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는 여러 면에서 부동산 경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입찰이라는 공개 매각 방식에서 가장 비싼 값을 부른 사람에게 우선 구입권을 준다는 점, 만약 매각 당일 매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번으로 기회를 넘기되 이때는 가격을 강제로 떨어뜨려 다시 입찰을 연다는 것은 일반 부동산 경매 절차와 똑같다. 굳이 차이점을 꼽는다면 경매는 금융권, 개인이 채권 부실화를 우려해 법원에 강제 매각을 요청하는 것이라면 공매는 국세청 등 공공기관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게 매각 대행을 맡긴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이런 이유로 공매시장 분위기는 늘 부동산 경매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경매에 투자자가 몰리면 어김없이 공매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는 입찰통계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캠코가 운영하는 공매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6월 공매체감지수는 87.0을 기록해 연초(83.7)보다 3.3포인트나 뛰었다. 공매체감지수는 캠코가 온비드에 가입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공매시장에 대한 전망을 지수화시킨 수치다.

공공기관 직접매각 물건 크게 늘어나

전통적으로 캠코 공매는 크게 유입자산, 수탁재산, 압류재산, 국유재산으로 분류된다. 몇 년 전부터는 온비드에 등록된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등록기관 직접매각(임대)’도 추가됐다. 유입자산이란 쉽게 말해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은 부실채권 내 포함된 부동산이다. 이들 부실채권을 캠코가 매입하면 소유권을 이전한 다음 일반인에게 재매각하는데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특히 이 같은 유입자산 물건이 많았다. 수탁재산은 금융기관 및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캠코가 대신 매각해주는 것을 말한다. 국유재산은 정부 소유의 잡종재산을 일반인에게 매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압류재산은 오랜 시간 세금을 체납해 국세청이 강제 압류한 물건을 매각하는 것이다. 전체 공매물건의 약 40%가 압류재산으로 구성돼 있다. 압류재산 공매는 일반 부동산 경매와 마찬가지로 해당 입찰일에 매수인을 찾지 못하면 다음 번 입찰로 넘기는데, 이때 가격은 10% 내린 채 입찰이 시작된다. 부동산 경매가 유찰 때마다 20~30%씩 가격이 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차감 폭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공매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부동산 경매와 달리 매주 입찰이 열리기 때문에 1개월 사이 가격 저감 효과는 최대 40%에 이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만약 50%(5회) 이상 가격이 떨어지면 감정가를 재산정해 다시 매각 입찰을 연다는 것은 공매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점이다.   

입찰 방식은 일반 부동산 경매와 비슷하다. 매도자가 캠코에 매각 전반을 맡기면 이를 의뢰받은 캠코는 감정평가기관에 위탁해 감정가를 산정하고 이때 결정된 가격이 첫 입찰가가 된다. 그 다음부터는 모든 것이 캠코 인터넷 공매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 진행된다. 온비드의 장점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투명하다는 데 있다. 인터넷망을 통해 낙찰 결과가 결정되며 전국 어디서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만약 온비드에서 자신의 맘에 드는 물건을 찾았다면 해당 물건에 대해 입찰서를 제출하고 지정된 계좌로 자신이 쓸 낙찰가의 10%를 보증금 명목으로 납부하면 된다. 온비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한 뒤 전자 입찰 참가가 가능한 전자거래 범용 공인인증서(온라인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등록해야 한다.  

최근 공매시장에는 공공기관이 매각 주체로 나서 매수자, 임대인을 결정하는 등록기관 직접 매각(임대)방식이 크게 늘고 있다. 매각 방식은 압류재산과 비슷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매각 주체가 캠코가 아니라 해당 공공기관에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가격 저감률도 해당 기관이 임의대로 정한다.

예컨대 내년부터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서울, 수도권 내 부동산의 경우 대부분이 온비드를 통해 매각되는데, 이를 가리켜 ‘종전부동산’이라고 부른다. 이런 종전부동산 물건은 입찰이 연기돼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생명에 2328억원에 매각된 한국감정원 삼성동 본사 사옥이 온비드를 통해 팔린 종전부동산이다. 하지만 종전부동산은 금액이 적게는 수십억원대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종전부동산이 아닌 일반 공공기관 매각(임대)은 매각기관에 의해 가격 하락폭이 결정되는데 보통 10% 수준이다. 이들 공공기관 직접 매각(임대)에는 부동산뿐 아니라 일반 물품과 같은 동산도 나온다. 품목별로 따지면 동산은 전체 매각 물건의 60%, 부동산은 40%였다. 올 6월말 현재 온비드를 통해 자체 동산, 부동산을 처분한 공공기관 수는 1만212개에 이른다. 태동국 한국자산관리공사 팀장은 “공공기관 매각 물건은 해당 기관이 직접 처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각이나 임대 후 권리를 행사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명도과정이 생략된다는 뜻이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개별아파트 매각이나 단지 내 상가 임대 등에 대한 입찰도 모두 온비드를 통해 인수자 내지는 세입자를 찾는다. 임대물건 중에는 단지 내 상가, 지하철 역사 내 점포, 광고판 등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물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 

-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주관한 온비드 시스템 설명회 모습.

압류재산 공매 취소 가능성 높아

이런 이유로 공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캠코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적으로 68%에 달했던 낙찰가율은 6월말 현재 8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각된 물건수를 나타내는 낙찰률은 1월 64.77%에서 6월말 64.5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공매 투자에도 여전히 숨겨진 함정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캠코가 권리관계를 조사해 주지만 숨어 있는 위험요소까지 찾아내는 건 투자자의 몫이다. 등기부등본 내 권리분석은 투자자 본인이 스스로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공매는 중간에 입찰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압류재산의 경우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강제 처분되는 것들인데 금액이 크지 않다는 건 빌린 돈을 언제든지 내면 매각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압류재산만 해도 올 상반기 나온 물건수는 2만7825건이었으며, 이 중 14.2%인 3943건만 주인을 찾았다. 평균 낙찰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취소된 물건이 많다는 의미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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