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을 꿈꾸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월스트리트는 양날의 칼이다. 정치 활동에 도움을 주는 든든한 자금줄이면서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기도 한 까닭이다.

경선 승리를 위해서는 든든한 자금줄과 함께 여론몰이에 도움이 될 ‘공적(公敵)’이 함께 필요한데 월스트리트는 이 두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올해 11월 대선을 향한 대장정의 막이 오른 올해 초 대권 잠룡들이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일제히 월스트리트를 향해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올해 초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기(fraud)’를 기반으로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은행들이 고(高) 리스크의 투자활동을 못 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 때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경선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사퇴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은행 유보금과 자본금을 더 늘리라며 월스트리트 은행들을 압박했다. 그는 한때 리먼 브러더스와 바클레이스에서 일했다. 가장 최근 물러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아내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다. 그런데도 그는 당선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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