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석사(MBA)는 한때 성공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졌다. 대기업에서 몇 년간 근무한 뒤 해외 MBA를 취득하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해외 MBA 도전은 ‘고위험 투자’다.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포함해 많게는 3억~4억원이 들어가는데다 2년간 경력단절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등 일부 최상위 MBA 과정은 등록금만 2년간 2억원이 든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취업 경기가 나쁘지 않아 미국 중상위권 경영대학원 학위만 취득하면 ‘못해도 국내 대기업 과장은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2002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 교수가 40년간 MBA 학위와 졸업 후 받게 되는 봉급과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MBA 졸업장이 봉급이나 경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MBA 무용론’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 맥길대의 헨리 민츠버그 교수 등은 엔론 사태와 월드컴 사태 등 당시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높은 일련의 회계 부정 스캔들을 언급하며 MBA 교육의 윤리의식 부족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MBA 출신들의 출세와 높은 임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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