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한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하 통합거래소) 초대 이사장은 한 해 1000조 원이 넘는 국내 자본시장을 관리, 운영하는 총사령탑이다. 또 이 이사장은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동북아 금융 허브 구축’의 최전방에 서 있는 첨병이기도 하다. 그가 추구하고, 실천하는 자본시장 발전 ‘3개년 로드맵’에 따라 국내 증시의 국제화는 물론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지난 1월27일 오랜 진통 끝에 증권 관련 4개 기관인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선물거래소, 코스닥위원회를 통합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하 통합거래소)가 공식 출범했다. 국내 자본시장을 한데 묶은 통합거래소는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첫 번째 작품이다. 

 이번 통합거래소 탄생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는 다시 씌어지게 됐다. 지난 1956년 3월3일 12개 상장사를 가진 ‘대한증권거래소’가 한국의 공인 자본시장으로 출범한 이래 49년 만에 자본시장의 ‘얼굴’이 바뀌게 된 셈이다. 

 통합거래소는 ‘회원제’를 버리고 ‘주식회사 형태’로 출범했다. 지분은 증권거래소 82.60%, 선물거래소 41.16%, 코스닥시장 12.52%, 코스닥위원회 0.72% 등의 비율로 구성되며 증권사와 선물회사 46개사가 각각 2~4%씩 보유한다. 보다 효율적인 주식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국제 자본시장에서 발 빠른 행보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 통합은 거래 비용 감소와 이용자 중심의 편의 확대를 통해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향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실제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미 여러 해 전 통합거래소를 발족시키고 거래상품의 확장에 나서면서 세계 주요 시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세계 증시 통합의 흐름에 발맞춰 경쟁 대열에 뛰어들게 된 통합거래소는 지방 분권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국내에서는 또 다른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사를 부산에 두면서 지역 균형 발전의 실험 장치로서 역할도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대 사령탑에 오른 이영탁 이사장(58)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이사장은 행정고시 7회(1969년)로 경제기획원 출신이지만 재무부 증권국장 등을 거치며 증권시장 쪽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승우 해양수산부 장관,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이 그의 행시 동기다.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교육부 차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1999년 공직을 잠시 떠나 KTB네트워크 회장을 맡기도 했다. 

  2월14일 부산 본사에서 만난 이 이사장의 모습은 과도한 업무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통합거래소가 진통 끝에 외형적 시장 통합은 이루어졌지만 통합 주체와 자회사 등 이해당사자 간 이견으로 화학적 통합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이사장의 각오는 다부졌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기 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한 해외 기업 유치, 거래 비용 인하, 상품 개발 등 단계별 플랜과 어느 정도 구체적인 청사진도 소개했다.

 조직 통합 문제에 있어서는 “개별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겠지만 시장의 자율성이 통합의 원칙과 상충될 경우 통합의 원칙에 모든 것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힐 만큼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즉 통합거래소의 목표를 수정하거나 우회하는 차선책을 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랜 진통 끝에 통합거래소가 출범했습니다. 시장 통합이 시장 참가자들에게나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십니까? 

 “우선 통합으로 자본시장이 효율성을 갖추게 되면서 투자자·기업·증권회사 등 시장 참여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참여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참여자의 확대로 증시 또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더 나아가 증시 발전으로 국내뿐 아니라 국외 고객들이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등 양적·질적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합은 국제 자본시장 경쟁의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합거래소의 주식회사로의 전환과 거래소의 상장도 이 같은 추세의 일환이죠. 시장 통합과 주식회사로의 변신은 앞으로 시장의 건전성이나 신뢰도를 높여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자본시장의 국제화는 경제적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수단입니다.” 

 

 실질적인 시장 운영은 서울에서 이루어지는데 통합거래소의 본사를 부산에 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데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일단 통합 이전에 본사를 부산에 둔다는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인정하고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사가 어디에 위치했느냐 하는 것보다 어떻게 자본시장을 키워나가느냐가 더욱 중요하니까요.” 



 정부 주도의 통합으로 독립 경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으로 독립 경영을 어떻게 정착시켜 나갈 생각입니까? “

 "사실 통합거래소의 출범은 법률적인 사항으로 출범 시 정부로부터의 완전 독립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통합거래소 이사회 구성은 사외이사의 수가 사내이사보다 더 많고 업계와 학계 출신의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독립 경영을 위한 준비가 된 상태라고 봅니다. 향후 통합거래소가 IPO(기업 공개)를 통해 상장하고 주주 중심의 경영이 정착되면 시장에서 독립 경영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거래소 출범과 함께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통합거래소가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을 조기에 안정화시켜 통합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고객과 주주 중심의 투명한 선진 경영에 힘써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고 거래소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통합거래소 출범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인력 및 조직 통합 등 화학적 융합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거래소, 유관기관 등 이해당사자 간 조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문제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 예정입니까? 

