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2005년을 글로벌 선진 항공사를 위한 도약의 해로 설정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완전 정착하고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 세계 10위권 항공사 대열로의 진입을 위해서다. 지난해 3월1일 창사 35주년을 맞아 2007년까지 화물 세계 1위, 2010년까지 여객 세계 10위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한 데 이은 자신감의 표출이다.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란 비전과 ‘엑설런스 인 플라이트(Excellence in Fligh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변화를 주도했던 지난 1년 동안의 결과에 조 회장 스스로 고무돼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경영 참여 30년째. 조양호 회장이 구상중인 대한항공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유니폼 교체는 단순히 의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저희의 정신 자세와 체질을 바꾸고 결의를 새롭게 하여 더욱 정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지난 3월24일 인천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 ‘새 유니폼 발표회’ 자리에 부인 이명희씨와 나란히 앉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얼굴에는 시종 만족스런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인사말을 통해 ‘변화와 도전, 그리고 혁신을 통한 비전 실현’을 다짐했던 조회장이었지만 긴장감보다는 오히려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이같은 조회장의 여유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었다.

 지난해 3월 창사 35주년을 맞아 조회장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그에 걸맞는 새로운 CI 구축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내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그 약속을 하나씩 가시화해 나가는 만족감과 자신감을 조회장은 이날 충분히 발산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미국 CBB사와 기내 고속 인터넷 도입 계약을 체결, 이달부터 승객들이 기내에서 웹서핑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청자색과 녹차색으로 단장한 새로운 분위기의 뉴 인테리어 1호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직종의 유니폼이 교체돼 오는 8월부터 새 유니폼을 입은 대한항공 직원들을 접하게 된다. 

 이처럼 비전 달성을 위한 혁신적인 계획들이 하나씩 구체화함으로써 2010년 세계 10대 항공사에 오르겠다는 목표 또한 착실히 달성되고 있음을 이날 조회장은 여유로운 미소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회장은 향후 고객들 앞에 내놓게 될 새로운 이미지의 CI와 서비스에 더욱 기대를 갖고 있다. 2004년부터 10년간 10조6천억원이 투자되는 고객 서비스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 새로운 이미지 창출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첨단 항공기 도입, 정보기술(IT) 투자, 기내 서비스 향상 등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한항공으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 믿고 있다. 

 이 가운데 조회장과 대한항공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A380·B787 등 첨단 항공기 도입과 기내 서비스 향상, 그리고 IT 투자 등이다. 최근 수년여 동안 보유 항공기를 최신형기로 세대 교체하는 한편,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기내 환경을 바꿔 나가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대한항공은 기내 환경 개선을 위해 기내 시트의 색깔을 기존 빨강과 파랑색에서 우리 고유의 빛깔인 청자색과 녹차색으로 점차 교체해 나가고 있다. 또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한항공 고유의 일등석 좌석인 코쿤(Cocoon) 스타일 슬리퍼 시트와 프레스티지석인 프레스티지 플러스 시트를 운용키로 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007년에는 에어버스사의 A380 초대형 여객기를 도입함으로써 대량 항공 수송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고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에도 크게 기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회장은 지난 3월2일 창립 36주년 기념사에서 “세계 어디서든 어떤 항공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고, 이름만으로도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줄 수 있으며, 누구나 타고 싶어 하는 세계 최고의 항공사를 만들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또 “변화와 격동이 예상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해 주도적인 체질 개선과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회장은 <이코노미플러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대한항공은 무엇보다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임직원들의 저력이 장점”이라며 “36년 전통의 저력과 양질의 자원을 활용하는 노하우로 무한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혁신을 통한 발전이 고객들에게 어떤 만족으로 다가갈지 기대를 갖게 한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선도 항공사의 비전과 함께 2010년까지 세계 10대 항공사로의 진입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전 달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체질 개선 및 변화 노력으로 리딩 글로벌 항공사를 실현하자는 게 대한항공 이 갖고 있는 비전입니다. 즉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내부 시스템을 확립하고 고객의 기대를 앞서가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은 창사 이래 지난 36년 동안 변화해 왔어요. 우리는 세계 항공업계의 변화에 맞춰 생존을 위해 변화해 왔고, 지금도 여러 가지로 변화중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은 굉장히 까다로울 뿐 아니라 또 고품질의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발표한 기내 의자라든가 기물, 주문형 오디오·비디오 시스템 등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3월에 새 유니폼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변화 의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신년사에서 10-10-10 운동을 주창하셨는데 비용을 줄이겠다는 말이 구조 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구조 조정은 맞습니다. 어떤 구조 조정이냐가 문제죠. 사람만 자르는 게 구조 조정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찾아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게 구조 조정입니다. 즉 일부에서 생각하는 그런 구조 조정이 아니라 비용 절감, 효율성 향상 그리고 성장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구조 조정입니다.

