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先代)와 척지면 후계자가 명분싸움에서 밀려 ‘미래권력(후계자)’, ‘현재권력(부친·가신그룹)’과 적당한 타협 필요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자세히 알아야겠다. 머무를 수 있게 사무실을 하나 만들어주렴.”

중견 그룹 오너 경영인 K씨는 몇 달 전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창업주인 부친이 자신에게 넘겨 준 회사에 출근하겠다며 사무실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다. K씨와 K씨의 동생은 10여년 전 지분 정리를 끝내고, 각자 소유 기업에서 최대 주주로 독립 경영을 한 지 오래인 상황이었다. 부친의 지분은 1% 남짓에 불과했다. 믿을 만한 다른 기업 2~3세 오너 ‘형님’들에게 자문을 구한 끝에 K씨는 자신의 사무실 바로 위층에 회장실을 만들었다. 면적은 자신의 사무실 2배 정도. 인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부친은 한 두 차례 회장실에 온 뒤 “동생의 회사가 더 경영 상황이 급박한 거 같으니 거기로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부친의 다소 엉뚱한 주문은 아들들의 ‘효심’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었던 것이다. K씨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은 물론이다. K씨는 지금까지 부회장 직함을 고수하고 있다. 사장에 승진한 것도 2011년에 가서였다. 몇 해 전 관료 출신 원로가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부친과 동격인 것처럼 비칠 수 있는 회장 직함은 피하고 있다. 재계는 “명목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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