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미풍(微風) 수준이었던 여풍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 약풍(弱風)으로 바뀌더니, 어느새 강풍(强風)을 거쳐 건장한 사나이마저 날려 버릴 듯한 기세의 태풍(颱風)으로 변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다. 단지 대한민국 여성의 숫자가 남성의 숫자를 앞질렀다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풍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물밀듯 밀어닥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특히 남성사회)는 아직도 여풍을 한여름에 더위를 씻어 주는 바람 정도로만 ‘애써’ 여기는 분위기다.
<이코노미플러스>와 w-insights (옛 미래여성연구원)은 최근 불고 있는 여풍에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여풍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키로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여성들이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해 ‘자랑스러운’ 여성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앞으로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part_1 여풍의 4대 효과



 하나, 건전한 소득·소비 늘어나

 불황 벗고 2만달러 시대로 ‘우뚝’



  “맞벌이 이후 생활이 나아진 건 당연한 얘기죠. 지금처럼 어렵다고 할 땐 둘이 벌어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기도 하죠. 서민들에겐 월급봉투가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생계수단이잖아요.”

 결혼 7년차인 김경희씨(36)는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2년 정도 직장을 관뒀다가 2001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김씨는 결혼하자마자 임신한 덕분(?)에 직장을 관둬야 했다. 소득이 줄었지만 소비는 줄지 않았다. 그동안 고정적으로 쓰던 돈이 있던 터라 지출을 한꺼번에 줄일 수 없었다.

 3000만원에 달하는 남편의 연봉만으로 생활하자니 살림살이가 점점 쪼들려 갔다. 결혼하면서 전세자금으로 대출받은 2000여만원은 다달이 이자만 갚고 대출기한은 계속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부부가 짠돌이, 짠순이로 살면서도 부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생필품 중심으로 지출을 했지만 저축도 못했고, 빚도 갚지 못했어요.”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하면서 이제 남편도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김씨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혼자 벌어 살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고 느꼈던 것도 그 즈음이었다고 한다.

 “애는 자꾸 커 가고 도저히 남편 혼자 벌어서는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고요. 그렇다고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을 뻥튀기할 수도 없고….”

 재취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다시 직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맞벌이를 하면서 일단 생활이 윤택해졌다. 남편도 연봉이 올라 이들 부부의 소득은 외벌이 때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4000~5000원 하는 커피 한잔 값이 아까워 지나치기만 했던 스타벅스에도 여유 있게 들릴 정도가 된 것이 김씨에겐 작은 기쁨이다.

 김씨는 요즘 잘 나가는 적립식 펀드를 포함해 200만원가량 저축한다. 무엇보다도 맞벌이 3년 만에 내 집을 장만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물론 대출을 받아서 가능했지만). 그렇게 넓은 평수는 아니지만 전셋집에 살다 내 집을 마련하게 됐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김씨는 거실과 욕실을 마음에 드는 스타일로 바꾸고 새집에 들어갔을 때가 아직 눈에 선하다.



 여성의 소비는 선순환 경제로 가는 지름길

 소득이 많아져 소비 수준은 올라갔지만, 그렇더라도 예전 어려운 때를 생각하면서 무작정 소비 수준을 늘리지는 않았다. 차량 구입 같은 지출이 큰 품목은 1년에 2회 정도로 줄이기로 남편과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살 때는 아무리 값싼 품목이라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먼저 제품을 고를 때는 제 아무리 재질이 좋고, 기능이 뛰어나도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 눈길을 주지 않았다.

 “사야 할 제품을 선택한 후에는 지극히 합리적으로 접근합니다. 내가 선택한 명품 브랜드를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인터넷과 이곳저곳 상점을 찾아다니죠. 적어도 남편처럼 술을 먹어서 없애지는 않아요.”

 그러나 김씨 부부의 외식비 지출은 많아졌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툭 하면 밖에서 식사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쟁 같은’ 삶을 살지만, 희망이 있기에 힘든 줄 모른다고 한다.

 김씨 부부와 같은 사례를 구구절절하게 들지 않더라도 맞벌이가구의 소득이 비맞벌이가구보다 많다는 게 통계청의 조사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05 통계로 본 여성의 삶’에 따르면, 맞벌이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4259만원으로 비맞벌이가구의 3161만원보다 35.8%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맞벌이가구의 경우 소득자는 대부분이 남성이다. 이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50.1%(2005년)로, 남성의 74.8%에 한참 못 미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구의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구당 소득이 올라가면 1인당 국민소득도 당연히 상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 진입을 위한 조건 즉, 1인당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도 앞당겨질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에 따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인 국가의 경우 53.4%인 데 비해 2만달러인 국가는 60.8%, 3만달러인 국가는 68.3%, 그리고 4만달러인 국가는 75.7%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의 평균인 78.4%와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고학력의 경제활동 잠재 여성인력이 125만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남게 될 경우 손실이 약 20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득이 늘면 정부나 기업이 애타게 쳐다보는 소비 곡선도 상승하는 법. 앞서 언급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가구의 소비가 비맞벌이가구보다 10.9%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면 기업의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개인소득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의 궤도에 올라 경제는 불황을 벗고 호황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의 몫은 맞벌이부부 중 누가 더 클까. 앞서 소개한 맞벌이가구의 사례를 보더라도 가계살림을 맡고 있는 여성의 몫이 더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설령 부부 각자의 소비 증가분이 같다고 치더라도 시장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소비는 여성 쪽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애드의 ‘2004년 소비자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물건을 살 때 꼼꼼히 살펴보거나 여러 상점을 둘러보며 가격을 비교하는 부문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 및 실천이 앞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 여성들의 소비가 오는 2008년에는 1760억달러, 2013년에는 224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는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의 보고서는 천만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둘, 쏟아지는 여성산업

