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불황 공포에 떨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마자 올해부터 그리스를 시작으로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산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더욱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도 상황이 좋지 않다. 더블딥(이중침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과 미국의 위기는 우리경제에 대해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각 경제주체들은 하루빨리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가동해야만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각 가정은 각 가정대로 불황극복에 대한 지혜를 짜내야 한다. 각 경제주체별 불황극복법을 살펴본다.

    

대한민국

   

불황극복

  

프로젝트

미국 더블딥·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불황 엄습

경기활성화 위해 재정지출  확대 등 ‘안간힘’

저성장 시대 … 불황 한파 엄습

정부, 경기활성화 위해 재정지출 확대하고

    

기업, 저성장체제 맞춰 체질개선해야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제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에 연동되는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다. 2012년 우리 경제는 3% 중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이 예측되고 있다. 가령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은 3.6%, 금융연구원은 3.7%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4%대 성장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해외 연구기관은 이보다 더 비관적이다. 스위스 대형 금융그룹인 UBS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12년에 2.8%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3.4%, 바클레이스는 3.5%, 모건스탠리는 3.6%로 각각 예상했다. 우리 경제에 불황이 닥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1월14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불황이 우리 가까이에 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올해 4분기 45.4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만 봐도 4분기 연속으로 기준치(50)를 밑돌았다.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를 넘으면 경기를 밝게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며 5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 물가·고용 불안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황이 찾아오면서 경제고통지수도 올라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경제고통지수는 8.1%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시기인 2001년의 8.1%와 같은 수준이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아더 오쿤이 만든 것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실업률을 합한 값이다.



- 지난 10월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수출입화물의 선적 및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불황으로 가계부채 리모델링 불가피

불황으로 기업들의 감원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희망퇴직제로 100여명을 퇴직시켰다. 80여명을 내보냈던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여파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감원을 결정한 것. 하나은행도 지난 9월 37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2009년초 이후 3년 만이다. 불황이 닥침에 따라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꺼리게 돼 인력 감축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건설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고 있어 상당수 중소 건설사들이 감원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신규 일자리가 올해 40만개 안팎에서 내년에는 20만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불황의 여파로 기업의 자금난도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만기가 예정돼 있는 회사채 규모는 35조원에 이른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상반기 회사채 만기물량의 2배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27조원에 비해 8조원이 많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경제상황에서는 대기업그룹 계열사와 신용등급이 우량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회사채 차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2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는 4% 내외로 일자리 수요에 공급이 충분히 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재정 정책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출을 보다 확대하는 기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지나치게 대기업에 편향돼 있는 점도 바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자산운용사의 한 대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없앴고, 중소기업 고유 업종도 다 없앴다. 중소기업이 다 죽을 수밖에 없다. 수출대기업만 잘되니, 나머지는 모두 불황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상위 1%만을 위한 정책을 정부가 펼치고 있어 온기가 고루 퍼지지 않고, 아랫목(대기업)과 윗목(중소기업)의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좀더 중소기업에도 혜택이 가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도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불황기에는 가처분소득이 줄어 가계대출의 심각성이 더욱 도드라지기 때문.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득에 비해 과도한 부채를 지게 되면 불황이 닥쳐 소득이 줄거나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 더 큰 타격을 받게 되기에 각 가정에서 하루빨리 ‘부채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가 경기순환상의 침체나, 불황이라기보다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기에 돌입한 것이기에 이에 맞춰 경제 체질을 바꾸고, 각 경제 주체들도 저성장에 맞춰 씀씀이를 줄이는 등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높은 교육비…교육제도 손질 필요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경우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예방주사를 맞았기에 불황에 잘 버텨낼 기초체력을 갖췄다”면서도 “몇 달 버티는 것이 아니라 저성장 체제에 맞게끔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기업 체질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저성장체제에 의한 장기적인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높은 교육비를 향후 저성장체제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 경제는 저성장체제로 돌입해 경기침체나 불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을 늘리고,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구조 개편이 앞으로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체질개선 정도가 아니라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교육비가 우리 경제의 소비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어,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들어가는 엄청난 교육비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계속 ‘불황이다’ ‘생활이 팍팍하다’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정권 차원에서 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학입학제도 등 교육제도를 과감하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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