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를 보면 그야말로 사면초가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세계 경제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처음에는 부채담보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예로 들며 가계부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각하게 여기는 모습이다. 물론 개인들로서도 내년은 힘겨운 행로가 예고돼 있다. 전문가들은 불황의 그림자가 깊어질수록 가계의 기초체력격인 빚부터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위해 받은 은행 대출금이 개인과 가정 전체를 파탄으로 몰고갈 수 있어서다.

불황기에는 고정금리 갈아타야 ‘안심’

    

u보금자리론 · 환승론 · 이지론도 ‘관심’



- 늘어나는 빚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변동에서 고정금리상품, 다양한 정책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최근 발표되는 정부기관, 민간 경제연구소들마다 내년도 우리 경제의 복병으로 거론하는 것이 있다면 가계부채 문제일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과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826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를 포함한 국민총처분가능소득(1204조6000억원)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68.6%였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국민총소득(GNI)에서 해외로 송금한 금액을 뺀 지표로 실제로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정리하면 소득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게 70%에 이른다는 말이다. 가계부채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총부채 비중은 지난해 말 151.6%에서 올 10월 158.5%로 상승했다.

경제 주체 중 하나인 가계가 느끼는 빚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한국은행,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조사 가구 가운데 74.2%가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가장 많이 사용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빚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파악하는 일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현재 얼마씩 대출이자를 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CD금리를 기준으로 이자가 부과되기 때문에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이자가 3개월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친구, 친지들에게 빌린 돈까지 세세한 내용을 종류별로 파악해 매달 얼마씩 이자를 내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면 자신의 재정상태에 대한 밑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된다. 이렇게 해야 자신의 소득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자산관리컨설팅 업체 TNV어드바이저스가 올해 초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6개 대도시 거주자(만 25~49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여러 부채 중 마이너스 통장(37.1%)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금액별로는 평균 8698만원씩 대출받은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로 보면 30대 초반은 전세자금대출, 40대 초반은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월 상환액과 금리, 만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로 정리해두면 자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순자산은 부채를 뺀 금액이다. 이런 기준으로 매달 상환액(이자, 원금 포함)을 계산하는데 만약 순소득에서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라면 ‘위험’, 50%를 넘는다면 ‘심각’한 수준이다. TNV조사에서 응답자들의 평균 자산은 3억6719만원이었으며, 그 중 부채는 16.6%인 6099만원이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상환 순서를 정하는 일이다. 이자를 생각하면 금리가 높거나 대출금액이 적은, 그러면서 만기일이 가장 가까운 상품 순으로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연체된 대출품목이 있다면 자금 상환부터 먼저 챙겨야 한다. 자칫 개인 신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 하락은 다른 경제활동에까지 영향을 준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 당장 현금이 없다면 예금이나 적금을 깨서라도 빚부터 갚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은행은 금액이 적더라도 장기 연체를 더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크든 작든 절대로 이자를 연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여윳돈이 생기면 대출금액이 적은 마이너스통장부터 없애 최대한 빚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잦은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자주 신용정보를 조회한다는 것은 그만큼 급전이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보여줄 수 있고, 이런 소소한 것들이 해당 기관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처럼 경기가 불황으로 치달으면 대출 상품을 갈아타는 경우가 늘기 마련이다. 갈아타는 주된 이유는 금리 차이다. 물론 이러기 위해선 중도상환수수료, 설정비 등을 감안해서라도 이자 부담이 줄어야만 한다.



