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독점 등 폐해가 최초로 크게 부각됐던 것은 17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07년이다. 그 당시 네이버는 검색시장 점유율이
50%를 훨씬 넘는 독점적 포털인 데다,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받아 포털에 노출시키면서 뉴스를 키우거나 줄이는 또 하나의 미디어란 시각이 팽배했다. 이런 이유로 네이버의 폐해가 광범위하게 공론화됐다. 그렇다면 5년이 흘러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그때의 논란이 리바이벌되는 것일까.

6월에 19대 국회가 개원한 뒤 네이버의 폐해가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의 폐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07년 업무계획’에서 인터넷포털, 방송·통신융합관련서비스, 지적재산권 분야 등 새로운 독과점 형성 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독과점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권오승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이 고착화된 산업이나 시장 선점으로 독과점화가 우려되는 신산업분야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면서 “장기간 고이윤, 저개방적 특성으로 독과점 폐해가 심한 업종을 대상으로 중점적인 감시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정치권도 정부를 거들고 나섰다. 20 0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인터넷포털 사업자의 콘테츠 제공업자(CP)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공정위 조사를 촉구했던 정치권도 공정위의 이 같은 행보에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공정위는 네이버(NHN)가 판도라TV 등의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 상영 전 광고(선광고)를 금지한 것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하고 NHN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NHN은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09년 10월 공정위가 동영상 시장에서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주장하는 근거로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을 내세운 것은 법리상 문제가 있다며 NHN의 손을 들어줬다.

이보다 앞서서는 네이버의 뉴스 편집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네이버가 뉴스를 편집해서 키우거나 줄이면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포털이 언론 행세를 한다며 달가워하지 않았다. 200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포털의 언론 기능이 정치 쟁점화될 정도였다.

논란이 갈수록 커져가자 네이버는 재빨리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초기화면 상단의 뉴스 편집을 각 언론에 맡긴 것. 언론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네이버는 뉴스 편집에서 빠진 양상이다. 이후 네이버의 독점·폐해 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4년여가 흐른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의 독점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해 12월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간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부가통신 사업자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즉 SK텔레콤, KT 외에 네이버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포털 산업에서 독주하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네이버를 규제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이용약관을 바꿀 때 방통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즉 엄격한 규제가 따른다. 가령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요금제를 변경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포털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이용자에게 불리한 각종 약관이나 검색광고 영업 규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란 매출액·구매액이 10억원 이상인 기업 중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는 독점 기업을 말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검색 점유율(시장점유율)이 73%인 네이버도 시장지배적 사업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7년 10월 국회 문화관광위는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등 포털의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해 포털의 언론 기능에 관한 질의를 했다. 오른쪽 두 번째가 홍은택 당시 NHN 부사장.

네이버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엿볼 수 있는 사례는 더 있다. 지난 4월16일 열린 제5회 ‘곽승준의 미래토크’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잘못된 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 해도 하나의 업체가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생태계 측면에서 문제”라고 했다. 곽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 중 한 명으로 창업공신으로 통한다. 관가에서 네이버의 독과점 폐해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네이버에 문제를 제기해온 공정위는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방통위, 그리고 현 정권의 핵심 실세 입에서까지 거침없이 네이버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은 어떨까. 유력한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네이버의 독점 문제는 아직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면서도 “(네이버 독점 문제는) 생각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했다. 복수의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네이버의 독점 문제는 현행법상으로 제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19대 국회가 개원하고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네이버의 폐해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을 갖고 독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검색의 폐쇄성이나 검색의 우위를 갖고 쇼핑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법을 새로 제정해서라도 네이버의 사업부문을 분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 AT&T의 독점 문제가 불거진 뒤 현행법으로 분할이 불가능하자 법을 개정해 지역 사업부문별로 분할한 바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자는 얘기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실행된다면, 네이버는 지도·부동산·쇼핑몰·블로그·카페 등을 사업부별로 분할해야 하고, 공정거래법을 통해 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NHN 고위 관계자는 “토종 포털업체로 전 세계적인 독점기업 구글과 당당하게 맞서 경쟁하고 있는데 과도한 규제로 네이버를 어렵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조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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