 신성장산업으로 한국경제 활력넘쳐



 씨가 맞벌이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육아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직장생활을 계속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땅히 믿을 만한 육아시설이 없고, 있어도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육아 및 가사도우미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단순히 아이만 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생후 6주에서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고학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유한 교육튜터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사업 아이템이지만, 사업자 대부분이 영세하거나 영어나 수학 등 특정 학습에만 프로그램이 집중돼 있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서 앞으로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여성이 소득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신성장 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여성 전용’ 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에서 여성 전용 헬스센터는 ‘빅 비즈니스’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구멍가게 수준이 아니다. 국제 헬스, 라켓 및 스포츠클럽협회(Int’l HealthRacquet & Sportsclub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 전체 3600만 헬스클럽 회원 중 52%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산업의 매출액도 지난 2002년도에 13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여성 전용 헬스센터는 요즘 바쁜 여성의 ‘니즈’를 겨냥해 비즈니스 기회로 확산해 나가고 있다. 요즘 스파와 요가 및 단전호흡을 결합한 ‘엑서사이즈 스파’(Exercise Spa)가 전국 곳곳에 세워지고 있으며, 여성 전용의 체력 단련 센터도 늘어나고 있다. 여성회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피부영양(nutrition), 진도율 추적장치(progress tracking), 개인 교습(personal training), 운동시간을 알려 주는 기구(workout reminders), 운동복 및 관련 기구 시장도 유망하다.



 여성 전용 서비스·상품 ‘봇물’

 ‘24 Hour Fitness’ 센터 연구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최대 12분가량 운전해 도착할 수 있는 헬스센터에서 30~45분 정도 운동하는 걸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2006년 여성 전용 피트니스 클럽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00엔의 저렴한 가격으로 30분 한정의 간단한 트레이닝이 가능하고, 남성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40~60대 주부층의 시선을 집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비부머(2차대전이 끝난 1946년부터 65년까지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 세대 여성들이 이젠 40세에서 50대로 진입하고 있음에 따라 노화 및 갱년기를 막아 주는 시장도 크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노화방지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90억달러에 달한다. 45세에서 55세 사이의 여성은 ‘회춘을 바라며 더 건강하게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 유망한 분야는 운동용 스파, 요가, 금연 프로그램, 카운슬링, 바이오테크 리서치, 가벼운 담요, 작은 종이 수건 및 장난감 같은 상품이다. 이들 상품들은 갱년기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준다.

 캐나다의 40~6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류시장도 아직까지는 업체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분야 중 하나다. 의류업계 전반에서는 중년여성 대상의 의류시장이 지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들면서 베이비부머 여성 대상 의류시장이 당분간 만족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캐나다 최대 규모의 여성의류 제조 판매업체인 라이트만스 캐나다(Reitmans Canada)는 2005년 11월 40세 이상의 여성 소비자층을 핵심 타킷으로 하는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년여성층이 의류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그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 외에도 이들의 소득 수준이 높고, 자기 관리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년여성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고,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의류들은 패션 감각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착안해 라이트만스는 자체 브랜드인 ‘라이트만스’를 통해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현대적 감각의 의류를 중년여성층의 취향에 부합하도록 맞춰 판매함으로써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성 중심의 시장도 여성 중심으로 급변할 기세다. 남성의 전유물이던 자동차와 면도기, 발모제 시장에서 여성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들어 스웨덴 여성운전자들의 차량 보유율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지난 1972년 18%선에 머무르던 여성운전자들의 차량 보유율이 2004년에는 34%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운전자들의 차량 보유 대수는 1972년 197만7300대에서 2004년 220만1000대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향후 여성운전자들을 겨냥한 차량 판매마케팅에 힘을 실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7월~2003년 7월 동안 스위스 내 면도기 총 매출액은 약 40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가량 감소했으나, 여성용 면도기의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ACNielsen(www.acnielsen.ch)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스위스 내 남성용 면도기시장은 2002년 7월~2003년 6월 동안 352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3280만달러에 비해 약 0.9% 감소했으나, 여성용 면도기는 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540만달러에 비해서는 2.2%, 2년 전의 450만달러에 비해서는 23.7%가 성장한 걸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전체 면도기시장에서 여성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2.7%(2000.7~2001.6), 14.2%(2001.7~2002.6), 14.6%(2002.7~2003.6)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여성용 발모시장 급성장하고 있다. 여성 발모제시장 규모는 연간 300억엔 이상으로 각 사는 독자적인 성분으로 격렬한 판매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세이도가 지난해 3월 발매한 여성용 ‘약용아데노겐’은 뛰어난 용기 디자인도 한몫해 발매 후 열흘 만에 연간 목표의 절반인 50만개를 출하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 발모제품에 전혀 관심이 없던 여성들에게 타깃을 맞춘 신제품이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연간 약 280억달러에 달하는 캐나다의 홈리노베이션(주택 개조)시장도 여성고객 위주의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경쟁이 첨예해지는 추세다. 현재 캐나다에는 120개의 홈디포(Home Depot) 체인점과 66개의 로나(Rona) 체인점 등 총 200개의 초대형 홈 리노베이션 점포가 경쟁하고 있다. 미국 홈리노베이션 업계의 2위인 로우(Lowe’s)사가 시장 진입을 계획하는 2007년경에는 이들 초대형 점포 수가 약 25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홈 리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인 여성을 노린 다양한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로우사의 경우 여성 위주 마케팅 전략은 품목의 다양화와 상품을 시각적으로 부각시키고, 상점 분위기를 밝게 전환했다. 캐나다 홈리노베이션 시장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산 관련제품의 대 캐나다 수출에도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북경은행은 베이징에 처음으로 기존의 왕징 지점을 여성 전용 점포인 ‘여자은행’(女子銀行)을 개설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개설된 여성 전용 점포는 여성고객을 위주로 운영된다. 점포의 개설 배경은 왕징 지점의 경우 개인종합예금 20만위엔(약 2600만원) 이상의 고객 중 70%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의 여성고객이 남성고객보다 신용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점포는 연봉 20만위엔 이상의 직장여성 및 고급관리자, 기업경영자, 가구 종합자산 200만위엔(약 2억6000만원) 이상의 주부, 개인예금 30만위엔(약 3900만원) 이상의 기존 여성고객 등을 주 고객층으로 설정했다.