일단 금리부터 살펴보면 은행별로는 신용등급에 따라 적용하는 금리에 편차를 둔다. 이를 확인하려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www.kfb.or.kr)에 들어가보면 된다. 현재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7% 선이다. 보통 금리는 개인 신용도와 대출기간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추가로 금리를 낮추기 위해선 거래은행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가령 월급을 받는 은행을 중심으로 거래한다든지 불필요한 카드는 없앤 채, 주거래은행 카드만 사용하면 추가 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하다못해 공과금이라도 주거래은행을 통해 거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각 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 할인혜택은 다양하다.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좋다. 지금 당장 내년 경기가 불투명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많지는 않지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 정도는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정부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가령 지금까지는 기준시가 3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서 상환기간이 15년 이상인 주택담보대출에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15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자에게만 소득공제 한도를 1500만원으로 늘려주고 그렇지 않은 대출에는 소득공제 한도액을 500만원으로 축소한다. 또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이 같은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 무리한 대출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신용회복위원회.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지금까지 고정금리가 예비대출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이유는 금리가 고정돼 있는 데다 두 상품 간 금리 차이가 2~3% 이상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상품들은 차이가 1~2%로 좁혀졌다. 지난 4월 출시된 신한금리안전모기지론은 최저 3년에서 최장 15년까지 5~5.8%(기본형)로 돈을 빌려준다. 이 상품 중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한데 묶은 혼합형은 3~5년은 고정금리로 적용받다가 그 다음부터는 코픽스(COFIX) 연동금리를 따른다. 오히려 변동금리형 상품의 금리가 연 5.19~6.59%로 높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형 분할상환대출인 ‘u-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로 최장 30년까지 고정돼 있다. 부부합산 연 소득액이 2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은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가 추가로 할인돼 10년 기준으로 최저 4%의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금융기관에 신청하는 것과 방식은 동일하지만 기존 은행 대출 상품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는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최근에 와서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마련한 바꿔드림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상품은 저소득·저신용자가 연 10%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상품문의 고객만 하루 3000명이 넘고, 서비스 시작 이래 지금까지 총 6만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연 20% 이상의 높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6개월 이상 이자를 낸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신용등급이 6~10등급으로 연 소득이 4000만원 이하면 신청 가능하다. 만약 연 소득이 2600만원 이하면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대출 금액은 금융사나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 원금 잔액 한도로 1인당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고금리로 고생하는 서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오랜 기간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전망이 불투명한 때일수록 안정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 상품을 갈아타려면 그에 따른 제반비용을 꼼꼼히 따지는 것부터가 급선무다. 이때 많이들 생각하는 게 중도상환수수료다. 대출받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금융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3년 이내에서 대출금의 0.5~1.5%를 수수료로 낸다.



만약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탄다면 설정비도 부담해야 한다. 은행이 아닌 고객이 부담하는 조건이라면 꽤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할 경우 금리는 다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꼭 챙겨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하는 대출 상품도 나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변동금리와 3개월 CD변동금리 등 두 가지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픽스 대출상품이 추가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환승론 · 새희망홀씨, 이자 줄이려는 서민들 애용

또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대출중개업체 한국이지론에서는 상담을 통해 각 금융회사의 ‘환승론’을 중개해주고 있다. 은행이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새희망홀씨는 10%대 고금리에 허덕이는 현금서비스론, 카드론 대출자를 위한 상품이다.



금리는 11~14% 가량 되는데 은행마다 성실 납부자에게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줘 연체 없이 꾸준하게 상환만 한다면 금리인하 혜택이 크다. 이 때문에 새희망홀씨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11개월 만에 1조원(1조232억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 김동궁 팀장은 “고금리면서 대출 총액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절약법

<식비와 생필품비가 유난히 많이 든다면>

- 대형마트는 2주에 한번만 가라

- 시장은 혼자서 가라

- 신문 속 광고 전단지는 외면해라

- 휴지나 치약 같은 생필품 사재기도 낭비다

- 육류는 할인행사 때 왕창 구입해라

- 외출 시 작은 물병을 준비해라

<교통비가 많이 든다면>

- 딱 10분만 일찍 일어나라

- 택시 타는 버릇을 고칠 수 없다면 지하철역까지만 타라

- 콜택시 부르는 습관을 없애라

- 때로는 택시 타는 것도 투자다

- 기름은 ‘만땅’ 대신 3만원씩 넣어라

- 트렁크 짐을 줄여라

- 기름값 대신 주차료를 아껴라

<외식비를 줄이려면>

- 디저트는 생략해라

- 한 달 단위 외식금액을 정해라

- 초대하는 습관을 들여라

- 요리하기 싫어 외식할 때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이용하라

<쇼핑을 즐긴다면>

- 의류는 시즌 세일에 맞춰 계획적으로 쇼핑해라

- 동대문시장, 정보가 없으면 가지 마라

- 정장은 이월상품 세일기간에 사라

-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라

- 인테리어 소품은 1만원짜리 10개보다 10만원짜리 1개를 구입해라

- 옷 사기 전 옷장 정리를 해라

<교육비와 기타 잡비가 줄지 않는다면>

- 인터넷 속에 훌륭한 교재가 있다

- 교사 딸린 학습지 대신 교재만 받아보라

- 5만원 이하 예체능 교육 강좌 알고 보면 많다

- 인터넷 소액 결제 우습게 보지마라

- 이동통신료가 부담스럽다면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라

<자료 : 짠돌군의 공짜사냥 www.jjandol.ba.ro>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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