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표현된 대표적인 여성 히어로들. 왼쪽부터 ‘리플리(에이리언)’‘사라 코너(터미네이터 2)’ ‘퓨리오사(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알리타(알리타: 배틀 엔젤)’. 사진 IMDB
영화에 표현된 대표적인 여성 히어로들. 왼쪽부터 ‘리플리(에이리언)’‘사라 코너(터미네이터 2)’ ‘퓨리오사(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알리타(알리타: 배틀 엔젤)’. 사진 IMDB

심리학자 윌리엄 몰턴 마스턴은 빛의 히어로 ‘슈퍼맨’과 어둠의 히어로 ‘배트맨’ 성공 후, 주먹이 아닌 사랑으로 세계 평화를 만들어가는 영웅을 구상했고, 1941년에 아내의 조언을 받아들여 여성 슈퍼히어로를 등장시키는 코믹스 ‘원더우먼’을 만들었다. 원더우먼은 남자 슈퍼히어로와 달리 과학이 아니라 마법과 신화 세계에서 초능력을 얻은 여신 신화에 기반을 둔다. 여성 참정권 투쟁과 함께 페미니즘이 새로운 전기로 접어들고 있던 당시 시대적 이상을 반영한 이 여성 히어로는 TV 드라마 ‘원더우먼(1975~79)’에서 퇴행의 길을 갔다. 성조기가 그려진 노출 심한 수영복은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강조했고, 원더우먼의 최첨단 무기인 밧줄과 쇠사슬은 남성 악당을 묘한 포즈로 묶어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원더우먼이 남성 판타지 대상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캐릭터라고 비판받을 때, 할리우드는 자유주의 청년 문화와 함께 발전한 페미니즘적 이상을 담은 여전사 리플리를 ‘에이리언(1979)’을 이끌 리더로 위치시켰다. 새 시대의 여성 히어로는 미모가 아니라 지성으로 승부하고, 우주 괴물과 우주선 내부의 악당을 액션으로 제압하는 강인한 육체를 가졌다.

1980년대 ..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