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 코넬대 컴퓨터과학 박사, 올라웍스 대표 / 이선영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네이버랩 프로덕트 오너
김준환 코넬대 컴퓨터과학 박사, 올라웍스 대표(왼쪽)
이선영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네이버랩 프로덕트 오너(오른쪽)

자율주행차 기술에는 3가지 영역이 있다. 센서로 차량 주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인식(perception) 기능, 실제 차량을 움직이는 운행(play), 전체적으로 시스템을 움직이는 통제(control).

스트라드비젼(StradVision)은 인식 기능, 그중에서도 카메라 영상 인식 기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딥러닝을 통해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카메라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칩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다.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이 뛰어나 현대차, LG전자 등과 협업하고 세계 시장에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6월 5일 서울 강남 스트라드비젼 사무실에서 김준환 최고경영자(CEO)와 이선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났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기능은.
“사물 인식(object detection)이다. 영상으로 들어온 화면을 분석해 차간 거리가 얼마다, 자동차가 차선 밖으로 나갔다 등을 알려준다. 자율주행차가 차선 이탈을 인식하면 명령을 내리는데 우리 소프트웨어는 인식 기능만 한다.”

지금도 차선 이탈을 잡아주는 기기가 있는데, 그것과 다른가.
“같은 거다. 기능은 같지만 정확도가 엄청 차이 난다. 카메라를 차량 내부에 넣어서 카메라 높이, 위치가 고정되도록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크게 올라간다. 현재는 대부분 차량을 산 다음에 따로 구매하는 기기들이 많다. 우리 소프트웨어는 인식 정확도 향상, 미세조정(튜닝), 위치기반 최적화 등 기능이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95% 이상의 정확도를 요구한다.”

또 다른 점은.
“차량을 산 다음에 구매하는 기기들은 우회전 때도 차선 이탈 경고음을 울린다. 우리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내부와 연결돼 있어 우회전을 위해 핸들이 돌아가면 그건 차선 이탈로 보지 않도록 걸러준다.”

기초 단계 자율주행에도 그런 기능을 도입한 차들이 있다. 효율성이 높다는 건가.
“시야와 똑같다. 야간 주행이나 비 올 때처럼 날씨가 안 좋을 때 판단이 어려운데, 딥러닝을 사용하면 어두운 이미지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 딥러닝을 사용하면 정확도가 확 올라간다.”

창업 스토리가 궁금하다.
“포스텍(POSTECH)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전봉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전 박사의 포스텍 컴공과 지능형미디어연구실 선후배를 중심으로 창립 멤버를 모았다. 포스텍 컴공과 지능형미디어연구실에서의 연구·개발(R&D) 및 상용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했다. 우선 그 전에 역시 포스텍 출신인 김준환 대표가 올라웍스라는 스타트업을 성공시켜 인텔에 팔았다.”

올라웍스는 2006년 설립돼 안면인식과 증강현실 등 인공지능(AI)을 개발했던 업체로 2012년 인텔에 매각됐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와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공동창업했다.

LG전자가 4% 투자했는데.
“LG전자는 카메라를 만들기 때문에 투자했다. 현대차가 제일 먼저 2016년 말, 2017년 초쯤 16억원 정도 투자했다. 2017년 하반기에 LG전자가, 지난해에 현대모비스, 한화투자증권도 투자했다. 투자자 중에는 글로벌 브레인이라는 일본계 벤처캐피털도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하는 이유는.
“우리 회사가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다임러 등도 안다. 딥러닝을 써서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은 다른 곳도 많은데, 우리가 특이한 점은 자동차 레벨의 시스템에서 저연료, 저전력이다. 싸고 가볍고 단순한 칩을 많이 사용한다.”

자동차 반도체 업계에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저전력·중성능 자동차 반도체에서 동작하는 고도화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이면서 효율적인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이 분야의 세계 유력 업체는 어딘가.
“현재는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라는 회사가 자동차 카메라 센서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재밌는 게 자동차 회사들은 모빌아이가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걸 싫어한다. 가격 비싸고 컨트롤 안 되고 사양도 딱 정해져 있다. 우리 회사는 맞춤형으로 원하는 대로 해준다. 카메라도 맘에 드는 걸로 해주고 칩도 엔비디아 등 다른 걸 가져오면 맞춰 준다. 모빌아이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우리 기술력으로 봤을 때는 가능성이 있다. 영상에서 자동차 2대가 겹쳐 있을 때 인식 가능성은 우리 회사가 모빌아이보다 더 높다. 야간 주행이나 나쁜 날씨에서는 딥러닝할 수 있는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해서 모빌아이 성능이 더 좋다. 지금 초창기인데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려고 한다.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모빌아이가 물량을 다 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도 기회가 올 것이다.”

진입장벽은 어떤가. 차세대 분야라서 다른 회사들도 다 쫓아올 것 같다.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다. 기술적으로 높다기보다 자동차 회사들은 안전 기술을 많이 따지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기존에 검증된 회사와 하려고 해서 첫 프로젝트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다. 모빌아이가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90%인 이유도 초기에 시작했고 그 정도의 제품 안전성을 담보하는 경쟁사가 아직 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양산까지의 과정은.
“일단 GPU 칩 위에서 소프트웨어가 잘 돌아가야 한다. 그럼 프로토타입(시제품)을 해보자고 한다. 프로포타입을 제작한 게 2018년 초였다. 하반기가 됐을 때 양산할 만한 회사구나라고 인정받았다. 2018년에 계약을 많이 했고 올 초에 제품 만들어 양산까지 가는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활성화되면 가격이 떨어지고 저사양의 일반 자동차에까지 들어갈 수 있겠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 카메라 가격이 굉장히 떨어지면서 자동차에 카메라 옵션이 늘어났다. 고급차에 8개 들어가고 소형차에 4개 들어가다가 지금은 소형차에 6개 들어간다. 또 자동차의 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안전 장비 사양이 늘어났다.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많이 발생하니까 국토교통부가 상용차에 차선 이탈 알람, 추돌 방지 알람 등을 넣도록 했다. 신규 모델 등록할 때 이런 기능이 포함되는지를 확인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자동차 안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후방 보행자 보호 등 시스템 탑재가 의무화되고 있다. 이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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