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는 골드만삭스가 해마다 가장 많은 수를 채용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수업 모습. <사진 : 블룸버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의 매력을 한두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컬럼비아대는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포함한 미국 동부의 8개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 중 유일하게 뉴욕시에 있다. 대도시, 그것도 미국 경제와 문화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경쟁 대학원들이 부러워할 만한 장점이다.

생활비는 비싸지만 비싼 값을 충분히 한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본사가 있는 뉴욕의 최고 명문 MBA라는 타이틀 때문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는 매일 같이 이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참여하는 특강과 세미나, 취업설명회 등이 열린다. 컬럼비아 MBA 캠퍼스에서 매년 시행하는 인터뷰만 수천 건에 달한다.

적잖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MBA를 취득하려는 이들에게 풍부한 취업과 인턴십 기회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이 때문에 컬럼비아대 MBA 과정에는 늘 세계 각국 출신의 인재들이 줄을 선다. 동문의 면면도 화려하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스티븐스 록히드마틴 전(前) 회장, 비크람 판디트 전 시티그룹 CEO 등이 컬럼비아 MBA 동문이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이 있는 뉴욕 맨해튼의 거리.

효율성 강조 넘어 윤리경영 교육도 강화

버핏은 하버드대 MBA에 낙방하고 컬럼비아 MBA에 입학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가치투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를 만나, 그의 이론과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현대 재무분석의 기초를 확립한 기업 가치평가의 아버지다. 버핏과 스승 그레이엄 덕분에 컬럼비아대는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이들의 성지(聖地)이자 사관학교가 됐다.

월스트리트와도 인접한 컬럼비아 MBA는 금융 분야에서도 오랫동안 펜실베이니아대 경영전문대학원(와튼스쿨)과 더불어 1위를 다퉈 왔다. 골드만삭스가 해마다 가장 많은 수를 채용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미국 정보제공업체 인베스트먼트가 2014년 미국 내 4500개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3만5000여 명의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컬럼비아는 886명으로 와튼(1101명)과 하버드(920명)에 이은 3위였다. 이어 시카고대(877명), 뉴욕대(810명), 스탠퍼드대(470명)순이었다.

이런 컬럼비아대도 변화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대형 투자은행에서 아마존과 구글(알파벳)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맥킨지와 베인앤드컴퍼니 등 컨설팅업체로 바뀌면서 금융 분야에 강점을 가진 컬럼비아 MBA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2014년 기준으로 컬럼비아 MBA 졸업생 중 투자은행 진출 인원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관련 과목들을 개설하고 관련 기업인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밀도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MBA 교육이 경영성과에만 집착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파산 위기를 맞았던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사례를 케이스 스터디 교재로 만들어 윤리경영과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컬럼비아대는 또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 양성이 중요해진 시대 변화에 발맞춰 여러 분야의 교수들이 팀을 이뤄 학생들을 가르치는 팀티칭(team teaching)도 도입했다.


INTERVIEW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

“여러 교수가 가르치는 팀티칭제 도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원자들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나요.
“금융위기 이전에는 투자은행 등 금융업계에 취업하려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제 금융은 물론 첨단기술과 헬스케어, 공공서비스, 사회적기업 등 관심 분야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무료 교육 콘텐츠의 확산으로 MBA 과정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과거 도서관을 통해서만 찾을 수 있었던 지식과 답변을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MBA 과정이 제공하는 것은 지식 자체가 아니라 습득한 지식을 다른 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창업자 정신을 갖추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시킵니다.”

금융위기 이후 산업 지형 변화와 첨단 기술의 보급 등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보다 다재다능한 과정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과 관련해서는 빅데이터가 의사결정에 가져온 변화에 관한 몇 개의 코스를 개설해 운영 중입니다. 그중 하나인 ‘빅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언스’ 과목은 사례연구와 현장 참여형 프로젝트를 결합해 데이터를 이용해 결정하고 결정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CEO들과 만나 비즈니스의 미래와 도전, 전략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몰입형(Immersion) 세미나도 최근 도입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데이터 분석과 경영 컨설팅, 브랜드 전략, 소셜미디어, 파괴적 혁신과 창업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띕니다.
“통합적 안목과 혁신적인 창업 마인드를 갖춘 창의적인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유능한 비즈니스 리더의 핵심 자질이며 어떤 비즈니스 관련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GM 케이스 스터디 수업입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의 다양한 도전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복합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코스를 디자인했습니다. 여러 명의 교수가 한팀을 이뤄 전공 단위별로 지도하는 팀티칭의 도입도 또 다른 예입니다. 이를 통해 교수들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서로 소통하며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글렌 허바드(Glenn Hubbard)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미 재무부 부차관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제정책협의회 의장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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