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모두가 쉬쉬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 누군가에게 부담을 미루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전기요금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라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더 생산하려면 발전비용이 오르는데 전기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은 절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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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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