 셋, 시험만 치면 여성이 상위권 싹쓸이

 고급인재 대량 확보로 경쟁력 향상



 등학교 남학생을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학교에서 일어난 얘기를 하나 들려줬다.

 어느 고등학생 학부형이 학교를 찾아와서는 성적을 남녀로 구분해서 내 달라고 하더란다. 이유인즉,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전교 1등을 차지해 온 남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1등은커녕 5등 안에 들기도 힘들어지자, 속이 탄 나머지 이 같은 꼼수를 내게 됐다는 것. 이 학교의 전교 10등 안에는 남학생이 단 두 명뿐이라고 한다.

 기업들의 사정도 앞서 말한 고등학교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기업인 B기업은 지난해 공채로 100여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는데, 상위 10위권 안에 남자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이 기업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은 이미 2~3년 전부터 시작됐다”라면서, “다른 기업들도 우리와 거의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시험의 꽃이라는 사법·외무·행정 등 국가고시에서도 모두 여성들이 수석을 차지했다.

 이처럼 굳이 상위권만을 보지 않더라도, 이미 전반적으로 사회 곳곳에 여풍이 거세게 밀어닥치고 있다. 2004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79.7%로, 1990년 31.9%에 비해 2배 반 이상 높아졌다. 고학력 여성도 계속 늘어, 이젠 한해 석사 및 박사 취득자가 각각 41.4%, 24.4%에 이른다.

 2003년 의사의 여성 비율은 18.4%, 치과의사는 21.9%, 한의사는 12.1%, 약사는 62.1%, 방사선사 27.7%, 치과기공사 33.2%, 안경사는 30.3%로서, 모든 부문 공히 예전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채용시장에서도 매년 여성인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열린 채용을 진행하면서 공채방식으로 필요한 인력을 뽑고 있는데, 여기서도 객관적인 실력 부분에서 여성인력의 우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열린 채용을 진행했던 외환은행의 여성 합격자 비율이 2005년 상반기(52%)에 이어 하반기(57%)에도 50%를 넘어섰다. 한진해운은 여성 비율이 2004년 47%에서, 2005년 60%로 남성을 앞질렀다.

 이쯤 되다 보니 여성 취업자 수도 남성을 앞질렀다.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2005년 11월에 20대 여성 취업자 수는 219만2000명으로 20대 남성 취업자 196만5000명보다 22만7000명 많았다. 또 2005년 1∼11월 월평균 취업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31만3000명 증가했으며, 증가 인원 중 여성이 17만명으로 남성(14만3000명)보다 많았다.



 삼성 올 여성 채용 규모 전체의 30% 계획

 국가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도 행정고시가 44%, 사법시험은 32.3%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2006년 신규임용 검사직에 지원한 여성이 사법연수원 35기 52명, 변호사 3명 등 모두 55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인 36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종 면접을 통과해야 하지만, 기존 관례에 비춰보면 여성 지원자의 경우 성적이 우수하고 업무파악 능력이 뛰어나 거의 50명 이상이 최종 선발되어 검찰에 입문할 것이란 게 법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120~130명 정도 선발될 전체 새내기 검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하게 된다.

 법원도 검찰과 사정이 같기는 마찬가지다. 대법원에 따르면 2년간 재판 경험을 쌓은 뒤 정식 법관으로 임명되는 예비판사 지원자의 경우, 2006년 92명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55명(59.8%)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예비판사 중 여성 비율은 2001년 22.4%(24명), 2002년 31.3%(36명), 2003년 49.1%(54명), 2004년 45.1%(51명), 2005년 48.5%(47명)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그 동안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의 경우 정부방침에 따라 여성고용 할당제를 시행한 데 따른 측면도 있다. 실제 LG전자는 2005년부터 신규채용 인력의 20%를 여성으로 뽑는 ‘여성할당제’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LG화학(20%), 한국야쿠르트(25%), 코트라(30%), 한국도로공사(20%) 등의 기업들이 여성할당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도 2005년에 이어 올해도 여성 채용 규모를 전체의 30%로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앞서의 사례에서 언급했듯이, 여성이 남성보다 점차 능력이 뛰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고급 여성 인재들의 활용도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부응해 향후 세계적으로 잠재수요가 크고 경쟁우위가 있는 신기술 분야에서, 즉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 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IT, BT, NT 부문에 진출하는 여성의 비중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부문에서 여성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이른바 지식 집약적이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이른바 ‘좋은 일자리’에 여성의 진출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인력 확보를 통해 고학력 여성 기술인력 양성정책을 실시하고, 기존의 고학력 유휴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등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옥라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학력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낮다는 점은 우리가 되짚어 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여성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기업 내부의 필요에 의해서도 절실한 상황이 됐다. 여성의 사회적 역량을 키우고 활용하는 국가만이 미래 경쟁력에서 앞서가게 될 것이다.



 넷,‘화병’ ,‘비리’ 사라져

 건강한 가정·투명한 기업 조성



 벌이부부 2년차인 윤혜경(38) 한국IBM차장은 맞벌이를 하게 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욱 건강해졌다.

 직장에 나가기 전 윤 차장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생각도 못 했다. 크게 아픈 적도 없었지만, 조금 아프면 ‘그냥 낫겠지’ 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이야 직장을 통해 1년에 한 번 꼭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지난해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씨가 분한 전업주부도 ‘애 키우랴’, ‘살림하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조금 아픈 것은 대충 약으로 때우며 살았다. 하지만 어느 날 위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그녀가 아픈 것은 남편도, 옆집의 시어머니도, 시누이도, 아무도 몰랐다.  ‘죽기 싫다’고 울부짖던 그녀는 끝내 세상을 등지며 수많은 주부들을 울렸다.

