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10년 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싹들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쇼크 당시 실의에 빠졌던 한국 경제에 ‘희망가’를 들려준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매도 많이 맞았다. 벤처거품이 꺼진 뒤 4~5년간 무관심 속에 내팽개쳐졌다. 그런 벤처가 2005년 바닥을 찍고 깃발을 치켜들고 있다.
올해 2월말 현재 벤처기업 숫자가 1만70개를 기록, 3년 반 만에 1만개를 재 돌파했다. 벤처기업들의 ‘젖줄’로 통하는 창업투자회사들의 신규 투자도 지난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700선을 넘나들며 ‘벤처랠리’를 재촉하고 나섰다.
과연 한국 벤처기업들이 제2의 랠리에 돌입한 걸까. IT 강국 신화의 주역이자 미래 한국 경제의 주춧돌인 한국 벤처기업들의 실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코노미플러스>는 기업신용평가사인 ‘D&B코리아’와 함께 국내 최초로 ‘한국의 100대 벤처기업’을 선정, 발표한다.

<종합분석> 2006 한국의 100대 벤처기업

휴맥스·NHN·넥슨 한국 벤처 빅3


맥스, NHN, 넥슨, 엠텍비젼, 메디슨, 세원이씨에스, 디엠에스, 코아로직, 네패스, 케이씨텍.’ <이코노미플러스>가 D&B코리아와 함께 매출액, 경상이익, 총자산 등 3대 잣대로 국내 코스닥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외부감사(이하 외감)대상기업 등 총 1431개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분석한 ‘2006년 한국 10대 벤처기업’ 명단이다.

 2005년 말 현재 중소기업청이 인정한 벤처기업 수는 9732개에 달한다. 그러나 상장사와 외감기업이 아닌 기업 가운데 1431개사(자료 미제출 기업 제외)의 3대 지표를 능가하는 기업이 거의 없어 사실상 전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결과와 동일한 셈이다.

선정 3대 잣대인 기업 외형(매출액)과 손익(경상이익), 규모(총자산)로 평가한 결과 한국 최고의 벤처기업은 휴맥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NHN과 넥슨이 나란히 2, 3위에 올라 이들 3사가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 빅3’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국내 벤처 1431개사의 2005년 매출액 총계는 39조6982억원, 경상이익 총계는 1조5355억원, 총자산 총계는 39조757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내 상위 100대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이 12조591억원으로 30.3%, 경상이익이 1조2501억원으로 81.4%, 총자산은 11조4379억원으로 28.7%에 달했다.

분석 결과 국내 100대 벤처기업의 매출액과 총자산은 2003년 이후 매년 상승추세인 반면 경상이익은 늘었다 줄어드는 등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줬다. 매출액의 경우 2003년 8조7588억원에서 2004년 11조8182억원, 지난해 12조591억원으로 2년 연속 늘어났고 총자산 역시 2003년 8조208억원에서 2005년 11조4379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경상이익은 2003년 1조4138억원에서 2004년 1조5976억원으로 늘어났다가 지난해 다시 1조2501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박경민 D&B코리아 DB팀장은 “최근 벤처업계가 외형과 규모면에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손익 면에선 아직 완벽한 회복단계에 접어들지 못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휴맥스, 매출·총자산 ‘2관왕’

셋톱박스 업체인 휴맥스는 매출액과 총자산 분야에서 1위로 ‘2관왕’에 올라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벤처기업으로 떠올랐다. 2005년 매출액 6181억원으로 1위, 총자산 6768억원으로 1위였다. 경상이익면에서도 561억원으로 2위에 랭크됐다. 휴맥스는 2003년 한국 벤처기업 랭킹 1위에서 2004년 경상이익(42억원)이 악화돼 종합순위 35위로 밀렸다가 다시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종합 순위 2위에 오른 인터넷 포털 NHN의 2005년 성적표는 매출액 3574억원(5위), 경상이익 517억원(3위), 총자산 3737억원(3위)이었다. 그러나 NHN은 시가총액(4조1852억원)과 영업이익(1314억원) 면에선 휴맥스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특히 2003년 종합순위 4위에서 지난해 2위, 올해도 2위에 올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한국 벤처기업 랭킹에서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기업은 2005년 벤처기업 3위에 오른 넥슨이다.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은 2003년 20위 쮡 2004년 17위 쮡 2005년 일약 3위까지 수직상승 중이다. 특히 경상이익이 940억원으로 전체 1419개 대상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총자산도 NHN보다 많은 4997억원으로 휴맥스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매출액이 1469억원(24위)으로 낮지만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64%로 1000원을 팔면 640원을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넥슨과 함께 눈부신 성장세로 떠오른 기업이 바로 엠텍비젼이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엠텍비젼은 2003년 35위에서 2004년 13위에 이어 2005년 한국 4대 벤처기업으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엠텍비젼은 매출액(12위)과 총자산(21위)면에선 낮았지만 경상이익이 326억원(5위)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때 국내 벤처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다 2002년 1월 부도 후 상장폐지 된 메디슨의 부활도 눈에 띈다. 메디슨은 국내 의료기기 벤처로 명성을 날리다 부도 후 현재 법정관리 기업. 그러나 2005년 매출액 1706억원, 경상이익 216억원으로 알짜 기업 명성에 재도전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 1월엔 메디슨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춘천지방법원이 채권단에 조기졸업 여부를 묻는 서면질의서를 보낼 정도로 외형상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세원이씨에스의 도약도 눈에 띈다. 매출액 3071억원에 경상이익 165억원, 총자산 1464억원

