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창업자 겸 대표 서울대 의료정보학 박사과정 수료, 현 벤처기업협회부회장, 현 한국원격의료학회 대외홍보위원장 사진 라이프시맨틱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창업자 겸 대표 서울대 의료정보학 박사과정 수료, 현 벤처기업협회부회장, 현 한국원격의료학회 대외홍보위원장 사진 라이프시맨틱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의료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했고, 원격진료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 시장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창업자 겸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이프시맨틱스는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임상을 진행중인 곳으로는 유일하게 상장된 회사다. 원격진료가 발전된 형태인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이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 및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뤄지며, 약물중독이나 우울증, 불면증, 호흡기 질환 등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세계 첫 디지털 치료제는 2017년 승인된 미국 페어테라퓨틱스의 알코올·약물 중독 치료제 ‘리셋’이다. 현재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없다. 라이프시맨틱스, 웰트, 에임메드, 하이, 뉴냅스 등 5개 업체가 식약처 확증 임상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370억달러(약 48조1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8년 1910억달러(약 248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송 대표는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국내에서 승인받으면 미국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라며 “미국은 호흡 재활이 필요한 환자 수가 1600만 명에 달해 한국보다 더 큰 시장”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팬데믹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팬데믹 이후 불허됐던 비대면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화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라이프시맨틱스도 2021년 2월부터 원격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비대면진료 중개 솔루션인 ‘닥터콜’을 출시, 운영 1년 만에 이용자 수를 35배 늘렸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 치료가 시작된 이후 더 가파르게 늘었다.”

디지털 치료제는 어떤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나.
“우리가 개발한 디지털 치료제 레드필 숨튼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서도 집에서 호흡 재활을 가능하도록 한 소프트웨어다.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암,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을 겪은 환자들이 대상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호흡 재활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처방을 받은 경우에만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의사 처방을 받은 인증코드를 입력해 서비스를 등록하면 12주간 운동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12주 후 수집된 환자의 데이터와 운동 수행 내역이 다시 의료진에게 전달되고, 경과에 대한 진료를 받게 된다. 손목에 차는 의료 기기로 산소포화도와 심장박동수 등 환자의 운동 중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맞춤형 운동 단계를 설정하고, 적절한 관리·감독을 받는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과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서 진행한 파일럿 스터디(시범 연구) 결과 레드필 숨튼을 이용 후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 비율이 60%에서 9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치료제 수가(酬價)는 어떻게 결정되나.
“국내의 경우 아직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가 없어서 수가 결정 사례가 없다. 실무적으로 디지털 치료제 업체가 수가를 정하더라도,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업계에선 독일 사례를 주목한다. 독일의 경우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업체가 제시한 가격으로 1년 동안 의료보험 수가가 적용되고, 이후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면 디지털 치료제 업체와 보험사 간 협상을 통해 정식 가격을 정하고 정식으로 수가 등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 관리도 중요해질 것 같다.
“원격의료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 사업에서도 의료 데이터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건강 데이터 상용화 플랫폼인 ‘라이프레코드(LifeRecord)’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디지털 치료제, 비대면진료,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프레코드는 진료 기록, 유전자 데이터 등의 개인 건강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헬스 기술 플랫폼이다. 약 8억 건의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수집 동의 단계에 안내된 목적 외 오남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보안 능력도 중요한데,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및 미국의료정보보호법(HIPAA) 적합성 인증을 획득했다.”

원격의료 산업이 발전하려면.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 기기로 분류돼 있어 현행법상 금지 대상은 아니지만, 원격진료의 경우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현행 의료법(제33조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원칙적으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 개정이 가장 좋겠지만, 유권해석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현행법상 국무회의가 열리려면 과반의 출석이 필요한데 팬데믹 시기에 국무회의가 비대면 화상회의 형태로도 열렸다. 화상회의 참석을 출석으로 해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사가 의료기관 내에서 화상상담 등을 통해 원격진료를 하는 것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 팬데믹으로 한시적으로 원격진료가 허용됐지만, 일몰 규정이다. 원격의료 산업 발전을 위해 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plus point

Interview 삼성 나온 의사 출신 30대 CEO, 강성지 웰트 창업자 겸 대표
“갤럭시폰·워치 등에서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효과 높일 것”

심민관 기자

강성지 웰트 창업자 겸 대표 연세대 의대, 서울대 보건학 석사, 현 미래의료협동 조합 이사장,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근무,전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근무 사진 강성지
강성지 웰트 창업자 겸 대표 연세대 의대, 서울대 보건학 석사, 현 미래의료협동 조합 이사장,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근무,전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근무 사진 강성지

“불면증 환자들이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삼성 휴대전화로 다운로드받으면, 삼성 디바이스는 의료 기기로 변할 것이다. 워치는 수면 및 생활 패턴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불면증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강성지 웰트 창업자 겸 대표는 5월 18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강 대표는 의사, 삼성맨을 거쳐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웰트를 창업했다.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해 헬스케어 파트에서 일하게 된 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에 지원한 지 1년 만인 2016년 웰트를 스핀오프(분사)했다. 당시 그의 나이 31세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엔 웨어러블인 스마트 벨트를 주력 사업으로 했는데.
“미래 먹거리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고, 그결과 웰트는 2019년 디지털 치료제 분야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모여 만든 비영리 협의체인 디지털치료동맹(DTA)에 아시아 최초로 가입, 아시아 의장사가 됐다. 2021년 9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필로우(PiLow)에 대한 확증 임상 승인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110억원 규모로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식약처 승인이 나면, 삼성 인프라를 바탕으로 좀 더 소비자 중심으로 다가가 디지털 치료제 효과를 높일 것이다. 삼성 측과는 이러한 협의를 마쳤다.”

원격의료와 디지털 치료제를 구분한다면.
“원격의료는 학생들이 ‘줌(Zoom)’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고, 디지털 치료제는 녹화된 인터넷 강의를 학생들이 수강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원격의료는 의사와 환자 간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라는 게 특징이고, 디지털 치료제는 이미 내려진 의사의 처방에 기반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습관을 치료에 좋은 방향으로 고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 다른 비유를 든다면 원격의료는 인터넷이고,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이라고 구분하겠다. 인터넷이 고도화돼야 게임 산업이 발전하듯이 원격의료 발전은 디지털 치료제 발전의 전제 조건이 된다.”

디지털 치료제에서 데이터의 의미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 데이터는 당연히 중요하다. 업계에선 빅데이터와 마이데이터를 구분해서 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댐에 비유하곤 한다. 빅데이터는 많은 정보를 토대로 경향성을 도출하기 좋다.

디지털 치료제 영역에선 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정렬시키는 게 관건이다. 데이터 댐에서 특정한 개인의 의료 데이터만을 꿰어내야 한다. 이것을 ‘마이데이터’라고 부른다. 이 마이데이터는 금융권에서 먼저 시작했다. 뱅크샐러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유전자 검사를 해줬다. 동의받아 수집된 데이터는 이용자의 건강 예측을 가능하게 해 적절한 보험상품 등을 제안할 수 있게 한다. 우리도 마이데이터 역량 강화를 위해 뱅크샐러드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의사 출신인 게 도움이 되나.
“디지털 치료제 치료 기전을 살펴보면 의대에서 배운 내용이 기본이 된다. 환자 상담이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들이 디지털 치료제에 들어간다. 의사의 머릿속 생각이 결국 디지털 치료제를 구성하는 재료가 되기 때문에 의사로서 의학 지식을 배운 게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됐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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