 현실도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전업주부들은 건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12월 건강보험공단이 발행한 ‘2004년 건강검진 결과분석’에 따르면, 40세 이상 주부 검진대상자 10명 중 3명(30.1%)만 공단의 정기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여성 10명 중 8명(81.4%)이 검진을 받는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정반대로 정밀검진이 필요한 ‘질환 의심자’의 비율은 직장여성(17.1%)보다 주부(36.9%)가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전업주부가 직장여성보다 아플 위험은 더 많지만,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적었다는 얘기다.



 기업 회식문화 ‘2차’ 사라져

 보건복지부가 1998년과 2001년에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간질환과 암은 고소득 가구보다는 저소득 가구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도 실업자 등 비경제활동군에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한때는 우울증을 걱정해야 했던 윤씨도 직장에 나가 돈을 벌게 되면서 매사에 자신만만해졌다.

 “집에 있으면서 애만 계속 돌봤으면 우울증에 빠졌을 거예요. 집에 있으면 갇혀 있다는 느낌에 우울증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요, 우울증 같은 거 몰라요.”

 사회학자 번바움의 연구를 보면, 전업주부들은 자신을 매력 없는 여성으로 생각하면서 정체성에 회의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분명히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이면서도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신의 삶에 대한 참여나 도전을 회피하는 성향도 강했다.

 반면 취업주부들은 어머니와 직장인이라는 이중의 역할을 요구받는 데도 불구하고 더 높은 자기 만족감을 갖고 있었다. 이는 사회학자 비루취의 연구에서 취업주부들이 전업주부들보다 더 큰 심리적 안정을 갖는다는 결과와도 상통한다. 어머니와 직장인이라는 두 가지 역할이 어머니들에게 심리적 어려움을 가져다주기보다는 오히려 삶에 있어 더 큰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는 얘기다.

 오죽 했으면 전업주부들의 우울증의 대명사인 우리말 ‘화병’(영어명 Hwabyung)이 미국 정신의학회 국제질병진단기준(DSM)-III 개정 부록에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규정됐을까.

 전업주부들의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으로 지적된다. 남편들의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이나 잘하지’ 하는 말에 주부들은 속 끓이며 살아간다. 외국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김소형 김소형한의원 원장은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부부관계도 남성 중심에서 남녀평등으로 바뀌었다”며,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가 커지면서 직장을 다니는 여성의 우울증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맞벌이 후 윤씨의 가정은 더욱 화목해졌다. 윤씨는 이번 주말에도 남편과 함께 야외에 나갈 계획이다. 그의 남편인 이수화씨(37)도 매일 업무에 시달리다 한 달에 한번이라도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날이 있어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집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돼요. 집에서 즐거우면 회사에서도 즐겁고, 동료들과도 즐겁거든요.”

 윤씨가 다니는 회사도 마찬가지로 변했다. 전체 15명의 팀원 중 4명이 여성이라서 부서회식은 이제 3, 4차까지 이어지는 일이 없어졌다. “드물긴 하지만 여성들을 위해 패밀리레스토랑을 찾기도 해요. 예전 같으면 남자들끼리 술이나 진탕 먹을 회식이 건전하게 바뀌었어요.”

 기업의 패러다임도 당찬 여성들로 인해 바뀌고 있다. 여직원들이 보다 다채롭고, 새로운 시각으로 다른 남자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조직의 혁신능력을 높여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곧 그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잣대로 적용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부패를 덜 용인하고, 여성기업인의 뇌물 제공 빈도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인력의 활용은 기업의 성과 측면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 기업경영이 투명해지고, 수익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내 기업의 여성임원 수에 따른 기업성과를 살펴보면, 여성임원이 많은 기업이 여성임원이 적은 기업보다 32%포인트 이상 높은 주주 총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숙명여대 김기정 박사의 리포트에 따르면, 여성이 경영하는 사업의 평균부채는 연 매출의 64%로, 전국 평균 174%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경영하는 사업의 경영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뜻한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오는 ‘돈’도 중요하지만, 경제활동을 통해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때문에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을 가진 여성이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사회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되고 있는 추세다.

 part_2 여풍으로 순항하는 기업들

 

 여심 잡았더니 매출·순익‘두 배’



 01 미스터피자 

 ‘미스피자’로 바꿔야 하나




 #1. 사이렌소리와 시위를 진압하는 전경들, 구호를 외치는 남자들로 피자집 앞이 어수선하다. 이때 한 남자(배우 박해일)가 주먹을 불끈 쥐고 “남자도 입이 있다. 여자 피자가 웬 말이냐. 포테이토골드가 여자 거냐”라고 외친다. 이어 “맞다. 여자 거다”라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남자들의 시위장면 뒤로 매장에서 피자를 먹는 여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박해일이 여자 목소리를 내며 미스터피자를 전화로 주문한다.(2004년 5월)



 #2. 비밀의 정원에서 피자 파티를 하는 여자들과 피자를 먹으려고 정원 담 밖에서 애태우는 남자들이 서성인다. 문근영씨가 “쉿, 여자들의 비밀이 시작된다. 남자들은 넘보지 마세요”라고 말한다.(2005년 5월)



 #3. 전국의 여자들을 울리고 다니는 2인조가 공개 수배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너무 맛있는 피자를 먹고 여자들이 쓰러지고 울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멘트로 문근영이 피자를 맛있게 먹으면서 “여자를 너무 알아. 어휴 너무 엉큼해”라고 말한다.(2005년 12월)



