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앨라배마의 현대차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생산 라인을 따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기업의 역할·이미지·신뢰도 등이 점차 중요해져 가는 추세다. 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기업에 대한 사회의 요구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자본주의 4.0, 착한 기업, 공유가치(Shared Value) 등의 개념이 부상한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불황기에는 더욱 더 커진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공정무역 제품의 매출액은 약 33억9000만유로로 2008년 29억5000만유로 대비 약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2008년에 약 280%, 2009년에는 210%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LG경제연구원은 “‘착한 소비’라고도 불리는 윤리적 소비는 경제 침체기에 소비자들의 긴축 대상이 될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더욱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부상으로 소셜파워들과의 소통도 기업에 중요한 과제가 됐다. 소셜파워가 기업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과거 쉽게 사그라지던 산발적인 여론이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확산돼 결집된 행동을 유발시킨다. 최근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횡포에 저항해 은행계좌를 폐쇄하자는 보이콧 운동이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면서 시작 3주 만에 60만명이 동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정적 의견이 쉽게 이슈화되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상 표출된 불만은 소셜파워로 발전해 기업에 유·무형의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알 수 있듯이 반(反)기업 정서가 고조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소프트파워가 기업경영에서 한 축을 차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소프트파워의 중요함을 잘 보여준 기업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차량 판매를 통해 사회적 문제해결에 동참함으로써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켰다.



지난 2008년말 북미 현대자동차는 차량구입 후 1년 이내에 실직해 차량을 사용할 수 없거나 할부·리스 금액을 낼 수 없게 되면 딜러가 차량을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불황 속에서 금융비용을 연체해 신용점수가 깎일 것을 두려워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차량 판매를 단행한 것이다. 현대차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냄은 물론 경쟁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미국 가정용품 생산업체인 P&G는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연간 수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착안, 2000년 개발한 식수정화제 퓨어(PUR)를 저개발국에 제공함으로써 인도주의적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소비자들이 P&G 제품을 구매하면서 인류 공동의 가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는 최근 감성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패턴이 제품의 품질 중심에서 기업의 품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잘 이용한 사례다. 특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방세제 등을 생산하는 P&G로서는 식수정화제로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었다.



구글은 상업적 이익에 매달리던 기존의 포털업체와 달리 소비자(네티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검색엔진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펼치며 소프트파워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 회사는 네티즌 불만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배너광고를 배제했고, 광고비에 따라 검색순위를 정하는 기존업계의 원칙에서 벗어나 검색 키워드에 가장 적합한 순서로 검색결과를 제공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조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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