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 요마(왼쪽) 튀니지 전 총리가 IMD에서 정기적으로 개체되는 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1년 과정의 경영대학원이다. 산하기관인 국제경쟁력센터(WCC)가 평가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의 폴 불케 최고경영자(CEO),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오스왈드 그뤼벨 CEO, 과학기술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의 공동 창업자 이안 찰스 스튜어트 등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BMW의 오너인 콴트(Quandt) 가문의 상속녀이자 185억달러(약 21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독일 최고 여성 부호인 수잔 클라텐도 IMD 동문이다.  

IMD의 MBA는 11개월 과정으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학기가 짧다고 해서 학생과 수업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IMD의 학생 선발 과정과 학사 관리는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여러 권위 있는 MBA 평가에서 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IMD는 2004~2005년 2년 연속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MBA)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MBA 순위에서는 전 세계 13위를 차지했고 비(非)영미권 경영대학원 중에서는 프랑스 인시아드,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과 함께 톱(top) 3를 형성했다. 특히 개방형 경영자과정(executive education)은 FT 평가에서 올해까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위상을 누리고 있다.

IMD 졸업 후 근무지와 산업 분야, 직무가 모두 바뀌는 비율이 36%나 되는 것만 보더라도 IMD 교육과정의 우수성과 이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IMD는 성과향상(OWP·Orchestrating Winning Performance) 프로그램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OWP 프로그램은 전 세계 기업인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스위스 로잔과 싱가포르에서 매년 두 차례 개최된다. 1주일 수강료가 1000만원이 넘지만 전 세계에서 해마다 많은 CEO와 임원들이 다녀간다.


전세계 기업인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

MBA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IMD의 노력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첨단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다. IMD는 지난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미국 시스코로부터 1000만달러(약 113억원)를 지원받아 디지털 비즈니스 변환 글로벌 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기반 산업 변화에 관한 연구와 컨설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둘째는 발상의 전환과 서로 다른 프로그램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주요 명문 경영대학원들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며 몸집을 불려온 것과 달리 IMD는 연간 최대 90명(일반 MBA의 경우) 정원을 유지해 ‘강소(强小)경영대학원’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IMD의 경영자과정은 등록자 수가 연간 9000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정 중 하나다. 이를 기반으로 한 경영자 과정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일반 MBA 과정 학생들 간의 시너지 효과는 다른 경영대학원이 흉내 내기 어려운 IMD만의 장점이다.

셋째는 장학 혜택 확대다. 전통적으로 MBA는 비싼 등록금에도 장학금 혜택은 박한 편이었다. 하지만 IMD는 우수 지원자 유치를 위해 장학금 지원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글로벌 경제 흐름이 좋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스위스 경제는 나쁜 편이 아니어서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장학 프로그램 확대의 이유다.

IMD는 규모에 비해 장학 혜택이 풍부한 편이다. 신흥국 출신 우수 학생에게 주어지는 장학금과 뛰어난 리더십 역량을 갖춘 지원자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등 연간 총 56만5000스위스프랑(약 6억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IMD는 매년 약 40개국에서 입학생을 받는다. 입학생의 평균연령은 31세, 평균 업무 경력은 7년이다. 졸업생의 15% 정도는 딜로이트와 맥킨지 등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와 회계법인에 취업한다. 졸업생 평균 연봉은 약 12만달러(1억3600만원)다.


INTERVIEW 랠프 보스첵 IMD 원장

“경영자 수강생과 일반 학생 교류 강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MBA 과정이 예전만큼‘비싼 값’을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대 흐름에 맞는 비즈니스 스킬과 치열한 자기반성, 어려운 상황을 헤쳐갈 수 있는 가치판단 능력을 두루 갖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죠. 책이나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에 매달리는 MBA는 돈 낭비입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실제 경영에 접목할 수 있어야 합니다.”

IMD의 경영자과정은 연간 9000명이 등록하는데 일반 MBA 과정은 소수정예로 유지하는 이유는 뭔가요.
“일반 MBA 과정과 경영자과정은 공동으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와 멘토링·코칭 등으로 엮여 있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많다는 건 학생들에게 큰 매력입니다.
일반 MBA의 경우에도 지원자 1명을 평가하는 데 최소 15맨아워(Man Hour·1인 1시간의 작업분량)를 투입할 만큼 까다로운 입학 절차와 다양한 장학 혜택을 통해 재학생들의 경쟁력을 높게 유지하고 있어서 이 같은 시스템은 경영자과정 재학생들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됩니다.”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경영대학원과 비교해 IMD만이 갖는 지리적인 장점도 있을까요.
“IMD가 있는 스위스 로잔은 프랑스의 그르노블과 뮌헨이 포함된 독일 남부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첨단기술 회랑의 일부입니다. 이 지역은 로봇공학과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산업, 재료공학, 헬스케어 등 산업에 두루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 IMD 재학생들은 이 지역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컨설팅 과제를 수행합니다.”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그르노블은 인구 15만5000명의 중소도시지만, 디지털산업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프랑스판 창조경제 정책인 ‘라 프렌치테크(La French Tech)’ 프로젝트에 선정된 9개 도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 랠프 보스첵(Ralf Boscheck)
스위스 생갈렌대 경제학 박사, 하버드대 연구원, 모니터그룹 컨설턴트, IMD 경제학·경영정책 담당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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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프렌치테크(La French Tech) 프랑스가 지난 2013년부터 추진 중인 스타트업 집중 육성 및 해외진출 지원 정책이다. 프랑스 정부는 세계 시장 진출과 해외 스타트업 프랑스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해외 주요 도시에 ‘프렌치테크 허브’를 설립하고 있다.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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