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초기부터 원칙적인 대응을 일관되게 천명해왔던 현대자동차는 또 다시 양보의 카드를 꺼내며 노동조합에 힘을 보태주었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지난 20년 동안 보여주었던 태도 그대로다. 밀고 당기는 지루한 협상은 언제나 회사의 헛발질이었을 뿐이다. 때문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국내 최대라는 규모를 떠나서도 성과를 쟁취하는 데 있어 최고의 노동조합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거침없는 하이킥’의 저력은 무엇인가. 또 현대자동차는 노동조합의 속도위반에 왜 단 한 번도 제동을 걸지 못하는가. 지난 20년 동안 단 한 해를 제외하곤 파업의 외길을 걸어왔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해부한다.

성과급 차등지급 문제로 연초부터 부분파업에 나섰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하 현대차 노조)이 1월16일 미지급 성과급 50%를 지급하겠다는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현장라인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말 노조의 정치 파업과 성과급 사태로 발생한 생산 차질을 만회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가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비록 노조의 고소고발과 손해배상소송 취하 요구를 묵살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노조와 회사 모두 한 발 양보하는 명분일 뿐 시간이 흐르면 결국 취하라는 카드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회사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 것이다. 반면 노조는 손해 볼 것 없는 파업을 했다. 현대차는 지난 해 12월28일 연말 생산 목표를 98%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금협상 때의 합의서(생산 목표 100% 달성 시 성과급 150%, 95% 이상 달성 시 성과급 100% 지급)에 따라 1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은 목표 달성과 관계없이 지급해 온 것이 관례였다”며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들어갔고 끝내 파업사태까지 맞았다. 초기만 하더라도 회사는 과거와는 전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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