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경영전략실 홍보팀 대리  마장원씨
“오늘도 클럽 사장을 꿈꾸며 삽니다”

“한때는 홍대 앞 클럽 사장님을 꿈꾸었습니다. 그 꿈은 접었지만 아직도 음악과 공연에 대한 열정은 여전합니다.”

신세계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는 마장원 대리(35)는 공연 마니아다. 그와 인터뷰를 나눈 바로 전날에도 류이치 사카모토의 내한 공연을 보고 왔다는 그는 얼마 전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내한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콘서트나 공연장을 찾는다는 마 대리는 “여름에는 록페스티벌을 죄다 다녀오고 아이돌 그룹도 남녀 구분없이 거의 모든 콘서트를 본다”고 말했다.

걸그룹 중에선 소녀시대를 최고로 꼽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멤버인 윤아의 사인도 직접 받아낸 열혈팬이다. 일본에서만 발매된 소녀시대 음반도 이미 구입한 상태. 마 대리는 “샤이니의 퍼포먼스는 정말 최고예요. 중학교 시절부터 인디와 록 음악 장르를 좋아해 국내에는 없는 외국 음반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거나 현지에 직접 가서 사서 듣곤 했죠. 외국 음악만 좋아하던 제가 왜 한국 아이돌 그룹이 인기가 있는지 궁금해 듣다 보니 그 수준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마장원 대리는 대학 시절(연세대 영문과)부터 공연기획과 음악관련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었다고 한다. 당시 PC통신 동호회 시삽을 맡으며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인디 음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대학 3학년 때 홍대 앞에 클럽을 내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고 부모님께 용기 내 말씀드렸다고. “어머니께서 홍대 클럽에 같이 가보고 결정하자 그러셨어요. 홍대 클럽데이에 어머니를 모시고 갔는데 하필 그날 따라 취객들이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리고 커플들이 길거리에서 진한 스킨십을 하고 있더라고요. 참 난감했죠. 하하.”


결국 어머니의 반대로 음악 사업에 대한 꿈은 접었지만, 그 대신 떠난 1년간의 미국여행을 통해 마 대리는 오히려 더 풍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 38개 주를 비행기와 차 등을 번갈아 타며 돌아다녔다는 그는 “그때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클럽을 찾아가보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음반들도 모을 수 있었다”며 당시의 값진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여행을 계기로 그는 직장인으로는 쉽게 실천하기 힘든 여행이라는 취미생활을 이때부터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지금까지 총 50여개국을 다녀온 그는 지금도 두 달에 한 번씩은 가까운 동남아라도 다녀온다고 한다. 콘서트 관람을 위한 짧은 여행도 즐기는 여행 중 하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선수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2박3일 동안 영국을 찾았다가 첼시홈구장에서 첼시 팬들에게 몰매를 맞을 뻔했던 경험도 돌아보면 웃음이 나는 추억거리다. 마 대리는 “사실 회사 생활하며 해외여행 하기가 쉽지 않은데 평소에 남들보다 더 일을 열심히 하자는 자세로 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마 대리는 인터뷰에 응하며 ‘럭셔리한’ 소비생활의 주인공으로 비쳐질 것에 대해 다소 염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취미 생활은 시간보다는 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 대기업 홍보실 8년차인 그는 연봉이 꽤 높은 편이지만 여행과 공연 관람 등 취미 활동에 쏟는 금액이 상당하다. “이제 여행도 충분히 다녔으니 ‘현재를 즐기자’는 인생모토가 ‘타협점을 찾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내년쯤엔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결혼하려고 맘먹고 있어요.” 


프리랜서 방송인 백현주씨
“화려해 보인다고요?
  커피전문점 쿠폰 꼬박 모으는 걸요”

백현주씨(40)는 전천후로 뛰고 있는 기자 출신 프리랜서 방송인이다. KBS ‘생생정보통’ ‘즐거운 책읽기’ ‘아침마당’과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FM’ 등에서 그녀의 ‘입담’을 선보이고 있는 중. 일할 때는 완벽을 추구하는 프로지만, 동네 언니 같은 친근한 외모와 말투에선 포근함이 느껴지는 것이 백씨의 매력이기도 하다.

