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모리스 영국 러프버러대 산업디자인 부문 교수 요크대 학사, 버밍엄대 인체공학 석사,버밍엄대 기계 엔지니어링 박사 사진 앤드루 모리스
앤드루 모리스 영국 러프버러대 산업디자인 부문 교수 요크대 학사, 버밍엄대 인체공학 석사,버밍엄대 기계 엔지니어링 박사 사진 앤드루 모리스

도심에서 빌딩 숲을 가로지르며 하늘을 날아 출퇴근하는 일은 교통 체증 때문에 고생한 적 있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본 적 있는 미래일 것이다. 하늘을 나는 차량을 이용하면 지상에서처럼 우회할 필요 없이 목적지를 향해 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이동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신속 이동이 가능해 대규모 재해나 사고 현장에서 특히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차량이 본격적으로 운용될 때 벌어질 또 다른 위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앤드루 모리스(Andrew Morris) 영국 러프버러대(Loughborough University) 산업디자인 부문 교수(교통안전학 전공)는 6월 7일 ‘이코노미조선’과 화상 인터뷰에서 “상공에서의 차량 충돌 사고는 지상에서보다 훨씬 파급력이 크다. 도입에 앞서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09년 러프버러 기술 학교(Loughborough Technical Institute)에서 시작한 이 대학은 영국 내 최초로 자동차공학과를 도입한 자동차 공학 명문이다. 다음은 모리스 교수와 일문일답. 

하늘을 나는 차량이 기술 발전이 낳은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사진 셔터스톡
하늘을 나는 차량이 기술 발전이 낳은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사진 셔터스톡

하늘을 나는 차량은 언제쯤 현실이 되리라고 보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이미 현실이다. 제한적인 성과이긴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하늘을 나는 차량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고, 일부 국가에선 이미 ‘하늘을 나는 차량 면허’라는 말도 생겼다. 그러니 이미 하늘을 나는 차량의 시대는 도래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은 시험 운행이나 개발에 불과한 수준이다. 언제쯤 일반인들도 일상적으로 이 차량을 사용할 수 있을까.
“광범위하게 사용되기까지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많은 시험 비행과 테스트, 파일럿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현재 하늘을 나는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일반 대중이 접근하려면 사회적 인프라 확충, 제도 개선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러한 수많은 도전 과제를 감안했을 때, 하늘을 나는 차량을 지금 우리가 운전하는 차량처럼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최소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많은 사람이 자기 머리 위에 차량이 날고 있는 것을 보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하늘을 나는 차량이 새로운 위험을 야기하는 건 아닐까.
“이것은 하늘을 나는 차량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문제 중 하나다. 누구든지 하늘을 나는 차량에 타고,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이착륙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이것은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첫째, 공중에서의 차량 충돌이다. 훈련이 충분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못한 면허를 소유한 사람들이 차량을 운전했을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여기에 대해선 아직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문제들을 처리하고, 일종의 인증을 만들기까지 어떤 종류로든지 간에 도심 항공 운행이 안전하게 이뤄지고 공중 충돌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

운행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매우 엄격한(tight)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이 규정은 차량의 이용 목적, 차량 운전자의 자격, 언제 운행할지 등에 관한 내용을 전부 아울러야 한다. 한편으로는 차량의 안전성도 높여야 한다. 날 수 있을 정도로 크면서도 지상에서 충돌하는 경우를 대비한 내구성, 내공성(airworthiness·항공 적합 안전성)도 갖춰야 한다. 차량 표준, 안전 표준, 내공성 표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차량을 만들어야 한다. 한마디로 차량의 엔지니어링과 안전성 양측의 요구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

하늘을 나는 차량이 현재 교통 시스템과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만약 하늘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위한 특정 도로와 공간 등이 마련된다면 운전자가 지상에서의 교통 체증 같은 것을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도로에서의 신호등이나 교차로 같은 교통 규칙의 구애를 받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안전성만 담보된다면, A 지점에서부터 B 지점으로의 이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고 편리해질 것이다.”

하늘을 나는 차량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인프라가 마련돼야 하는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는 차라고 할지라도 착륙하려면 특정한 공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또한, 만약 하늘을 나는 차량이 갑자기 고장이 나거나 비상사태가 생겨서 긴급 착륙을 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 착륙을 위한 전용 도로도 마련해야 한다.”

하늘에서는 신호등 같은 것은 필요 없을까.
“하늘을 나는 차량은 도심에서 목적지까지 매우 빨리 운행할 것이기 때문에 신호등이나 우회로 같은, 차량 운행을 지연시키는 장치는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지 고려해야 할 것은 하늘을 나는 차량들이 동시 착륙을 시도할 경우인데, 이 경우에 항공 교통 관제가 매우 중요하다.”

하늘을 나는 차량이 운행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없나.
“그건 차량이 오직 하늘을 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지, 아니면 (일반 자동차처럼) 도로에서 달리는 기능도 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일반 차량처럼 도로 위에서 달리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면, 자동차에 부과된 표준과 규정도 따라야 한다. 이러한 규정들은 도로 안전을 위해 차량에 다양한 시스템과 장치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그걸 충족시키려다 보면 차량은 점차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도로와 상공에서 함께 운행 가능한 차량은 기존의 차량 표준을 다 따라야 하면서도 날 수 있을 만큼 크고 가벼워야 하는 이중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하늘을 나는 차량이 활성화되면 운전면허 시험은 어떻게 바뀔까.
“차량의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하늘을 나는 차량이 땅 위에서도 운행하고 하늘에서도 운행하는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면, 기존 운전면허와 파일럿 자격증이 함께 필요할 것이다. 땅 위에서 운행하지 않고 (헬리콥터처럼) 도심 상공을 날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종류의 차량이라면 파일럿 자격증만으로 충분하다. 이 경우에는 굳이 지상의 운전면허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하늘을 나는 차량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은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것과 전기를 이용하는 것이 뒤섞여 있다. 초기에는 화석 연료를 사용해 이동하는 차량이 많겠지만, 자동차 업계에 요구되는 환경 보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점차 더 많은 차량이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전기를 이용하는 차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하늘을 나는 차량의 운행 초기엔 가격이 매우 비쌀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자동차처럼 하늘을 나는 차량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수 있을까.
“당신 말대로 초기엔 비용이 매우 비쌀 것이다. 그러니 아마도 처음에는 그러한 차량을 개인이 소유하기보다 특정한 회사가 구입해서 일부 승객들을 위한 택시처럼 운행할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때가 무르익었을 때 드디어 일반인들도 하늘을 나는 차량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이때야말로 적절한 인증과 프로세스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소수의 특정 업체를 인증하고 안전 관리를 하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다수의 일반인이 차량을 구매해서 하늘을 날아다니게 되면 관리가 매우 어렵다. 적절한 운전 기술과 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쇼윈도에서 하늘을 나는 차량을 보고 매장에서 구매해 멋대로 하늘을 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오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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