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은 세계 주요 선진국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풍전등화와 같았던 유럽 경제 위기 속에서 매년 0.5~1%(GDP 기준)씩 꾸준히 성장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허리역할을 하는 중소 기술기업들이 탄탄하게 버티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외풍에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이면을 거슬러 올라가면 출발은 동·서독 통일부터 비롯됐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연구 결과다. 통일 직후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몰아친 위기를 극복한 독일은 동독의 값싼 인적 자원과 서독의 선진 기술이 시너지를 내면서 ‘두 번째 라인 강의 기적(경제부흥)’을 만들고 있다.
- 통일 20주년을 맞은 2010년 10월 브레멘 시청 앞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해 독일 지도자들이 기념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 통일 20주년을 맞은 2010년 10월 브레멘 시청 앞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해 독일 지도자들이 기념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독일 중부 튀링겐주 공업도시 예나(Jena)는 예로부터 문학과 예술의 고장이다. 대문호 괴테나 실러가 살았던 예나의 중심가에는 13세기 때 지어진 시청 건물과 16세기 고딕풍의 교회가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곳은 중세 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중소시장과 좁은 골목,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점심 때만 되면 중심가에 위치한 식당가는 대학생, 연구원, 젊은 사업가들로 들썩인다. 옛 동독 도시였던 예나는 이제 독일 기술들이 모여 있는 핵심권역으로 성장하고 있다.”최근 독일 경제를 분석하기 위해 옛 동독 지역을 둘러보고 온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시계를 불과 10년 전으로 돌려 보면 동독 지역은 ‘통일 후유증’에 신음하는 독일 경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았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이 가시권 안에 들어오자 동·서독 양국 정부는 점진적인 체제 통합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의 수혜를 하루라도 빨리 누리고 싶은 동독 국민들의 열망에 힘입어 동·서독 정부가 선택한 것은 조기 통일이었다. 그러나 ‘동독의 싼 노동력과 서독의 앞선 기술력이 합쳐질 경우 유럽 최고의 경제대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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