백씨는 사실 아역배우로 방송에 첫발을 내디뎠다. 4살 되던 1977년 TBC 동양방송 ‘호돌이와 토순이’에 출연했던 것이 방송국과의 첫 인연이었다. 쌍둥이 언니 중 한 명인 백현숙씨는 사극에 종종 출연하고 있는 탤런트이기도 하다. 97년부터 한동안은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이 이끌던 극단 유씨어터의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연예계와 가까이 있었던 그는 2004년 연예전문채널 YTN STAR의 연예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이 시기는 백씨가 기자로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때이기도 하다. 백씨를 잘 아는 한 홍보전문가는 “백 기자는 현장에 오면 무조건 취재를 하고 말아야 직성이 풀렸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연예기자로 활동하면서 겪은 각종 취재 뒷얘기도 화려하다. 탤런트 안재환씨 사망 때엔 당시 사채시장과의 연루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직접 사채 시장에 잠입해 취재하기도 했다. 장동건·고소영 커플의 결혼 준비 과정 또한 끈질긴 기다림 끝에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연예기자에서 영역을 넓혀 교양 분야로까지 진출하고 있는 중이다. 심야 프로그램인 KBS ‘즐거운 책읽기’를 통해 다양한 인생 공부를 하고 있다는 백씨는 최근 자기개발서(<사람 속 사람찾기>순정아이북스)를 출간하기도 했다.

방송기자를 시작한 2004년부터 방송경력 9년차를 맞은 백씨는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때문에 수입이 불규칙하다. 하지만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다는 점이 프리랜서의 가장 큰 매력. “1년 기준으로 따지면 6000만원에서 1억원 선 사이”라며 연 수입을 귀띔한다. 골프와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서 건강관리 및 취미에 투자하는 돈도 적지 않다고.

하지만 방송인이어서 자칫 사치에 가까운 소비를 할 것이라는 편견은 갖지 말아 달라고 한다. 백씨는 “가방은 좋은 것을 들지만 옷은 주로 홈쇼핑을 이용해요. 커피전문점 쿠폰도 꼬박꼬박 챙기는 편”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싱글의 삶을 만끽하고 있는 그녀는 “당분간은 결혼 계획이 없지만 누군가를 만난다면 다른 어떤 것보다 ‘마음의 소통’이 잘 되는 이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바쁜 생활 중에도 건강이 좋지 않으신 어머니를 위해 매일 아침밥상을 차린다는 백씨는 이미 준비된 신붓감이었다.


중앙대학교병원 임상심리전문가 정동진씨
“직장에서도 직장 밖에서도 마음의 병 고쳐드려요”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임상심리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정동진씨(32)는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들을 만나 원인과 해결법을 찾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픈 경우 방법을 찾기 어려운 때가 많지 않을까. 정씨는 “같은 우울증이라고 해도 그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선 한분 한분에게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중앙대 심리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11년부터 중대병원의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게임 중독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연령대를 불문하고 치료센터를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서너 살의 어린 아이도 게임에 중독돼 어머니가 손을 잡고 데리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마치 내 아이 같아 마음이 짠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마주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이 그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것 같았다. 그러나 정씨는 무척 차분한 목소리로 “오히려 환자분들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가 가진 취미생활을 엿들어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따로 있는 듯했다. 노래와 춤, 사격,  게임 만들기, 등산 등 다양한 장르의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다고. 중앙대 합창동아리인 ‘청룡합창단’ 활동은 졸업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와 OB 멤버로 최근 공연을 열기도 했다. 여기에다 룸바, 자이브, 차차차, 살사, 스윙 등 사교댄스와 라틴댄스도 꾸준히 배워가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살사는 강사 제의를 받기도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직장 생활 6년차인 정씨의 연봉은 3000만원 내외의 수준으로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벌써 자신 명의의 집과 차를 마련해 놓은 데다, 게임을 만드는 일도 틈틈이 하고 있다는 그는 결혼상대로 합격점을 줄 만한 싱글남이었다. 그가 즐기는 취미 생활 역시 돈이 적게 들면서도 알찬 것들이었다.

“어제도 합창단원들과 함께 수원에 있는 양로원에 노래 봉사 활동을 다녀왔다”며 환한 웃음을 보이는 그는 직장 밖에서도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돌봐주는 일을 하며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듯했다. 30대 초반의 그는 아직 결혼을 서두를 만한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조카들의 재롱을 볼 때나 문득 문득 외로움을 느낄 때면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정씨가 원하는 배우자의 첫 번째 조건은 함께 취미생활을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상대다. “사람은 누구와도 100% 맞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와 절반 정도만 맞는다면 나머지 절반은 서로 맞춰가는 거죠. 나와 다른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싸울 일이 없지 않을까요.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법을 익혀 중년과 노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함께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고 싶어요.”

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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