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보입니다. 국내 보험업계 굴지 기업 교보생명이 금융감독원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2000년 천안 교보생명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 대강당에 모인 임직원 500여 명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송되는 TV 뉴스 속보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조직에 위기감을 심어주기 위해 신창재 회장 지시로 실제처럼 제작한 영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장내의 무거운 분위기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여파로 기업 도산에 대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교보생명도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자산운용 손실이 2조4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지금 교보생명은 자산규모(약 90조원)와 리스크관리 역량 등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창재 회장(오른쪽)이 2008년 고객보장대상 시상식에서 파티쉐로 변신해 직접 구운 쿠키를 나눠주고 있다.
신창재 회장(오른쪽)이 2008년 고객보장대상 시상식에서 파티쉐로 변신해 직접 구운 쿠키를 나눠주고 있다.

교보생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 번도 주인이 바뀌지 않은 대형금융사다. 1958년 대한교육보험이란 이름으로 출발했고, 한국인의 남다른 교육열에 착안한 ‘교육보험’이란 혁신적인 상품을 판매하며 커 나갔다.

신창재 회장은 40대 중반까지만 해도 경영과 보험에 관한 한 문외한에 가까웠다.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그가 지난 2000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자 교보생명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신 회장은 취임 후 외환위기 여파로 인한 재무적 어려움을 비롯해 많은 시련을 겪었고, “부실이 심해 곧 망할 것”이라는 등 악의적인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신 회장 취임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자본금과 이익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고 신용도에서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로부터 8년 연속 A2 신용등급을 받았고, 하반기에는 ‘A1’으로 등급이 올랐다.

국내 보험사 중 A1 등급을 받은 건 교보생명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이 A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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