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2005년 일본 소니 본사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석상에서 당시 윤여을 소니코리아 대표가 힘줘 한 말이다. 하지만 반응은 차갑다 못해 적대적이었다. 당시 삼성전자가 디지털TV를 들고 세계 1위인 소니 뒤를 바짝 쫓던 상황에서도 “죽어도 우리가 한 수 위”라는 분위기였다. 소니는 자만함으로 삼성전자의 존재를 가벼이 여겼다. 대가는 혹독했다. 이듬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시장을 석권한 소니를 추월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소니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70년간 전자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TV사업을 주도한 기업과 나라가 글로벌 전자산업의 강자 자리에 있었다. 1940~1960년대 미국 RCA, 1970~2000년대 초 소니, 2000년대~현재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전자산업에서 TV시장의 역할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처음으로 제치고 올라선 품목 역시 TV다. 두 기업의 치열했던 TV전쟁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현재 세계일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소니의 독주가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극명히 드러난다.

평판TV에서 희비 엇갈려TV산업은 2000년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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