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세기 전인 1910년.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해다. 제국주의 열강에 의해 국토가 병탄되고 주권을 빼앗겨 칠흑 같은 터널 속으로 빠져들던 그 해, 경남 의령의 외진 산촌 마을에서는 훗날 나라 경제의 버팀목이 될 큰 인물이 태어났다. 호암 이병철(1910.2.12~1987.11.19). 삼성그룹의 창업주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혹독한 시대의 한가운데서 기업을 일으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조국의 산업화를 앞장서 견인했던 거물 경제인. 올해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다. 세상을 떠난 지 어언 20여 년, 어느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는 그렇게 쉽게 잊혀서는 안 될 인물이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을 쉼 없이 뒤쫓아 가던 시절, 우리는 잭 웰치(전 GE 회장)나 마쓰시타 고노스케(일본 마쓰시타 그룹 창업주) 같은 외국 기업인을 경영의 모델로 추앙했다. 반면 한국 산업화의 주춧돌이었던 창업 1세대 기업인들은 단지 돈 많은 재벌로 치부됐을 뿐이다. 과연 우리나라에는 자랑스럽고 존경할 만한 기업인이 없을까? 결코 아니다.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 존재 가치를 몰랐을 뿐이다. 20세기 한국경제의 거목, 호암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철학은 21세기에도 유효하다. 또한 모든 경영자들이 한 번쯤은 곱씹어봐야 할 교훈도 남겼다. 다음 100년 동안 한국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호암을 반추해 봐야 할 이유다. 혹자는 미국에 잭 웰치가 있고 일본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이병철이 있다고 했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 삼성의 씨앗을 뿌리고 토대를 놓았던 호암 이병철,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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