 미스터피자가 지난 2004년 5월부터 내보낸 피자의 CF일지다. 외식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피자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현재 국내 피자시장 규모도 점점 커져 연간 1조30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피자시장에서 여성고객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미스터피자의 경우, 여성고객의 비율은 약 70%다. 그 중 대부분이 20~30대다. 20대가 50%, 30대가 29%, 40세 이상이 12%, 19세 미만이 10%이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대 당시 유행을 주도하는 지역이던 이대 앞에 1호점을 내고 여대생들이 입맛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어 선보였고, 미스터피자의 색다른 피자 맛이 서서히 여성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점점 여성고객들이 몰려왔지만, 정확한 콘셉트나 마케팅 방향을 잡지 못한 미스터피자는 초기에 주로 제품 위주의 홍보를 했다. 2004년까지 미스터피자의 브랜드 슬로건은 ‘기름 뺀 수타 피자’였다. 그러던 중 단순한 제품의 차별화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과 타깃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했다. 이해원 미스터피자 마케팅 과장은 “제품 위주의 마케팅은 다른 피자와의 차별화를 이루는 데에는 경쟁력이 없었다. 여성마케팅의 경우 다른 피자와의 콘셉트를 찾는 과정에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매출 40% 이상 성장

 2004년 6월 미스터피자는 기존의 마케팅팀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수개월간의 회의와 소비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인 20대 여성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타사와 차별화된 ‘기름 뺀 수타’ 피자에  여성들의 요구를 더해 ‘여자를 위한 피자’로 슬로건을 변경했다. 제품 중심의 시각을 시장 중심의 시각으로 바꾼 것이다. 미스터피자의 핵심자산인 ‘기름기 없이 담백한 수타피자’는 바로 가장 중요한 고객인 20~30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입맛에 맞춘 것이다.

 미스터피자가 여성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신장률이 2004년에 무려 50%, 2005년에 40% 성장했고, 브랜드 인지도도 30% 이상 높아졌다.

 미스터피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하면서 여성들이 좋아하는 음식트렌드를 읽고, 여성들에게 기존의 피자와 다른 새로운 피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여성에 입맛에 맞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음식트렌드를 읽음으로써 여성들의 입소문을 타고 ‘미스터 피자=여자피자’라는 공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둘째, 남성고객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대신 여성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것은 세상 인구의 절반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여성이라는 타깃을 정확하게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셋째, 프로슈머마케팅을 전개해 여성 고객들의 만족도를 최대화 했다. 고객이 직접 제품의 생산과정에 참여해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법이다. 미스터피자는 프로슈머 마케팅의 일환으로, 2004년 11월에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피자와 파스타 메뉴의 요리법을 공모하는 ‘그녀들의 피자 메뉴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무려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받은 것은 샐러드가 토핑 된 피자였는데, 미스터피자는 이 메뉴를 참고로 해 2005년 5월 신제품 웰빙 피자인 ‘시크릿가든’을 출시했다.

 시크릿가든 피자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자, 미스터피자는 이후에도 매년 같은 행사를 정례화 하기로 했다. 2005년 12월에는 이 콘테스트의 공모를 통해 여성들이 좋아하는 크림무스치즈를 사용한 쉬림프누드피자를 출시해, 2006년 1월 들어서는 20% 이상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여성이라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 할인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매월 7일을 여성의 날(우먼스데이)로 정해 프리미엄피자를 주문하는 여성고객들에게 20% 할인과 함께 다양한 경품이벤트, 제휴이벤트 등을 실시하는 프로모션마케팅을 실시한다. 이 때문에 남자들이 여자목소리를 흉내내며 주문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우먼스데이 당일 매출은 평상시 매출의 약 30~4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보인다.

 2004년 전반적으로 외식업계가 어려웠지만, 미스터피자 가맹점 중 문을 닫은 매장은 한 곳도 없었다. 미스터피자는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여성의 입맛에 맞는 피자 메뉴를 꾸준히 선보여 ‘미스터피자=여자피자’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프로슈머마케팅 등 고객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여성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많은 여성 고객을 확보했다. 미스터피자의 기업 사례를 통한 어떤 사업이든지 주 소비층이 누구인가를 파악하고,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2 에이블씨엔씨 

  여성 구전마케팅‘장난 아니네’



 “이 파운데이션은 좀 진한데, 얼굴 하얀 사람한테는 안 어울리겠어.” 양순호 에이블씨엔씨 사장이 마케팅부서의 여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 중이다. 양 사장은 곧바로 안개처럼 뿌리는 화장품을 직원 얼굴에 분사해 본다. “이렇게 뿌리면 한 달 넘게 쓸 수 있겠네요”라는 사장의 질문에 여직원은 “하루에 한 번 뿌리더라도 한 달을 넘기기 힘들다고 한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고객들이 좀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이 제품의 용량을 좀 늘려야 하지 않을까요.”

 올 마케팅 전략 수립을 앞둔 양 사장은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통해 들어온 고객들의 소리를 직접 확인해 보고 있다. 하지만 분사식 화장품의 용량은 적당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 핸드백에 넣어 불편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크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부서의 직원은 이 외에도 설문과 시장조사 내용 등 마케팅 실무자들이 조사한 각종 정보를 사장에게 보고했다. 에이블씨엔씨는 각종 채널을 통해 수집한 고객들의 요구와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모아 제품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화장품 고객의 95%는 여성이다. 여성이면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것은 본능이다. 남성들이 찾는 경우가 있지만, 보통 아내나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다. 에이블씨엔씨의 대표 브랜드인 미샤는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에서 제품의 실사용자인 여성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가 제품을 평가해 책정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미샤의 마케팅 근간은 회원 230만명의 여성포털 뷰티넷과 소비자 체험이다. 미샤는 소비자 모니터 회원과 인터넷포털인 뷰티넷 회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의견에서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어 제품을 출시하곤 한다. 물론 출시 전에는 소비자들의 검증을 거친다. 소비자 모니터는 물론 모집한 신제품 체험단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분기마다 모집·교체되는 평가단은 500명으로 지역, 인구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양순호 사장은 “고객평가단을 통해 회사는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라며, “평가단은 고객을 넘어 조언자이며 파트너”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얘기하는 제품을 장·단점을 보완해 최종 출시한다. 제품 가격 역시 수시로 모집하는 신제품 가격 결정단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보고, 그에 적합한 가격을 제안하면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격을 결정한다.

