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과 교수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학 석사,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현 어반하이브리드 설립자 겸 고문, 전 행정안전부 사회혁신민관협의회 위원장, 전 프로퍼티&포트폴리오 리서치 선임연구원 / 사진 서울대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과 교수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학 석사,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현 어반하이브리드 설립자 겸 고문, 전 행정안전부 사회혁신민관협의회 위원장, 전 프로퍼티&포트폴리오 리서치 선임연구원 / 사진 서울대

“부동산은 성장주에 해당한다. 건물 임대료 총합 등을 바탕으로 자산 가치를 예측할 수 있다. 부동산의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준금리를 비롯한 거시경제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고 한국은행(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시장은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10월 29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1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흐름이 미래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을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성장주에 빗댔다. 구글, 애플 등 빅테크로 대표되는 성장주는 지금보다 미래 현금 흐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도 조정받는다. 

김 교수는 “사실 인플레이션 자체는 부동산 투자에 굉장히 좋은 헤지(hedge·위험 분산)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원자재나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신축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오래된 부동산 가격도 영향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둘러싼 산업이나 인구 트렌드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거시경제 상황을 통해 부동산 미래를 예측하는 게 투자의 기본이라면, 투자 기회는 변화하는 산업과 인구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활성화된 비대면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되면, 산업용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물류창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거쳐, 부동산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했다. 당시 글로벌 주요 도시 오피스 시장을 분석하며 가격을 예측하는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국민연금 대체투자 심사역을 맡고 있기도 하다. 대중에게 ‘하박(하버드대 박사)’으로 불리며, 부동산 전문가로 통하는 그에게 부동산 시장 미래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뜨겁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하면서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주택, 오피스, 상업용(리테일), 산업용(공장 및 물류창고)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코로나19 직후 타격을 입은 상업용, 주택 부동산은 지난해 중순부터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산업용 부동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물류창고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았나.
“그렇다.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로 침체됐다가 지난해 후반기부터 올해까지 반등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 역시 빠르게 좋아졌다. 지난해 초와 2분기까지도 정체였는데, 3분기부터 이자율이 1% 이내로 떨어지면서 회복세를 탔다. 올해 1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8% 정도였는데, 과거 10년간 평균 상승률의 두 배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시각이 있는데.
“최근 미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보고 사실 깜짝 놀랐다.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약 17%로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과거 최고치는 1979년에 기록한 14.5%다. 대도시, 소도시를 모두 포함한 한 국가 기준으로 보면, 상당한 가격 폭등이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한(제외한) 실질 가격 상승률도 가팔라서, 미국 내에서도 버블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버블이라고 본다.”

국내 시장 상황도 비슷한가.
“국내에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가와 서민 아파트를 나누는 기준마저 모호해졌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시 부동산 거래량에서 15억원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강남구 부동산 거래량에서 30억원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집계됐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그 비중은 각각 5%, 2~3%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민 아파트로 불리는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반 토막 가까이 줄었다. 서민주택이 많은 노원구를 보면,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2018년 97%에서 올해 50% 이하로 줄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까.
“주요국에서 긴축에 나서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플레이션은 부동산 가격을 띄우는 요인이나,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반대로 그 가격을 떨어뜨린다.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두 가지 흐름 중 어느 쪽이 더 강력하게 나타나는지가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뜻인가.
“맞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18명 중 절반 이상이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마무리하고, 금리를 매우 빠르게 올릴 수도 있겠다. 한은은 이미 8월 26일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렸고, 11월 25일에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까지 내비쳤다.”

한국 부동산 가격은 예외일 수 있지 않을까.
“이론적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수익률은 올라간다.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건 부동산 가격은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부동산 시장 거래량은 줄었지만 신고가 매물이 쏟아진 건 투자자들이 과거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다. 간혹 금리 인상 시점에 집값이 되레 오른 적이 있었다는 패턴을 인식하는 듯하지만 이런 흐름은 결국 꺾이게 될 것이다.”

서울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인가.
“그동안 강남을 비롯한 서울 아파트 가격도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남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는데, 한은이 이자율을 낮추면서 다시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2010년 6월부터 일 년 동안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올리자 부동산 가격은 7%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부동산의 수요, 공급, 임대료 등 데이터를 기준으로 다양한 예측 모형을 돌려봤는데 현재 0.75%인 기준금리가 1.5%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서울 전역 집값은 최대 17%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향후 10년을 내다봐도 거시경제 변수는 중요한가.
“부동산 시장에서 10년이라는 사이클은 다소 긴 측면이 있다. 다만 미국이 2024년까지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고, 장기적으로 2.5%까지 올린다고 했기 때문에 향후 5년은 금리 이슈가 계속 부각될 듯하다. 얼마 전 인플레이션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는데, 이런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와의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최소 5년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금리 이슈가 가장 큰 변수라고 볼 수 있다.”

거시경제 변수를 제외하고 부동산 투자에서 주목할 것은.
“부동산 정책이 중요하다. 부동산 세제 관련 정책은 손봐야 하긴 하는데 당장 여야 스탠스 차이가 극명하다. 보유세나 양도세 중 어느 쪽을 낮추고, 올릴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오는 상황에 세금까지 낮춰버리면 또 다른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밖에 산업이나 인구 구조학적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좋은 부동산 투자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유망하다고 보는 부동산 유형이 있나.
“산업용 부동산과 주택이다. 온라인 쇼핑을 비롯해 비대면 서비스가 점차 더 확대되면서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류창고의 경우 주택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기도 했다. 주택도 일부 가격 조정을 거치더라도,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본다.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고려한 새로운 상품이 계속 생겨날 것이다.”

권유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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