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세상이 다르게 해석된다. 바이러스의 글로벌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까지는 엄청난 충격이 시장을 강타했다. 각국 증시는 곤두박질쳤고, 투자자들은 앞다퉈 안전자산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고난의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폭락장을 맛본 시장은 이후 거짓말처럼 체력을 회복해 날개를 펼쳤다. 투자자에게 코로나19 사태는 3개월 만에 끝난 해프닝이었다.

코스피 지수를 예로 들어보자. 2020년 3월 19일 연중 최저점인 1457.64까지 떨어졌을 때만 해도 시장은 공포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 지수는 무섭게 올라 2020년 12월 30일 2873.47로 장을 마쳤다. 역사상 최고점이자 연중 최저점 대비 1415.83포인트 상승한 수치였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100조원 넘는 개인 자금이 국내외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다.

장밋빛 증시는 2021년 들어서도 이어졌다. 유튜브와 서점에는 투자 성공 방정식을 알려주겠다는 동영상과 책이 넘쳐났다. 세상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에게 팬데믹 시국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다.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과 제로(0) 금리 여건이 자산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 같았다.

그러던 시장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2021년 10월 현재,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고 있다. 금리와 유가는 오르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된다. 전례 없는 대폭락장을 예고하는 전문가도 하나둘 등장한다. 소위 ‘쉽게 먹을 수 있는 장’에 열광하던 초보 개미들은 한순간 바뀐 환경에 우왕좌왕한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다는데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코노미조선’이 부자들의 투자법을 주제로 커버 스토리를 준비한 이유다. 낯선 상황을 마주한 개인 투자자에게 산전수전 다 겪은 투자 귀재의 지혜와 조언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우선 부자들의 자산을 굴려온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 대가들의 팬데믹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상부터 살펴보자.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라는 말이 필요한 순간이니까.


위험 분산 후 포스트 코로나 준비한 2020년

미국 증시에서 1억달러(약 1188억원) 이상을 굴리는 기관 투자자들이 매 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자산운용 보고서인 ‘Form 13F’에 따르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세운 버크셔해서웨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1분기에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투자 종목 재조정)에 집중했다. 여행 수요가 뚝 끊긴 항공주를 전량 매도한 정도가 눈에 띈다.

버핏 회장은 작년 2분기에 금광 회사인 배릭골드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금에 회의적인 것으로 유명한 버핏 회장이 포트폴리오에 금광 회사를 편입한 것이다. 금은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버핏 회장도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