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고려대 총장을 지내며 ‘민족 고대, 막걸리의 고대’를 ‘글로벌 고대, 와인의 고대’로 탈바꿈시켰다. 더욱이 고려대를 세계 150위권 대학으로 키웠다. 그는 이 덕분에 성공한 CEO(최고경영자)형 총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뿐만이 아니라 어 회장은 국제금융센터 등 가는 곳마다 ‘성과’를 냈다. 그의 탁월한 능력은 KB금융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의 특별한 리더십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리더십 DNA

소통·솔선수범이 리더십의 원천

탁월한 비전·위기돌파 추진력 돋보여

지난해 6월 초 KB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공석일 때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의 자격기준으로 ‘조직통합 능력, 강력한 리더십, 국제적 감각과 경험, 금융전문성, 인품, 전략적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꼽았다.

10여 일이 지나서 회장추천위원회는 어윤대 회장을 선택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그 조건들을 어 회장이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8개월을 맞아, 급속하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KB금융그룹을 볼 때 회장추천위의 결정은 ‘최선’이었음이 확인됐다.

사실 추진력이나 리더십, 소통 능력, 국제적 감각 등은 어윤대 회장이 고려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탁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당시 대다수 언론들이 “획기적인 아이디어, 강한 결단력, 고래 심줄 같은 추진력,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고려대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내렸다. 어 회장이 총장으로 재직할 때 그 밑에서 사무처장을 했던 서용석 고려대 서창사무처장은 “(어윤대 회장의) 리더십은 참으로 인상적이고 진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어 회장은 언제나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나 지인으로부터 비전과 추진력을 가진 CEO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어 회장을 30여 년간 지켜봤다는 민상기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남들보다 탁월한 비전과 어려운 여건을 이겨나가는 추진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어 회장이 국가브랜드위원장으로 재직할 때 국가브랜드위원이었던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큰 업적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또 어 회장은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고려대 총장 시절에도 옳고, 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밀어붙였다. 어 회장은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선 (밀어붙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한 카리스마는 리더십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그의 리더십의 원천은 무엇일까. 우선 소통을 꼽을 수 있다. 그가 고려대 총장 시절 끊임없이 교수, 학생들과 소통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와서도 그의 행보는 달라지지 않았다. 어 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것이 전국의 지점장을 일일이 만나 소통한 것이다. 그는 또 ‘CEO와의 대화’를 개최,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 KB산악회 등 사내 동아리와 같이 주말산행에 나서서, 또는 평상시 인근 점포를 찾아 직원들과 커피를 마시며 의견을 청취하기도 한다.

어 회장은 취임 직후 1200명의 직원이 낸 건의사항 중 150개 항목을 묶어 <소통>이란 제목의 사내용 단행본을 펴냈다. KB금융 관계자는 “어 회장이 차로 이동할 때마다 이 책을 꼼꼼하게 몇 번이나 읽고 많은 부분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가 소통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솔선수범도 그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1999년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을 맡았을 때 매일 6시에 출근을 했다고 한다. 해외에서 밤새 벌어진 정보를 정리하고 연구원들의 리포트를 다듬는 작업을 위해서다. 어 회장은 “매일 솔선수범을 보이니 직원들이 모두 잘 따라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런 리더십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께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어 회장을 ‘아이디어가 많은 CEO’라고 말한다.

남들은 1년에 한 권 쓰는 업무수첩을 어 회장은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치운다고 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어 회장이) 회의중일 때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든 언제나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으려고 바로 메모를 한다”면서 “업무수첩에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고 했다.

물론 아이디어는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그의 추진력은 이미 고려대 총장 시절 검증이 끝났다. 고려대 총장 시절 어 회장과 업무로 만남을 가졌던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은 “주변 사람들을 소탈하게 대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업무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주변사람들이 어 회장을 ‘아이디어가 많은 CEO’로 표현한 것은 표면적으로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의미지만, 쉴 새 없이 일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는 조직에서 업무의 효율성과 성과를 강조한다. 때문에 어 회장은 부하직원들에게 ‘직원을 피곤하게 하는 CEO’로 통할 때도 있다.

그는 워커홀릭에다 저돌적이어서 주변 사람들과 충돌도 일으키곤 한다. 고려대에서 보직을 맡으며 그를 관찰했던 교수들은 “(어윤대 회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면서도 “때로는 듣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말들을 서슴지 않는 직선적이고 저돌적이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조완제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