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럽은 우리기업에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시장이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가 우리의 대표 수출품인 전자, 자동차 업종에서 한 수 위 기술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기술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유럽인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는 늘 한 수 아래로 보였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값싼 카피캣(복제품)’은 이젠 옛말이 됐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중인 우리 기업들의 선전을 살펴봤다.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la De′fense) 센트럴 커머셜은 파리 신흥 중심지로 부상하는 곳이다.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신(新) 개선문(La Grande Arche)이 들어선 이곳은 프랑스 경제의 심장부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파리 시민에게 신 개선문은 ‘인류의 영광을 위한 새로운 개선문’이라는 뜻에서 ‘인간개선문’으로 불린다. 지난 1989년 샹젤리제 개선문의 두 배 크기로 세운 이 조형물은 프랑스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다. 여기서 서남쪽에 위치한 라 데팡스 몰은 지역 내 최대 쇼핑몰답게 평일, 휴일 가릴 것 없이 많은 파리 시민들이 찾는다. 샹젤리제 거리가 관광객들 일색이라면 이곳은 주변에 직장을 둔 파리 시민들이 주 소비층이라는 것뿐 사람으로 넘쳐나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중에서도 입구에 위치한 오렌지(Orange)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20~40대 프랑스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최고 히트 메이커는 단연 삼성전자다.

오렌지가 12개 플래그십 스토어에 삼성전자 독립부스를 설치한 것은 소비 트렌드와 관련이 있다. 프랑스텔레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오렌지는 휴대폰 메이커들에게 ‘갑(甲)’과 같은 존재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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