으로 한국의 6대 벤처에 선정됐다. 지난해 노사문화대상 노동부장관상을 받을 만큼 안정적 노사관계가 실력 향상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레인콤, 주성엔지니어링 ‘추락’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종합 순위 7위를 유지한 디엠에스는 LCD 장비업체다. 국내 LG필립스LCD 및 대만 AUO 등 안정적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게 비결이다. 디엠에스는 2005년 매출액 1400억원에 비해 경상이익이 302억원으로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100위권 밖에 있다 2004년 15위에 올랐던 카메라폰 부품업체인 코아로직은 2005년 일약 8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이밖에 LCD 재료업체인 네패스와 반도체 장비업체인 케이씨텍이 2005년 한국 벤처기업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04년 빅10에 들어갔던 레인콤, 에스에프에이, 코리아로터리서비스, 인탑스, 주성엔지니어링, 신영프레시젼 등 6개사는 1년 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2004년 국내 벤처기업 랭킹 1위였던 레인콤은 지난해 매출액 부문 전체 2위에 올랐지만 MP3 절대 강자인 미국 애플컴퓨터의 ‘아이팟 나노’에 밀려 경상이익 면에서 36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300권 밖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로또 열풍으로 2004년 랭킹 4위에 올랐던 코리아로터리서비스는 경상이익이 2004년 863억원에서 지난해 230억원으로 큰 폭으로 떨어지며 2005년엔 15위까지 밀려났다. 10대 벤처기업의 단골 멤버로 꼽혔던 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경상이익이 58억원 규모로 떨어지면서 2005년엔 143위로 추락했다.

일반인들에게 낯익은 벤처기업들인 네오위즈(22위)와 메가스터디(29위), 야후코리아(43위), 하나코비(61위), 안철수연구소(79위) 등도 2005년 한국 100대 벤처기업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 한국 100대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청 벤처 등록 기업 9732개사(2005년 말 기준) 중 1차로 코스닥 및 상장기업 424개사와 외감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상장기업도 아니면서 외부감사대상이 아닌 기업들은 본 조사의 3대 잣대인 매출액, 경상이익, 총자산면에서 상위 100개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외감기업 중 관련 자료를 미제출한 기업들은 일단 순위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미제출 기업 중 세원이씨에스, 신영프레시젼, 성안합섬, 삼화양행, 서경티에스씨 등 2004년 100대기업에 선정된 12개 기업에 대해서는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산출해 대상 기업에 포함시켰으며, 나머지 100대 기업 순위 밖 회사들은 순위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어 포함시키지 않았다.

2차 선정과정에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매출액, 경상이익, 총자산 등 3개 항목의 가중치를 동등하게 부여했다. 이들 순위의 총합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해 2006년 한국 100대 벤처기업 종합 순위를 뽑았다. 매출액은 기업의 외형을, 총자산은 기업의 덩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기준으로 삼았다. 경상이익은 회사의 임시적인 특별손익을 가감하기 전의 이익이므로 기업의 정상적인 수익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대신 손익 잣대로 삼았다.

