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온실에서 자라는 감귤과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는 한국예비농업스쿨 수강생들

지난 11월17일 저녁 충남 금산 한국벤처농업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스타 농업인 장형준씨가 한국예비농업스쿨 수강생들에게 강의 중이다.

“우리 농업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들어 보세요.”(장형준씨)
“….”(한국예비농업스쿨 3기생들)
“그럼, ‘나는 귀농·귀촌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들어 보세요.”(장씨)
참석 수강생 17명 중 14~15명 정도가 주위 눈치를 보며 조용히 손을 든다.

“그래도 우리 농업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만약 지금이라도 그런 생각을 하신다면 귀농·귀촌 하지 마세요. 그런 분들은 100% 실패하고 도시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아까 ‘귀농·귀촌해서 성공할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 대부분 손드셨죠. 하지만 통계로 볼 때 안타깝게도 여기 모이신 분들 중 10% 정도만이 농촌에서 터를 잡고 산다고 합니다. 그만큼 귀농·귀촌해서 성공하는 게 힘들다는 얘기죠.”

장씨의 거침없는 강의가 이어지자 수강생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이날 장씨의 강의는 처음에는 부정적이면서 도전적으로 시작했지만 결론은 우리 농촌에서 희망을 찾으라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끝났다. 

(사)한국벤처농업포럼이 지난 2010년 개설한 한국예비농업스쿨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농업과 관련된 정보와 교육, 사업계획서 작성과 같은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다. 대학,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교육이 이론이나 현장실습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과는 달리 한국예비농업스쿨은 농업을 산업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도시민들이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도록 교육시킨다. 올해로 3기생을 뽑은 한국예비농업스쿨은 전직 고위공무원과 전·현직 기업 최고경영자 등 다양한 계층이 수강생으로 참여한다. 이건일 골든듀 회장, 임영학 전 CJ오쇼핑 대표, 이계하 삼성화재 애니카서비스 대표 등이 예비농업스쿨 과정을 거쳐 간 졸업생들이다.

한국예비농업스쿨은 매달 셋째주 토, 일 1박2일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과정은 철저한 현장 중심교육이다. 이론 교육도 현장에 필요한 것들만 가르친다. 또 다른 특징은 13년째 운영해온 한국벤처농업대학 재학생, 졸업생을 멘토-멘티로 이어준다는 점이다.

지난 11월17, 18일 양일간 열린 11월 교육에서는 전국에서 남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현직 농업인들을 초청해 강사 1명당 학생 2~3명씩 짝을 이뤄 농경 비법과 판매요령 등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다. 경남 거창에서 땅강아지를 이용해 유기농으로 사과를 재배하는 김정호씨, 전북 진안의 표고버섯아빠 김영삼씨, 충남 천안의 봉황오이 조영숙씨, 양봉으로 천연건강식품 프로폴리스를 생산하는 이기준씨는 하나같이 특색 있고, 경작과정 등 겪었던 일화도 다양하다. 여수에서 여주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백승인씨의 말이다.

“첫째, 농사는 즐거워야 하고 두 번째는 돈 버는 농사를 지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인터넷을 재배하기가 힘들어지니 큰일입니다.”


전남 화순에서 생산하는 황금눈쌀을 판매해 고수익을 거두고 있는 장형준씨 강의 모습

농가 방문 등으로 귀농 맛보기 체험

신씨의 안내를 받으며 아욱, 치코리, 쑥갓을 재배하는 요령과 일반 상추, 붉은 상추는 어떻게 온도를 조절하고 최상품을 만드는 비법은 무엇인지 소개가 이어졌다. 강의가 끝나고 진악산 뜰농장에서 가진 점심식사 시간. 명이, 어수리나물 등 산나물을 이용한 음식이 메뉴로 올라왔다. 농장주 신씨가 방금 전 따온 상추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 쌀밥, 그리고 금산 특산물인 인삼을 넣어 푹 삶은 돼지고기를 얹어 싸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막걸리 몇 순배가 오갔다. 3기 예비농업스쿨 회장을 맡고 있는 조칠현씨의 말이다.

“1년 동안 배운다고 농사에 대해 어찌 다 알겠어요. 저는 수업 올 때마다 ‘오늘은 가서 뭐하고 놀지’부터 생각해요. 경기도 모처에 제 이름으로 된 작은 농원이 하나 있는데, 여기 등록한 다음부터 조금씩 농사일을 시작했어요. 뭐 그렇다고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재미있게 해보려고요.”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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