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국민기업이다. 즉, 오너가 소액주주인 국민이다. 따라서 대주주가 아닌 어윤대 회장은 전문경영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 회장은 재벌그룹의 전문경영인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민기업인 포스코와 KT를 이끌고 있는 정준양 회장이나 이석채 회장이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듯이 어 회장도 이들과 비슷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25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어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굳건해졌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어윤대 회장은 사외이사 교체 등의 영향으로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7월13일 열린 취임식에서 사외이사들과의 기념촬영 모습. 앞줄 왼쪽부터 사외이사인 이경재 이사회 의장, 어윤대 회장, 강정원 당시 KB국민은행장.

어윤대 회장, 지배력 탄탄하나

최대주주 영향력 미미한 ‘국민기업’

이사회 지배력 ‘파워풀’하게 개편

금융지주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KB국민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출발해, 시중은행으로 변신했다. 2001년 11월에는 옛 주택은행을 합병해 덩치를 키웠고, 2003년 12월에는 최대주주였던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9.3%를 매각해 완전 민영화됐다. 국민은행은 이때부터 포스코나 KT와 같은 국민기업이 됐다. 즉, 오너가 소액주주들인 국민인 셈이다.

지난해 9월 기준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ING뱅크로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지분 11.21%를 갖고 있으나, 지난 2008년 9월 지주사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인수한 주식들로 3년 보유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9월 말까지 전량 매각해야 한다. 또한 자회사는 대주주가 되지 못한다. 시티은행도 KB금융지주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지만 DR(주식예탁증서) 예탁기관일 뿐 의결권은 DR 소지자에게 있어 대주주 자격이 없다. ING뱅크는 네덜란드의 종합금융그룹인 ING그룹의 자회사로 전략적 투자자다. 현재 사외이사를 1명 파견하는 등 경영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5일자로 세계적인 미국의 투자펀드인 프랭클린 리소시스 그룹이 KB금융 지분 5.05%를 취득해서 지분상으로 ING뱅크보다 많지만 의결권 위임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투자자문형 지분 등 1.91%를 제외하면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결국 KB금융지주는 절대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주주가 없다. 이렇다 보니, KB금융그룹의 최고의사결정은 KB금융지주 이사회의 몫이다. 이사회는 상근이사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9명의 비상근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로는 ING그룹에서 파견한 자크 켐프 ING그룹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 이경재 전 중소기업은행장, 임석식 서울시립대 교수,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김치중 변호사, 이영남 이지디지털 사장,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 강찬수 강&컴퍼니 대표 등 9명이 활동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25일 어 회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고, 이날 주총에서 9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이 새 이사로 교체됐다. 강찬수 대표, 임석식 교수, 김치중 변호사 등 3명이 퇴임하고, 대신 김영진 서울대 교수(경영학), 배재욱 변호사, 이종천 숭실대  교수(경영학) 등이 신임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한국회계학회 차기 회장인 이종천 교수는 재무·회계 전문가로, 배재욱 변호사와 김영진 교수는 각각 법률과 경제·경영 전문가로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대주주인 ING그룹은 사외이사였던 자크 켐프 부회장이 5년 임기만료로 사임함에 따라 비상근 이사로 본 릭터 ING 뱅킹아시아 CEO를 보냈다. 이번 3월에 임기가 만료된 함상문 교수는 1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이번 주총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과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상근이사로 추가된 것이다. 따라서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총 10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났다. 3명의 사외이사 교체에 어 회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데다, 어 회장의 투톱인 임 사장과 민 행장이 이사진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사회 내에서의 파워는 더 세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사외이사도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임명돼 어 회장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을 지지하는 이사 수가 과반을 훌쩍 넘긴 것이다.

 따라서 어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명실상부하게 KB금융지주의 최정점에 서게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에서 한다는 점이다. 현행 방식대로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는 가정하에 어 회장이 3년 임기(2013년 7월12일 만료)를 마치고, 연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임으로 끝날지는 정부의 개입이 있든 없든 간에 최종적인 판단은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하게 되는 셈이다.

Tip -  역대 KB금융지주 회장

황영기 회장은 1년 만에 낙마

●●  KB금융지주가 출범한 것은 2008년 9월이다. KB국민은행, KB투자증권, KB부동산신탁, KB창업투자,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KB자산운용, KB선물, KB생명보험 등의 포괄적 주식이전을 통해 KB금융지주를 설립하고,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도 주식을 상장했다.

초대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황영기씨다. 황 회장은 2008년 9월29일 취임해 정확하게 1년 후인 2009년 9월29일 퇴임했다. 금융당국이 2005~2007년 발생한 우리은행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책임을 당시 은행장으로 재직했던 황 회장이 져야 한다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으면 현직에 머물 수 없는 규정에 따라 황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황 회장의 뒤를 이어받은 인물이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이다. 강 행장은 2009년 12월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회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KB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계속 공석이라서, 강 행장이 실질적으로는 KB금융을 이끌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강 행장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에 들어가자 2010년 7월13일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국민은행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조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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