 이러한 프로슈머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미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여 주는 효과도 있다.

 미샤는 뷰티넷을 통해 회원들이 작성한 온라인 게시글과 설문 등을 통해 주요 고객층인 20~30대 여성들의 소비트렌드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기별 시장조사도 하고 있으며, 월 1회 마케팅 관련 실무자들이 미샤와 타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 트렌드를 조사한다. 또 각종 패션쇼와 디자인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여성들의 선호도와 성향 등을 파악하고 있다.



 고객평가단이 가격까지 결정

 특히 인터넷을 통한 ‘구전마케팅’은 미샤가 초기부터 사활을 걸고 시도한 기법이다.

 2001년 뷰티넷이라는 인터넷포털을 통해 ‘배송비 3300원만 받고 화장품을 보내 드립니다’라는 광고는 업계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이 포털사이트는 에이블씨엔씨가 특유의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온라인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첫 도전이었다.

 이미 기존 화장품시장의 제조 및 유통과정의 왜곡과 비합리성을 실감한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온라인이라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공개된 시장에서 거품이 제거된 합리적 가격의 화장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화장품을 선택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하고, 더구나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인 3300원짜리 화장품을 선뜻 선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대부분이 자기 피부가 민감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한국여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공격적인 회원 확보 차원에서 배송비만 받고 화장품을 공급한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2년여의 오픈마케팅을 거치는 과정에서, 여성회원은 80만명으로 증가했고, 실제 제품의 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들이 입으로 전해지면서 합리적인 화장품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입소문은 이대점 개점을 시작으로 온라인에서의 결과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기존 화장품시장에 정면승부를 던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오프라인매장 설치는 온라인회원들의 줄기찬 설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서울 이대점에 이어 명동이라는 거대 상권에서 첫발을 내디딜 즈음, 명동쇼핑을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입소문이 다시 퍼졌다.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구조 아래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접 마케팅이 화장품시장에서 통하면서 파격적인 결과를 몰고 올 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한 구전마케팅과 함께 체험마케팅도 한몫을 했다. 미샤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전체 제품을 사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 다른 화장품매장이 일부 몇 개 제품에 대해서만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대우다.

 실제 온라인 및 각 매장의 매출이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국의 주요 상권에서 대리점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2002년 30억원대의 매출이 2003년 100억원, 2004년 1100억원(당기순이익 140억원), 2005년 상반기에는 드디어 월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목표 1500억원 이상을 달성해 국내 화장품업계 5위 안에 랭크되는 그야말로 메머드급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이는 화장품의 왜곡된 유통 및 가격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소비자의 이익을 극대화 한다는 핵심전략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무조건 비싼 게 좋다는 잘못된 인식이 깨지고,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는다는 마케팅 명제가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시기에 의류, 신발 등을 중심으로 가격하락이 가속되고, 소비자가 극단적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했다는 사실을 굳이 도입하지 않더라도, 이는 국내 경기침체 상황과 맞물려 저가 또는 합리적인 가격 상품이 시장성을 얻게 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03 신세계 

 여성을 공주로 모시니‘우르르’



 여자들은 쇼핑을 좋아한다. 쇼핑을 하면서 판매원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모르는 여자에게도 물어보기까지 한다. 여자들은 은행도 주거래 은행을 정해 두고 다니듯, 백화점도 한 백화점에서 구매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여기저기 기웃거리듯이 백화점 전체를 다 돌아다닌다. 하나의 물건을 사는 데 서너 군데 이상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내고야 만다.

 남자들은 이런 식의 쇼핑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남자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쇼핑하는 아내나 여자친구를 따라다니다간 ‘다리에 병나기’ 십상일 정도다. 결국에는 백화점 한 구석에서 기다리게 된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쇼핑에 동참하기 싫고, 여자들도 별 도움 없는 남자들이 귀찮다.  하지만 짐꾼으로 써야 하니, 적어도 백화점까지는 같이 와야 한다.

 이러한 점을 이용한 여성마케팅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 7층 남성매장에는 남성고객들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남성고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남성카페 ‘The 7th’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테마로 꾸며진 카페 곳곳에는 LCD모니터를 비치해 골프 등 스포츠방송을 방영하고, 각종 잡지와 신문 등을 비치해 아내의 쇼핑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함을 덜어 준다. 이 외에도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를 설치해 인터넷 검색과 간단한 사무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고급화 전략으로 여성 붙잡아

 백화점 고객은 뭐니 뭐니 해도 여성이다, 구매고객 중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평소에는 75:25이고, 세일 때는 80:20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 신사정장과 신사구두와 같은 남성용품 구입도 여성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래서 백화점만큼 여성마케팅이 치열한 곳도 없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백화점에 여성마케팅의 노하우를 찾고 있다.

 백화점 홈시어터매장은 최근 30~40대 여성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매장인테리어를 아파트 거실처럼 예쁘게 꾸며 놓고, 고객들이 편안하게 둘러보며 실제로 기계를 작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내용도 이전에 주로 보여주던 전쟁영화 같은 액션물보다는 로맨틱코미디나 콘서트 장면 등을 선호한다.

 이와 같이 백화점들이 여성고객들을 타깃으로 여성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백화점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형할인점이 등장하면서 경쟁상대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치열한 경쟁과 대형할인점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빅3 중 하나로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대표적인 전략은 고급화 전략이다. 한창 대형할인점이 강세를 보일 때 타 백화점이 이에 위축돼 저가형으로 변화를 꾀한 것과 달리, 강남점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략을 추진했다.

