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서쪽 도시 골웨이의 하이 거리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버스커. 사진 이민아 기자
아일랜드 서쪽 도시 골웨이의 하이 거리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버스커. 사진 이민아 기자

9월 넷째 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메리온 스퀘어 공원 앞. 사람 키만한 바위에 한가하게 드러누운 ‘쩍벌남’ 동상이 있다. 거리를 지나며 만났던 구릿빛 동상들과는 달리 청록색 재킷에 붉은 셔츠를 받쳐 입었다.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 짐짓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행인들을 내려다본다. 아일랜드의 천재 작가 오스카 와일드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남겼다.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동성애 스캔들로 징역형까지 살았던, 다사다난한 인생을 산 탕아이기도 했다.

동성애를 죄목으로 천재 작가를 옥살이시킨 지 100년이 좀 넘게 지난 지금, 아일랜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2017년 취임한 현 ‘티쇽(Taoiseach·아일랜드의 총리직)’이 인도 이민자 출신의 게이인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1973년 독립 후 경제 성장을 위해 나라의 문을 활짝 열고 외국 기업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아일랜드의 경제인들은 자신의 나라를 “작지만 열린 경제(small open economy)”라고 말한다. 국토는 남한 면적의 70%쯤, 특히 인구가 480만 명밖에 안 되니 작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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