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중국 GAC자동차가 지난해 상하이모터쇼에 선보인 전기차

- 2.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회사인 BYD의 왕촨푸 회장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그러나 중국만큼은 예외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자동차 산업의 선진국들이 생산성 등의 이유로 전기차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후발주자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자국 자동차 산업의 희망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는 이미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과 기술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자동차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아무도 나서지 않은 신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전기차 산업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경제성장과 더불어 늘고 있는 자동차 소비 패턴을 가솔린, 디젤엔진에서 전기차로 바꾸지 않으면 현재 55% 정도인 원유 의존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를 거라는 현실적인 부분도 작용했다. 중국 전역에 걸쳐 환경오염 문제가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졌다는 점도 중국정부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의 질주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이유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1000억위안(18조1550억원)을 쏟아부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지원해왔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중국 13개 도시를 우선 시범사업지로 지정하는 것과 동시에 개인이나 법인이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서 차량 전체 가격의 3분의 1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물량 공세를 폈다. 가령 중국 내 대표 전기차 메이커인 비야디(BYD)전기차를 선전시에서 사면 차 값(36만위안) 중 3분의 1(12만위안)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반반씩 부담해 지원해준다. 베이징시는 올해 전기 택시 수를 50대에서 150대로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자치구인 홍콩 역시 버스회사에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해 전기차 버스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 중국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 1~2개와 5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 3~5개를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 선전시는 전기차 생산 및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선전시는 전기차 생산 거점도시를 표방하며 관련 산업 육성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투입되는 부품만 2만여개에 이르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사용되는 부품수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기술격차를 줄이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기 모터, 고전압 배터리, 인버터·컨버터는 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인데 고전압 배터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품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도 중국정부, 자동차 업체들에게 희망을 걸게 만든다. 전기 모터나 고전압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리튬, 희토류 등의 핵심자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중국 전기차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전기 모터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희소광물인 희토류가 필요하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희토류 매장량이나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중국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전망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전기차 경쟁력은 지수로 105를 기록, 지난 2010년 이미 우리나라(지수=100)를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중국은 생산요소 비용, 규모의 경제, 중앙정부 지원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으며 이대로라면 오는 2020년에는 전기차 지수가 117.7로 우리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확실하게 구매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전기차에 대한 구매의향이 높은 것도 앞으로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지난해 딜로이트컨설팅이 중국, 미국, 유럽 등 16개국 성인 남녀 1만2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중국인들은 응답자의 50%가 “적극 구매하겠다”고 답해 미국(12%), 유럽(16%), 일본(4%) 소비자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밑 빠진 독 물 붓기’ 우려도 나와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는 지난 몇 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사회주의 기관지 ‘치우쉬(求是)’를 통해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 비해 성과와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중국 고위 관리로는 처음으로 전기차 정책에 회의감을 표시했다. 지난 4월18일 중국 국무원이 통과시킨 ‘친환경·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규획(2012~2020년)’에서 중국정부는 전기자동차 개발을 통해 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초 개발에 부정적이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함께 역점을 두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정책 방향과는 다른 모습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배터리 성능의 6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충전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장거리, 고속주행의 난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전기차 수요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정부가 공식 지원책을 펴기 시작한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판매된 전기차는 4만대에 불과했다. 당초 50만대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010년에도 전기차는 전국적으로 2만대 가량 판매돼 1772만대가 팔린 전체 자동차 중 0.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야디의 지난해 순이익이 45% 급감한 것만 봐도 중국 내 전기차에 대한 실제 수요는 아직까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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