 고급화 전략을 위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여성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층이 선호하는 명품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특히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비교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편집매장을 집중적으로 확대해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또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백화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매대 행사상품을 줄이는 동시에 그 공간에 소파와 탁자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시설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고객 휴게의자만 250개에서 539개로 늘었고, 10여개의 휴게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급화 전략의 일환인 VIP마케팅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도입한 ‘컨시어지서비스’는 고객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일종의 관문서비스로 호텔 투숙객에게 호텔은 물론 주변 시설과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금까지 특급호텔에서만 운영되던 마케팅을 도입해 고객이 문의하는 제반 사항에 대해 포괄적으로 응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또 고객이 매장에 도착했을 때 고객만족을 위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인 ’퍼스널 샤퍼’가 일대일 개별면담을 통해 고객들이 맞춤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최대한 만족스런 쇼핑을 할 수 있고, 백화점은 편안한 쇼핑을 하고 돌아간 여성 고객을 통해 입소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의 시각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여성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현장의 소리를 수집해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들은 불편사항을 즉시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는다고 느낀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최근에는 현장서비스 개선을 위해 총 486개로 구성된 토요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클럽이란 현장에서 서비스를 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매주 한자리에 모여서 잘못된 서비스와 잘된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잘못된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모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주부모니터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이용 경험이 많고, 다양한 주부들을 우선으로 채용해 이들이 직접 백화점을 이용하면서 운영 개선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백화점마다 비슷한 형태의 매장에 변화를 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여성고객에게 새로움과 참신함을 주고 있다.

 본점 신관은 각 층별로 매장 전체가 대형 패션멀티숍을 주요 콘셉트로 도입했다. 패션멀티숍은 고객이 제각기 다른 브랜드의 가격이나 디자인을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고객 중심의 매장 형태다. 각 브랜드별 벽을 허물고 하나의 테마 안에 전체 아이템을 비교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백화점의 구성이나 형식을 깨고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했으며, 그 배경에는 여성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있다. 여성들은 재밌고 즐거운 쇼핑을 원하며, 예상치 못했던 친절이나 배려에 감동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고객 중심의 편의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며, 현장 중심의 고객서비스로 여성고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또 맞춤서비스를 통해 만족도를 높이면서 다양한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에만 몰두하다 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서비스만 제공하게 되고, 결국 타사와 차별화 하는 데 실패하고 만다. 여성 고객을 신선하게 감동시키고 싶다면, 여성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자의 구매는 구매와 동시에 다음 구매로 이어진다. 그것도 1:1 관계가 아닌 1:20 이상의 거미줄 관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여자의 입소문을 연구하고 마케팅 현장에 활용하는 것이다.



 여성마케팅 실전 포인트



포인트 1 여성이 사는 제품은 여성이 만들어야 한다.

포인트 2  역발상이 여성 고객을 찾아낸다.

포인트 3 여성블루오션(Woman’s blue ocean)에 투자해야 한다.

포인트 4 여성고객 전용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한다.

포인트 5 여성이 원하는 고감도 제품을 만들어라.

 part_3 2006년 대한민국 여성은 지금

 유인경 뉴스메이커 편집장 samwori@hanmail.net



 사회가 슈퍼우먼을 만든다



 과 20여년 전만 해도 남녀공학에서 반장 선거를 하면 여자는 부반장 선거에만 입후보할 수 있었다. ‘남자가 반장, 여자는 부반장’이란 불문율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무도 남녀차별이라고 따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장래희망에 ‘현모양처’라고 썼다. 가장 익숙한 모범답안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밥 한번 제대로 지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현모양처를 꿈꾸며 대학졸업식 다음날부터 부지런히 선을 보러 다녔다. 맞선에 나가서는 조신한 척하면서 “취미는 독서와 자수”라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백수로 지내는 것도 지겨워 취직을 했는데, 중매쟁이들은 “뭐 하냐고 물으면 ‘가사 수업 중’이라고 해요. 혹시 직장 다니는 걸 알게 되면 금방 그만둘 거라고 하고”라며 조언을 했다. ‘여자와 접시는 내돌리면 깨진다’는 속담을 강조하면서.

 온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변화 속도도 놀랍다. 2006년의 대한민국은 ‘여풍당당’이 화두다. 여성들에게 결혼은 선택이고, 취업은 필수다. 당연 취업률도 여성들이 높아간다. 양가집 규수는 물론 재벌 딸들도 다 일터에 나와 능력을 발휘한다.



 한국여성의 사회적 지위 아태지역서 꼴찌

 2005년의 경우 사시, 행시 등 각종 국가고시의 수석은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학교 선생님이나 기업체 인사관리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여학생들이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취업 때 필기시험은 물론 면접이나 적성검사 등에서도 남자들을 압도한다”라고 전한다.

 남자들 역시 바람직한 신부감으로 예쁘고 착한 여자가 아니라 능력 있고 돈 많은 여자를 원한단다. 얼굴은 그 돈으로 성형수술을 시켜 예쁘게 꾸미고, 착하지 않아도 능력 있으면 참고 살겠단다.

 호주제도 폐지되고, 이혼녀와 사별녀가 총각들과 재혼하는 것이 홀아비가 처녀장가 가는  비율보다 높아지는 등 각종 통계지수나 사회현상으로 나타나는 ‘증표’들은 분명히 ‘여성만세, 만만세’ 수준이다. 정말 그럴까? 그런데 대한민국 여자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다른 통계자료를 더 살펴보자. 2005년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남녀평등 성취도를 세계 58개국 중 54위로 매겼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국 중 꼴찌라고 보도했다. 단순한 법적으로 보장된 지위만이 아니라 실제 정부부처나 국회, 기업에서 종사하는 고위직 여성들의 비율, 급여 수준 등을 판단해 나온 자료다.  한국의 여성 지위는 이처럼 여전히 낮다.