 

 최근 ‘2005년 임원진 세미나’에서 ‘HI-END 마케팅’을 지향하겠다고도 밝히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구체적인 추진 방향도 말씀해 주시지요.

 ‘HI-END 마케팅’은 최고의 품질을 찾는 고객 요구에 맞춰 고객의 기대를 앞서가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올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유니폼 변경, 기내 인터넷 서비스, 일등석 코쿤 스타일 슬리퍼 시트, 프레스티지 플러스 시트 도입 등도 이의 일환입니다.

 올해 경영 목표를 보면 영업 이익은 지난해 대비 2000억원 정도 늘려 잡았는데 경상 이익은 400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어떤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런 경영 목표를 설정했습니까.

 경상 이익을 지난해보다 줄여 잡은 것은 지난해처럼 환산익(換算益;환율 변동에 따른 장부상의 이익)에 의한 숫자상의 이익보다는 알찬 영업 이익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적게 잡은 것입니다.

 재계는 현재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투명 경영 및 윤리 경영은 글로벌 선도 항공사의 필수 요건으로 이에 걸맞는 기업 지배 구조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이사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분기별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열린경영포럼과 기업윤리시스템,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 등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은 육해공 물류 전문 그룹으로 그룹 구조 재편과 지배 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항공사간 제휴가 세계적 추세입니다. 대한항공은 현재 스카이팀(SKYTEAM)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동맹체 활동을 통해 거둔 성과는 어느 정도입니까.

 노선망 확대 및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이란 성과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회원사의 장점을 벤치마킹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국제적 마인드 향상 및 국제화 인력 양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이미지 향상과 수입 증대 효과도 성과라고 할 수 있지요. 스카이팀은 지속적으로 신규 회원사 영입을 추진해 왔는데 현재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노스웨스트 등 9개 회원사가 활동중이며 아에로플로트, 중국남방항공과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대한항공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임직원들의 저력입니다. 또 항공기, 노선망, 서비스 품질 등 양질의 물적 자원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특히 36년 전통의 저력과 양질의 자원을 활용하는 노하우로 무한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향후 항공 분야 이외의 다른 산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없습니다. 대한항공은 항공 분야에만 전념하는 포커스를 갖춘 항공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진그룹은 세계적 수송 물류 그룹으로 발전해 가기 위해 이 분야에만 집중화할 것입니다.

 저가 항공사 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어떤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저가 항공사의 등장을 환영합니다.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는 데다 현재 국내선 운임을 비싸다고 생각하는 이용객들에게 저가 항공이 얼마나 저가로 갈 수 있는지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에요. 저는 성공적으로 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한항공도 저가 항공사 진출 계획이 있는지요.

 국내에선 저가 항공사가 필요 없다고 보고 있어요. 다만 대한항공을 경쟁적인 항공사로 만들고 국제선에서 저가 항공사가 필요하다면 항공사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의 구조로 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제주에어 출범으로 제주 노선에 대한 변화가 있습니까.

 저가 항공사는 작은 비행기에 로(low) 서비스를 하는 것이고,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많은 고객들은 고급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서비스보다 더욱 발전시켜 좋은 서비스로 경쟁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서비스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서비스라는 것은 주관적인 겁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고객 서비스 향상이란 약속을 언제 이행할 것이냐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의자를 교체한다고 했을 때 저희들이 기존 제품을 구입해 설치하는 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자체 개발했어요. 또 우리가 개발했다고 당장 비행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제 공인 기관의 감항 검사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그 검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빠르면 6월부터 모든 것을 보여줄 수가 있어요. 일단 검사에 합격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므로 빠른 시일내에 특정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약속한 것은 말로만이 아니라 지난해 시트를 보여줬고, 유니폼을 보여줬습니다. 유니폼, 시트, 기물 등을 당장 보여준다고 한 게 아니라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지난해 발표한 것이고 지금 그것을 단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항공산업의 전망과 그 속에서 대한항공의 성장 동력은 무엇인지요.

 세계 항공산업은 6%대의 꾸준한 여객 수요의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입니다. 특히 태평양 노선 6%, 유럽 노선 7%, 아시아 역내는 8%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어요. 화물 수요도 여객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 수요 증가에 모든 역량을 집중, 수익 확대와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요. 대한항공 노선망과 스카이팀을 최대한 활용해 전세계를 망라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입니다.

 

 올해 신규 취항 등 노선 확대 계획에 대해 들려주시지요.

 선진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항공사로서 세계 곳곳을 연결하는 노선망 확대에 주력할 것입니다. 유럽 노선은 올해 취항 30년째를 맞이하는데 3대 도시인 파리, 런던, 프랑크푸르트에 간선 운항 체제를 운용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2004년 12월 마드리드에 이어 암스테르담도 3월28일부터 주 3회 직항 노선을 개설했지요. 또 미주 노선은 6월2일부터 시애틀에 주 3회 신규 취항할 계획입니다.

