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해 강좌도 늘고 관련 도서 시장도 성장했지만 일반인들에게 부동산 경매는 여전히 생소한 투자분야다. 우선 용어부터가 낯설다. 부동산 경매는 민사집행법을 근거로 매각이 진행되기 때문에 쓰이는 용어도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처음 부동산 경매를 접한 사람들이 투자에 주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동산 경매 시작은 물건 정보를 얻는 것부터다. 어떤 물건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야 현장을 방문해 가격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많이 사용하는 것은 대법원 경매 사이트(www.courtauction.go.kr)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대법원 법원경매정보’나 주소 창에 대법원 경매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쉽게 열람이 가능하다. 대법원은 현재 부동산 경매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무료다. 

부동산 경매 물건 검색에서 ‘물건 상세검색’을 클릭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물건 정보를 입력하는 화면이다. 여기서 자신이 희망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 내 현재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 물건이 뜬다. ‘한반도 지도’ 모양의 아이콘은 해당 지역의 위치와 감정가, 입찰일, 입찰가 등을 설명해주는 자료다. 바로 옆 ‘인근 물건’은 반경 3㎞, 최장 9개월 내 입찰에 부쳐진 비슷한 유형의 부동산을 소개한 정보다. 부동산 경매 입찰가를 결정하는데 주변 지역 경매 물건이 얼마에 낙찰됐는지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부동산 경매 정보 사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건번호’다. 사건번호는 부동산 경매 물건마다 붙여진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하다. 연도 옆에 ‘타경’이라는 단어가 붙는데 타경은 경매물건이 입찰에 부쳐진 해를 뜻한다. 예컨대 ‘2012타경’이라고 하면 올해 경매 입찰에 나온 물건이며 ‘2011타경’은 지난해 부쳐진 물건을 말한다.

- 대법원은 부동산 경매 입찰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온·오프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위 사진은 입찰 법정 내 비치된 입찰 서류. 아래 사진은 입찰 서류를 집어넣는 입찰함.

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 확인 필요

대법원 경매정보 사이트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현황조사서와 감정평가서다. 현황조사서는 법원이 임명한 집행관이 해당 부동산을 방문해 관련 정보를 조사한 것이다. 입찰 참가자들이 현황조사서에서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은 ‘부동산의 점유관계’에 무엇이 기록돼 있느냐는 점이다. 만약 여기에 집주인으로 추정되는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고 기록돼 있으면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유치권이 설정돼 있다든지, 임차인으로 보이는 세대가 있는 것 같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하수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싸게 매입(낙찰)하느냐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송으로 가지 않고 손쉽게 낙찰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집행관이 해당 부동산을 방문한 기록인 현황조사서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일단 전문가들은 초보자일 경우 ‘유치권 있음’이나, ‘임차인으로 추정되는 세입자가 있음’이라는 기록이 있으면 낙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매 전문가 우형달 GMRC 대표도 “현재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 중 80% 이상이 권리(법률)관계에 별다른 특이점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특히 부동산 경매에 처음 입문한 초보자라면 민사소송으로까지 가야 하는 복잡한 물건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점유관계 조사서에 ‘채무자(소유자)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면 관할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해당 지역 전입세대 여부를 확인해보자. 

Tip l 유치권, 허위세입자 해결 방법

금융기관 무상임대차 확인서 찾으면 허위세입자 해결

입찰에 참여하는 예비 투자자들이 제일 부담스럽게 여기는 게 ‘유치권 있음‘이라는 문구다. 유치권은 건물 시공과 관련해 돈을 받지 못한 관계자가 공사비를 받기 위해 해당 부동산 사용을 제한하는 권리다.

  유치권이 설정된 물건은 경락잔금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입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유치권을 신청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부동산 경매에서 유치권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유치권 신고서에 기재된 물건(부동산)이 법원의 감정평가서에 기재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벌어진 소송에서 유치권 신청자가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입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소유자(채무자)와 관계된 사람들이 가짜로 세입자라고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근저당 설정일 이후라면 낙찰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보다 세입자 전입일이 앞선다면 대출 금융기관을 찾아가 대출 당시 받아둔 무상임대차확인서가 있는지, 관할 주민자치센터를 찾아가 세대별주민등록열람확인서를 발급받아 확인하면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발급받은 무상임대차확인서가 있다든지 세입자가 소유자(채무자)와 같은 세대원으로 등록된 증거만 확인할 수 있다면 낙찰 후 소송 과정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  

권리관계 깨끗한 물건 전체 80%

 그런 다음 살펴봐야 할 것은 물건 주소지 바로 옆에 있는 ‘등기기록 열람’이다. 등기기록은 이 부동산이 무슨 이유 때문에 경매로 나왔는지 설명해주는 자료다. 등기기록에는 부동산을 담보로 누가 얼마나 되는 돈을 꿔줬으며 소유주는 누구인지가 다 기록돼 있다. 등기자료를 열람하기 위해서 ‘단순 열람’하는데 500원, ‘발급’받는데 800원이 필요하다.  

 열람한 등기부등본의 ‘갑구’ 란에 가압류, 가처분 등이 기록돼 있지 않다면 낙찰에 어려움이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갑구 란에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 등이 기록돼 있다면 그 다음에는 접수일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그런 다음 ‘을구’란을 살펴보고 근저당 설정 일자를 확인해보자.

예를 들어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 기준일이 근저당 설정일보다 앞서 있다면 신중하게 입찰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 낙찰 후 별도 비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면 입찰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근저당 설정일 이전보다 세입자 전입일, 확정일자일이 빠르고 배당요구를 한 물건 역시 낙찰에 어려움이 없다. 또 해당 부동산에 세입자 없이 소유자(채무자)가 살고 있는 경우도 낙찰받기 쉬운 물건들이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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