 “어떤 기업이든 조직 융화나 직원 사기가 중요합니다. 사실 통합거래소는 이질적인 4개 기관이 통합된 만큼 조직 융화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창립 직후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직책 보임자 워크숍’을 실시해 이어 본부별로도 소속 직원 임직원 워크숍을 실시하여 새로운 조직 문화 창출과 조직 일체감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원만한 화학적 통합을 위해 각 사업본부 간 활발한 인력 교류를 통해 상호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서 이기주의 및 파벌 조성을 엄단할 예정입니다.” 



 거래소, 유관기관 등 시장 종사자들의 수가 1000여명이 넘습니다. 명예퇴직 등 구조 조정은 물론 상시 구조 조정 체제를 통해 적정 인력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주식회사 전환을 계기로 새로운 인사 시스템이나 임금 체계를 도입할 계획은 있는지요? 

 "통합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유 인력에 대한 구조 조정은 불가피했습니다. 그나마 통합 대상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큰 탈 없이 인력을 축소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일시적 구조 조정이 아닌 성과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성적에 따라 보상과 인사를 하는 등 상시 구조 조정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 결과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자체 평가해 임금피크제, 직급정년제, 준정년제 및 성과 중시 경영 체체 구축 등 조직 및 인사 시스템을 재설계할 생각입니다.” 



 청산 결제 등 업무 통합 문제에 대한 증권예탁원, 증권전산 등 자회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요. 이에 대한 조정 방안은 마련했나요?

 “자회사뿐만 아니라 증권 유관기관의 역할 및 업무 영역의 명확화를 위해 관련 법규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할 및 업무 영역은 증권시장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해야 하고 각 유관기관의 이익보다는 시장 발전 및 이용자의 이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할 예정입니다. 또한 통합거래소의 자회사와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관련 법규상 자회사와의 설정된 역할 및 업무 영역을 바탕으로 기존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2002년 야간전자거래시장(ECN) 개장으로 반나절 거래가 가능했지만, 시장 이원화와 제도적 문제점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증권거래소 흡수 통합 등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ECN 처리 및 주·야간 시장 연동 계획이 있습니까? 

 “현재 ECN 시장의 수요가 크지 않아 경영의 어려움이 있는 만큼 ECN 시장을 통합거래소에 흡수하기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ECN 시장이 불가피하게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경우 ECN 시장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규 거래시간을 늘리지 않고 시간외 거래시간을 조정해 ECN 기능을 일부 흡수할 계획입니다. 현재의 ECN 거래시간은 오후 4시부터 9시까지이나 통합거래소로 기능이 흡수될 경우, 예컨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정도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거래소 통합은 완료됐지만 자칫 거래소, 코스닥, 선물시장 등 시장 간 규모나 시스템이 크게 달라 균형 발전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시장 간 균형 발전을 이루어 나갈지 궁금합니다. 

 “통합거래소는 개별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전체 시장의 효율성이 제고되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는 개별 시장의 정체성 확보와 시장의 건전성 확보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대해 큰 원칙에는 대체로 동의하며 유가증권시장은 ‘중대형 우량 기업 중심 시장’, 코스닥시장은 ‘중소·벤처기업 중심 시장’으로 차별화해 육성할 예정입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수준의 건전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고,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진입을 쉽게 하되, 기업이 부실화되는 경우 퇴출 역시 쉽게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입니다. 선물시장의 경우도 KOSPI 200 상품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체 상품의 개발에 역점을 두고 국내외 투자자의 수요 및 타당성 검토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상품 선물 개발에도 역점을 둘 것입니다.” 





 증권사 등 거래 관계자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통합거래소 출범으로 투자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사실 선진 시장에 비해 국내는 투자 비용이 많이 비싼 편인데 언제 어느 정도까지 비용을 낮출 계획입니까?

  “통합거래소 출범에 따라 전산 시스템 통합 및 관리 비용 절감, 인력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거래 비용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비용 절감에 따른 수수료 체제 개편 문제는 향후 통합거래소의 수익 상황, 배당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의견 수렴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기에 상당 부분 낮추는 개편 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국내 주식 거래의 경우 일반적인 거래 수수료보다 정부가 거둬들이는 증권거래세가 10배 이상 높은 상태입니다. 거래세는 또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비용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거래세 인하나 폐지에 대한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식 거래의 경우 공평성, 중립성 등의 조세 원칙의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장기적인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과세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는 거래세를 두고 있지 않고 주식 투자 이익에 대해서 과세하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주식 거래에 대한 과세는 단순히 거래세 인하나 폐지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주식 거래 과세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할 사항이라고 봅니다.” 