 KAI 지분과 관련, 두산중공업측과 이야기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습니까.

 KAI 문제는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대해 두산중공업이 완전히 정리를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두산중공업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하기에는 이릅니다. 그러나 서로의 기본 입장에 대한 견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고유가에도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도 고유가가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업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당분간 저유가 시대는 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때문에 고유가 환경하에서 생존 전략을 전개해 가야 합니다. 고유가로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테지만, 세계 경기의 호조 지속과 국내 경기 회복세로 항공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환율 하락으로 외화 지출 비용이 감소하고 항공 수요 호조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항공이 할 수 있는 경영 여건에서 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아요. 환율, 유가 문제 등을 감안해 흑자 계획을 세웠고 작년과 같이 올해도 모든 임직원이 열심히 하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원화 강세와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징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10-10-10(비용 10% 절감, 생산성 10% 향상, 수입 10% 향상)의 집중적인 실행과 내실 있는 사업 운영 등으로 올해 경영 목표인 매출 7조8000억원, 영업 이익 6000억원, 경상 이익 4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가가 어느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그것을 알고 있으면 제가 여기에 있지 않을 겁니다. 돈 많이 벌었겠죠(웃음). 제가 보기에 분명한 것은 40달러 이하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그리고 오르는 것은 여러 가지 국제적인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하기가 힘들어요. 다만 너무 가격이 오르지 않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유니폼은 항공사 이미지를 대표합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직종의 유니폼을 교체했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변화에 대한 의지와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다시 말하면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의 비전 달성을 위한 확고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예전의 유니폼과 새 유니폼을 비교해 보면 대한항공 유니폼에서 나타났던 태극 문양과 같은 대한항공을 나타내는 표시가 하나도 없는데요. 의도된 것입니까.

 하늘색이 대한항공 고유의 색깔이기 때문에 표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유니폼의 심벌은 국제적인 수준과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너무 한국적인 것과 대한항공을 강조하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니폼 디자인을 외국에 의뢰했는데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에게 의뢰한 이유가 있습니까.

 국내에도 많은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이번에 유니폼을 포함한 모든 디자인이나 인테리어의 목표를 세계화, 글로벌리제이션에 맞춰 국제 기준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화하면서도 한국의 액센트를 주려 했습니다. 한국 사람이 입어서 한국의 액센트가 아니라 외국 사람들이 보는 한국의 액센트를 찾아서 강조해야 더 강조가 되기 때문에 외국 디자이너에게 맡긴 겁니다.

 

 유니폼 디자인 제작 의뢰를 하면서 한국적인 이미지를 요구했습니까.

한국적이란 것은 아시겠지만 청자 색깔에 외국인들이 반했습니다. 우리 대한항공이 그동안 사용해 온 청색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적인 액센트는 바로 청자 색깔입니다. 그래서 스카이블루라고 하지 않고 청자블루라고 부르고 있거든요. 청자가 바로 한국을 상징하는 액센트라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 과정에서도 우리와 협의하며 청자색을 한국적인 액센트로 사용하자고 했습니다.

 

 지난해 항공 노선과 관련해 항공사간에 갈등이 있었는데, 아직도 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공 정책이 변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전제하에 소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 대한항공이 정부에 건의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습니까.

 항공정책에 대해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책의 기준과 원칙 없이 항공 노선이 배분된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미비한 점이 있어 그것을 확인하려 했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은 항공사가 예측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달라는 겁니다. 이번에 우리가 노선 배분과 관련해 요구하는 것이 이스탄불 노선이에요. 그런데 이스탄불 노선을 배분받았던 항공사가 띄우지 못해 다시 건설교통부로 돌아갔고, 지금까지의 원칙에 의하면 한쪽 항공사가 뜨지 못하면 건설교통부로 넘어간 후 다른 항공사로 가도록 돼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띄우겠다고 계속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요구하는 거예요. 그렇게 원칙과 기준을 지켜 달라는 것 이외에 요청할 내용은 없습니다.  

 

 회장님의 경영 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저는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항공운송업은 수백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 항공기만큼 복잡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 있어요.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미래 지향적 경영이 최고 경영자의 이상적 덕목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탄탄한 내실 경영을 추구하고 있지요. 사업이 잘 된다고 무리한 확장을 하기보다 위기 때 빛을 발하는 내실 경영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세찬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지 않습니까. 여기에 기업은 자격을 갖춘 전문 경영자가 맡아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기업은 물려받는 게 아니라 자격을 갖춰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전문 경영인 시대로 업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경영자의 기본 조건이지요. 항공사는 권위만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 업종입니다. 



 경영을 떠나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없겠지만 여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시는지요. 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비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지요.

 건강이 만사의 근본이란 생각에서 수년 전부터 틈틈이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찾아 심신의 피로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사진 취미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비즈니스에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실 테고….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 주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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