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이 나오면 때리려 하는 원리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4월2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내뱉은 말이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애플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애플은 4월1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탭 등 스마트기기 제품이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장의 말은 삼성전자가 잘나가니까 애플이 견제에 나섰다는 뜻을 담고 있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케이스가 아니다. 국제 특허소송은 상당수가 세계 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잘나가는 기업들을 주된 타깃으로 제기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정도를 넘어, 아예 땅을 빼앗아버리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도 많다.

글로벌 특허전쟁



첨단기술 앞세운 라이선스 대격돌세계시장 승자와 패자 가르는 최전선 부상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황(戰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전선(戰線)도 확대일로다. 죽느냐 사느냐,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는 주인공들은 군대가 아니라 기업이다. 무기는 총포가 아니라 특허다. 이른바 ‘글로벌 특허전쟁’이다. 오늘날은 경제전쟁 시대다. 주역은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다. 특히 지식기반의 디지털경제가 가속화하고 산업의 융·복합화가 진전되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특허 경쟁력은 모든 기업들에게 생존의 기반이자 성공의 무기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지식재산권 강화 추세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이제 특허 없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설령 특허가 있더라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자기보다 훨씬 많은 특허를 보유한 ‘특허공룡’들에게 언제든지 짓밟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태블릿PC 특허기술 침해 여부를 놓고 서로 맞소송을 제기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례는 피도 눈물도 없고, 인정사정도 볼 것 없는, 그야말로 험악하기 짝이 없는 글로벌 특허전쟁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특허분쟁 격화의 이면과 배경을 심층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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