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shareholder) 이익 극대화는 오랫동안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여겨졌다. 얼마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의 반발 명분은 ‘주주가치 훼손’이었고 이에 맞선 삼성의 대응 논리는 ‘주주가치 제고’였다.

하지만 주주의 이익 실현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에 따라 사업 방향을 잡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근래 들어 기업들 사이에서 ‘지속가능(sustainable)한’ 경영이란 화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머크(Merck)는 3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과학기술기업이다. 이 회사는 소유권을 가진 창업자 후손들이 주축이 된 가족위원회와 이사회격인 최고경영위원회를 양대 축으로 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통해 장·단기 이익을 조화시킨다.

168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남부의 작은 약국으로 출발해 연 매출 113억유로(약 14조원· 2014년 기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머크의 성공에는 독특한 지배구조가 큰 몫을 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머크의 지배구조에 대해 설명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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