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왼쪽부터 디오르, 샤넬, 루이비통 매장. 사진 안상희 기자
5월 12일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왼쪽부터 디오르, 샤넬, 루이비통 매장. 사진 안상희 기자

5월 12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다시 시행한다고 발표한 시점.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앞은 딴 세상이었다. 굳게 닫힌 백화점 정문 앞에는 40여 명이 모여 있었다. 1분 뒤 백화점 개점을 알리는 ‘딩동댕’ 소리와 함께 철제 셔터가 올라갔다. 셔터가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이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여 철장 아래를 통과했다. “늦었다!” 첫 줄에 있던 사람들이 문을 통과하자 뒤에 있던 사람들은 미끄러지면서까지 철장 아래를 통과하는 ‘신기술’을 발휘하며 이 경주에 합류했다. 학창 시절 목숨 걸고 한 100m 달리기 시합보다도 치열한 이들의 골인 지점은 바로 샤넬 매장이었다.

이들은 백화점 개장 시간에 맞춰 명품 매장으로 달려가는 일명 ‘오픈런(open run)’족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 6분. 기자는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한 대기 번호에 이름을 올리려고 갔는데, 이미 2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만삭의 임산부부터 유모차를 끌고 아이 한 명을 안고 온 엄마, 젊은 남성, 중년 부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약 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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