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은 창립 20년째를 맞은 신생 MBA에 속한다. 하지만 폭넓은 졸업생 네트워크 교류를 특장점으로 내세우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 옥스퍼드대>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는 영국을 상징하는 엘리트 양성 교육기관이다. 세계적인 리더를 배출해낸 경험치만큼 자부심도 대단하다. 반면 옥스퍼드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운영하는 사이드(Said) 경영대학원의 역사는 짧다. 1996년 세워졌으니, 올해로 꼭 20년 된 새내기인 셈. 그래서 사이드 경영대학원의 홍보 문구에는 늘 ‘오랜 대학 안의 새로운 학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옥스퍼드의 일원이라는 것을 유난히 강조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옥스퍼드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이 경영대학원의 최대 장점이다. 옥스퍼드대학의 명망 높은 인문학 교수들이 직접 MBA 수강생에게 인문학을 강의한다. MBA 졸업생이나 CEO MBA 수강생은 물론 옥스퍼드대 졸업생과 연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영어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옥스퍼드대 출신들의 강력한 네트워크에 MBA 출신도 합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쉼 없이 업종 간 장벽이 무너지는 시대의 변화엔 학부와 MBA 간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학계와 경영계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최대한 넓은 시야를 가진 경영인을 양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이드경영대학원은 국적과 산업의 다양성을 추구한다. 특히 아프리카 출신의
학생을 위해서는 지원 프로그램을 따로 마련해 매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 옥스퍼드 사이드경영대학원>

수강생 95%가 외국 출신

옥스퍼드대의 11개 단과대와 협력해 운영하는 1+1 MBA는 사이드 경영대학원이 이 시대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자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컴퓨터공학, 교육학, 지질학 및 환경학, 역사학, 사회학, 인류문화학 등의 석사 과정과 MBA를 2년에 걸쳐 함께 수료하는 것. 경영자가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도록 하는 것이 일차 목표다. 덤으로 옥스퍼드대 졸업생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합류하는 실익도 얻을 수 있다. 2015년 사이드 경영대학원 수강생 337명 가운데 19명이 1+1 MBA 프로그램 등록자였다.

MBA 수강생과 최고경영자 MBA 수강생, 옥스퍼드대 졸업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법을 논하는 프로그램도 필수 코스다. ‘GOTO(Global Opportunities and Threats, Oxford)’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들은 최고경영자 MBA 수강생, 옥스퍼드대 졸업생들과 팀을 이뤄 향후 25년간 사회를 바꾸고 산업 지형도를 변혁시킬 이슈들을 놓고 1년 동안 그 해법을 연구한다. 인구 구조의 변화, 빅데이터, 물 부족 등 자원 고갈, 기후 변화 등 사이드 경영대학원 교수진이 여러 CEO,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뽑아낸 주제들이다. 한 해에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여러 팀이 다양한 해법을 내놓는데, 과거에는 인구 고령화, 빅데이터, 물 부족을 다뤘다. 올해의 주제는 ‘일자리의 미래’다. 1년 동안 지속되는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강생들이 돈독한 관계를 다지게 된다.

사이드 경영대학원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강점은 다양성이다. 구성원의 국적부터 다양하다. 작년 수강생 373명 가운데 95%가 영국 이외 53개국에서 온 외국 출신이었다. 교과 과정에도 최대한 넓은 지역의 경영 현장을 조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2개월짜리 짧은 MBA 과정이지만 그 사이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미국 뉴욕 등에서 진행하는 협력 커리큘럼에 참여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름 학기에는 세계 각국 출신의 최고경영자 MBA 과정의 수강생, 옥스퍼드 출신 기업인들과 연계해 인턴십이나 여러 프로젝트 실무를 경험하게 한다.

다양한 나라의 서로 다른 비즈니스 환경을 직접 경험하면서 현장을 이해하고 그 지역 잠재 고용주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다.


INTERVIEW 피터 투파노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장

“IT기업과 협력강화…창업센터 확충”

최근 지원자들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무엇보다 옥스퍼드 출신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MBA 졸업생이 진출하던 일자리, MBA 출신이 하지 않던 직군의 일자리에 고르게 졸업생이 포진해 있으니까요. 대기업에 입사하기도 하고 신생업체로 가거나 직접 창업을 하기도 합니다. 졸업생의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6개 대륙 41개 지역에 구축돼 서로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있는데, 이런 네트워크가 학생들에게도 큰 매력인 셈이죠.”

첨단 기술 산업에 진출할 때는 MBA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매년 이 회사 관계자들이 학교를 찾아와 학생들과 대화하며 정보를 나누고 학생들도 이런 첨단 기술 기업, 스타트업 등의 현장을 방문하는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또 옥스퍼드 내의 여러 창업 센터를 활용하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지식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졸업생인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CEO가 창업센터 지원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지요. 앞으로도 이런 창업 센터를 더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간을 넓히는 등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최고의 기업, 현직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미 이런 창업 센터에서 여러 스타트업이 탄생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MBA 과정의 경쟁력이 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단순한 지식, 기술의 전달로만 생각해선 안 되죠. 사이드 경영대학원은 옥스퍼드가 수백년 동안 구축한 광범위한 네트워크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옥스퍼드대와 MBA 사이의 교류가 활발하고 함께 진행하는 리서치 프로그램 등의 수준이 대단히 높습니다.
또 옥스퍼드 출신의 전 세계 명망 높은 명사들이 학교를 찾아 경험담을 나누곤 하는데, 이처럼 세계적인 명사와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어떤 자질을 가진 지원자를 선호합니까.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두루 뽑는데, 지적 욕구와 리더십을 지녔는지 주로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적 성공보다는 타인의 삶을 개선하고자 고민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단순한 경영인이 아닌 세계적인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 피터 투파노(Peter Tufano)
하버드대 비즈니스 경제학 박사,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원장, 비영리재단 D2D(Doorways To Dream) 펀드 의장

윤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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