 시장 통합으로 무엇보다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양하면서도 선진화된 상품 개발을 위한 조직 개편 등 어떤 묘책을 갖고 있습니까? 

 “조직 통합 시 현·선물 연계 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신상품 개발을 전담하는 팀을 확충했습니다. KOSPI 200 상품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체 상품의 개발(STAR지수 선물 등)뿐만 아니라 국내외 투자자의 수요 및 타당성 검토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상품 선물 개발에도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취임 이후 통합지수 등 다양한 인덱스 개발을 선언했는데, 인덱스 개발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먼저 통합지수 개발은 상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현재 지수는 거래소, 코스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지수의 기준 연도도 다르며 대표성도 없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양 시장을 대표하는 통합지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밖에도 환경지수 등 각종 지수를 만들어 투자자 편의를 극대화하고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주식회사로 전환한 통합거래소의 상장에 대해 시장은 물론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상장 계획은 어떻습니까? 

 “통합거래소의 IPO(기업 공개) 및 상장 추진은 증권회사에 편중된 소유 구조 개편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의 필요에 의한 것입니다. 통합거래소의 상장 시기는 국민적 합의가 있고, 시장 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1년 이내에 상장되도록 추진할 예정입니다. 홍콩 시장의 경우 통합 후 3개월 만에 상장했지만 통합거래소의 경우 초기이고 시장 관리라는 공적 기능을 우선적으로 확립해야 하는 의무도 있기 때문에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통합거래소 신경영 계획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졌습니까?

 “각 시장본부별로 결과를 보고받아서 3월 중 신경영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이라는 비전을 위해 임기 100일, 임기 1년, 임기 3년 동안 해야 할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할 방침입니다.”



 글로벌화에 발맞춰 증시에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의 상장도 적극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압니다.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또 어떤 기업들이 상장을 희망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외국 기업 상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기업 상장을 위해 그동안 중국 상장설명회와 개별 기업 방문 활동 등을 전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2~3개 중국 기업이 우리 증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어느 정도 기업이 우리 증시에 상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기업들은 물론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까지 유치 기업을 확대해 빠른 시일 내에 국제화 시장에 걸맞은 위상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계속되는 질문에 이 이사장의 피곤한 기색이 짙어지자 잠시 쉬어가는 티(Tea)타임을 가졌다. 차를 마시는 동안 해외 기업 유치와 관련해 오는 10월 화교총연합회가 국내에서 화상대회를 개최한다는 얘기를 귀띔하자 이 이사장은 관심 있는 표정으로  “어디에서 어떤 업체들이 참여하느냐”며 연거푸 질문을 던지곤 곧바로 실무자에게 화상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화상대회에는 중국 내 유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여 통합거래소의 해외 기업 유치 계획에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본시장 개방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상당히 높고 이에 따라 외국인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영향력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외국인의 우량주에 대한 집중적인 매수로 외국인 지분율이 상당히 높고 증시 영향력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외국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증시 투명성 노력과 함께 기관 투자자 육성, 연기금의 투자 정책 및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식 투자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외국 자본의 M&A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산업에 대한 투자로 시장 지배와 국부 유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외국 자본이 실제 경영보다 단기 시세 차익 등에 관심이 많을 경우에 국부 유출 등의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 자본에 대해 글로벌 기준에 따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고 증시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한 감시 활동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외국인의 과도한 배당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수익성이 좋지 않는 기업의 고액 배당에 대비한 채권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증권집단소송제가 본격 확산될 경우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말씀하신 대로 증권집단소송제가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분식 유예 등 보완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제도적인 부분이라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12월 이사장 선임 이후 건강도 챙길 겨를 없이 통합거래소 정비에 온 힘을 쏟아온 것으로 들었습니다. 국내 자본시장 시스템을 움직이는 수장으로서 건강관리도 중요한데요.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사실 이사장 내정 이후 통합거래소 출범 준비로 건강을 돌볼 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사장 선임 이전에 꾸준히 테니스를 해왔고 등산으로 건강을 다져와 현재 큰 무리는 없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그동안 즐겨왔던 테니스, 등산을 계속해 건강을 유지해 나갈 생각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깔끔한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영양제가 눈에 띄었다. 이순을 목전에 둔 그가 이사장 취임 이후 건강도 돌볼 새 없이 얼마나 분주하게 생활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에는 따스한 온기와 함께 강한 힘이 배어 나왔다. 그의 노고로 통합거래소가 초기 여러 난관을 헤치고 국제 자본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임상연 기자 / 대담 : 이창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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