 그동안 금녀의 구역으로 여겨지던 곳, 사관학교라든지 중장비 기술직 등에 여성들이 대거 진출하고 ,곳곳에 ‘여성 1호’가 탄생해서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많은 여대생들, 그보다 더 많던 미스 김들, 그리고 그 많은 초등학교 여선생님들은 다 어디 가고, 사장, 교장 등 높은 자리는 여전히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걸까.

 또 ‘모계사회’가 부활했다고들 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높 아졌다고 하지만, 정말로 아내들의 권리가 눈부시게 향상되었는가.

 물론 과거 어머니 세대와 비교하면 눈물겨울 만큼 여성들의 팔자가 편해졌다. 가전제품 발달로 가사노동도 쉬워졌고, 중년부인들은 남편에게 “나 친구들이랑 여행갈 거예요”라고 통고한 후 곰국만 푹푹 고아 놓거나, 더 심한 경우 ‘까불지마라’(가스 조심, 불조심, 지퍼 조심, 마누라 찾지 말고 라면 끓여 먹으셔란 뜻)란 글자를 냉장고에 붙여 놓고 며칠 동안 집을 비운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30여년 이상 단 하루도 파업이나 휴업을 못 한 아내들이 수십년 만에 겨우 자기주장을 하며 찾아보는 자유가 아니던가.

 얼마 전 잘 나간다는 커리어우먼들과 만났다. 남자들보다 더 월등한 지위와 연봉을 자랑하는 여성들이라 옷차림도 세련되었고, 자부심도 대단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대화는 “남편 입맛이 까다로워서 파출부 아줌마에게 음식을 못 맡긴다”, “지난 연말에 모임이 많아 연일 늦게 들어갔다가 남편에게 야단맞았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는데 과외나 학원 정보를 잘 몰라 걱정이다”, “애 숙제해 주느라 어제 2시간밖에 못 잤다” 등의 푸념으로 이어졌다. 다들 포장은 화려해도 안에서는 직장·가사·육아의 3중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들의 화려한 직함도 주부로서의 업무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는다. 아이가 아프거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교우 관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온통 내 잘못처럼 여겨져 항상 죄인 같단다. ‘그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살림은 언제 하고, 아이는 제대로 키우냐’라는 비난성 질문을 수도 없이 받는다.

 그래서 그토록 똑똑하고 재능 있고 일에 열성적이던 여성들도 육아나 가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육아는 아이를 낳은 엄마의 책임이라는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내 역할도 마찬가지. 나 역시 야근 등으로 늦게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면, 기사들은 “이렇게 늦게 가면 남편 밥은 어떻게 하냐”라고 묻는다. “살림 도와주는 아주머니가 차려 준다”라고 답하면, 거의 여동생 나무라듯 “마누라가 정성껏 차려준 밥상이랑 아줌마가 만든 밥이랑 같냐”라며 흥분한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 주고, 사회에서 뜻있는 일을 해도 ‘밥’을 차려 주지 않으면 나쁜 마누라란다. 내 남편 역시 밥으로 시위(?)를 한다. 아무리 피곤하고 몸이 아프다고 해도 밥 차려 줄 것을 강요했으며, 전기밥솥에 밥이 담겨 있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국솥이 있어도 절대 제 손으로 차려 먹질 않았다.  그리곤 트집을 잡을 때마다 “따뜻한 밥도 잘 차려 주지 않으면서”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솔직히 수입은 내가 더 많고 노동시간도 더 많지만, 혀를 깨물고 참는다. 남편이 때리는 않는 것만도 고맙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여성 지위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가정폭력, 특히 남편들의 아내 구타는 전혀 줄지 않았다.  내가 아는 여성은 2년째 이혼소송 중이다. 20년간 남편에게 맞고 살다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가출, 이혼소송을 냈다. 남편이 때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맞을 때마다 병원에 가서 진단서 끊고 멍든 사진을 찍을 정신적 여유가 없더란다. 조정관 등에게 조사도 받고 판사와 면담도 했지만, 남편이 폭력을 부인하고 증인도 내세우기 어려워 이혼판결을 아직 받지 못했다. 법원에서는 “웬만하면 참고 살라”고 한단다. 최근엔 이혼 숙려기간 등이 도입되고, 이혼율을 줄이라는 것이 사회 분위기여서 이혼도 쉽지 않다.

 “저는 다시 집에 들어가면 남편에게 맞아서 시체가 되어서야 나와요. 수십년을 아내 구타하다가 그 아내가 죽으면 과실치사이고, 참다 참다가 생명위협을 느껴 남편을 칼로 찌르면 살인 판결을 받는 게 우리 현실이에요. 그런데 안방에서 일어나는 폭력사건에 왜 객관적인 증인을 내세워야 하고, 또 폭력으로 얻은 상처는 왜 보험 처리도 안 되나요?”

 

 아름다운 노년조차 보내기 힘들어

 20년간 살림만 하느라 아무런 자격증도, 직장경험도 없는 이 여성은 친정에 얹혀살면서 친구가 하는 식당일을 도와 60만원 정도를 번다. 이 여성은 명문대학 출신에 석사 학위도 있지만,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는 건 꿈도 꿔 보지 못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고위직 여성도 늘었지만, 직장에서도 여자는 여전히 마이너리티다. ‘여성 우대’라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서 무임승차를 하거나 어부지리를 얻는 몇몇 여성들도 있다. 솔직히 나도 그런 복 많은 경우이긴 하다. 90%가 남자인 직장이라서 소수민족(?) 우대혜택을 받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여성들은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가려져 ‘소수자’의 비애를 맛봐야 한다.

 아직은 여성들의 사회경험이 풍부하지 않아 남성 중심의 게임의 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들처럼 같이 술 마시고, 룸살롱에서 서로 추태도 부려 보고, 사우나에 가서 속살까지 다 보여주면서 끈끈한 동지애를 과시하지 못하는지라, 중요한 정보에도 어둡고, 선배들이 ‘내 편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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