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이 된 것은 반도체사업에서 세계 1위를 한 것이 밑거름이 됐다. 삼성전자를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만든 1등 공신이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김 전 부회장을 만나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반도체 투자 결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리더십 등을 들었다.

1993년 6월7일 취임 후 첫 남미 출장길에 나선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삼성전자 사장)은 본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께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그룹 전 임원들을 소집시키셨습니다.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김 전 부회장은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 편을 알아봤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는 다시 전화를 받았다.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렇다고 남은 일정을 취소하지는 말고, 다 둘러본 후 독일로 오라십니다.”

약속된 일정을 소화하느라 김 전 부회장은 다른 임원들보다 현지에 2~3일 늦게 도착했다.

“캠핀스킨 호텔로 기억나는데, 전 임원이 불려나갔으니 서울 본사는 완전히 빈집이었을 겁니다. 그 자리에서 주로 우리 ‘전자’에 대한 질책이 대단했는데, TV로 대표되는 가전제품의 외관부터 특성까지 모든 부분에 걸쳐 엄청나게 질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건희 회장의 모습은 마치 ‘신들린 사람’ 같았어요. 도대체 어디서 그런 지식과 정열이 나오는지, 도저히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저녁 때 전체회의가 끝나면 사장단은 따로 방으로 불려가 보통 새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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