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크스바겐 출고센터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신흥시장은 비록 저성장이긴 해도 상대적으로 선진국보다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오히려 불황기의 핵심 승부처로 작용하게 된다. 2010년초 물러난 앨런 래플리 전 P&G 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개발도상국이라 할지라도 고소득층은 P&G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라며 “향후 4년간 신흥시장에 새로 20개 제조공장을 짓는 등 P&G의 중심을 신흥시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1월16일 ‘2012년 한국기업의 5대 경영 이슈’ 보고서를 통해 “각국 기업의 경쟁 격화로 ‘레드오션화’되고 있는 신흥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강점과 현지의 특성을 결합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도 신흥시장을 공략하며 불황을 이겨냈다. 안호이저부시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 맥주회사인 인베브가 미국의 안호이저부시를 M&A하면서 탄생했다. 이 회사는 불황 이전에 브라질,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시장다각화를 추진했다. 중국은 200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맥주 소비국이 됐다.



안호이저부시인베브는 글로벌과 지역 대표 브랜드를 나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이 회사는 세계 10대 맥주 브랜드 중 버드라이트, 버드와이저, 스콜, 브라마촙 등 4개를 보유하고 있다.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호가든, 레페 등 다국가 브랜드(미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판매되는 브랜드)·지역 브랜드를 합하면 전체 브랜드는 200개 이상이다. 각각의 브랜드에 맞게 지역관리를 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전 세계에 걸쳐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호가든은 국내에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웬만한 맥주집에서 취급을 하고 있고, 할인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생산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도 신흥국을 잘 공략한 기업으로 통한다. 이 회사는 M&A를 통해 스코다(옛 체코기업), 세아트(스페인), 아우디(독일), 벤틀리(영국), 람보르기니(이탈리아), 부가티(프랑스), 스카니아(스웨덴) 등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008년 불황기에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진출해 현지화된 모델을 출시해 신흥시장 수요를 끌어들였다. 각 브랜드의 가격대와 주력시장을 달리해 내부 출혈경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소형차에서 고급차, 상용차에 이르는 다양한 타깃 고객을 확보했다. 독일보다 중국에서 판매가 더 많을 정도로 중국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지난 6월 중국 현지 언론이 뽑은 현지화지수에서 맥도날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위스 식품업체인 네슬레는 주로 신흥국의 저소득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보급형 제품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소포장 제품도 내놨다. 불황기에 가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소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보급형 제품 매출은 더욱 확대됐다. 2008년 보급형 제품의 내부성장률(M&A 등을 통한 외부자원이 아닌 회사 내부 자원만을 활용한 성장률)은 27.4%에 달했다. 브라질에서는 4000여개의 판매업체와 제휴해 보급형 제품을 각 가정에 직접 배송하는 등 고객밀착 전략을 확대했다. 네슬레는 현재 33%인 신흥국 매출 비중을 10년 내에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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