한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엔씨소프트 등 과거 벤처기업에 등록됐던 기업이라도 1~2년마다 갱신하게끔 되어있는 벤처기업 등록규정상 2005년 벤처 미갱신 기업은 중기청이 인정한 벤처기업에서 제외되기에 조사대상에서 뺐다.

plus tip

디앤비코리아는

디앤비코리아(D&B Korea)는 한국신용정보와 세계적인 기업정보제공기관인 던앤브래드스트리트(D&B), 일본 기업신용정보제공기관인 TSR의 제휴로 2002년 10월 설립된 기업신용정보 제공업체(Commercial Credit Bureau)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모회사로 유명했던 D&B는 2000년 9월 무디스를 분리했으며 지금은 워렌버핏이 대주주로 있다. 현재 D&B와 TSR은 디앤비코리아의 지분 7.1%를 각각 보유중이다. 디앤비코리아는 214개국, 7500만개 기업 신용정보와 시스템 운영노하우 등 D&B의 모든 지적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표분석> 1. 매출액 랭킹 100

1000억원 이상 58개사…2003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2006년 한국 100대 벤처기업의 매출액 총합계는 12조591억원에 달했다. 또 매출액 순위 100위권에 든 벤처기업 중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이 58개사로 조사됐다. 이는 2003년 매출액 1000억원 돌파 기업 33개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을 올린 기업은 8개사로 2004년 5개사보다 3개 늘었다.

매출액 1위 기업은 2004년 3위에 머물렀던 휴맥스(6181억원)로 전년대비 59%의 매출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의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68%의 성장률을 차지했으며, 유럽에서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일본 케이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도 요인이다.

2004년 1위를 차지했던 레인콤은 146억원이 준 4393억원을 기록해 2위로 밀렸다. 레인콤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경상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4년 2위였던 STX엔파코도 매출이 소폭 줄어 한 계단 밀렸다.

엔투비는 1000억원 가까이 매출이 증가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기업 소모성자재(MRO) B2B e마켓플레이스인 엔투비의 2005년 매출액은 3623억원으로, 2002년 358억원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NHN은 2004년 2293억원에서 3574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성장률을 보였다.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검색페이지뷰 기준 점유율은 60%를 훨씬 웃돈다. NHN의 지난해 매출 구성은 검색광고 49%, 배너광고 17%로 검색포털에 기반을 둔 수익이 66%였고, 게임 분야 수익이 25%에 달했다. 그 밖에 전자상거래 등 기타 분야 수익이 9%였다. 무엇보다 게임분야가 매출 증가에 기여한바 컸다.

매출액 30위권 가운데 전년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주연테크. 3122억원의 매출을 올린 주연테크의 전년대비 매출증가율은 69%. 이 회사는 폭발적인 매출신장으로 종합순위 67위, 매출순위 7위를 기록했다. 2004년 종합순위 100위 진입은커녕 131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주연테크는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컴퓨터 전문기업으로 10년 이상을 버텨왔다. 하지만 PC시장의 불황과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지난해 고성장을 누렸으며 올해도 괄목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주연테크는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데스크톱PC 부문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시장수성에 성공했다. 그 덕택에 지난해 35만 대의 PC를 팔아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LCD 장비 업체들 동반 하락

물론 매출액이 줄어든 기업도 있었다. 매출액 13위 아이디에스의 매출증가율은 -33.2%. 32위 주성엔지니어링 -21.3%, 29위 디엠에스 -18%로 집계됐다.

아이디에스는 삼성SDI 출신 대표이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삼성전자 및 삼성SDI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2005년11월 코스닥에 상장된 핸드셋용 부품업체다. 이 회사는 칩온필림(COF), 칩온글래스(COG) 제품과 일부 핸드셋용 모듈을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2004년 26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3.3%의 높은 매출액 성장률을 보였으나 2005년에는 17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성장한 것. 이런 역성장의 원인으로는 주요 핸드셋 추세의 변화, 단가 인하, 공장의 확장 이전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을 들 수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03년 271억원의 매출에서 2004년 1668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지난해 1312억원으로 급락했다. 이는 반도체 부문의 수요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LCD 패널 업체들의 투자 연기와 투자액 감소로 인해 수주가 줄어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해외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수출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였기 때문이라는 분석.

DMS도 2003년 565억원에서 2004년 1708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14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주성과 DMS는 모두 LCD관련 장비 업체라는 점에서 LCD 장비 및 부품업체들은 패널 업체들의 설비투자 미진, 단가인하 압력, 국외 시장 환경 악화, 환율 하락 등으로 부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표분석> 2. 경상이익 랭킹 100

넥슨 940억원 1위 올라… 엠텍비젼,메가스터디‘선전’


2006년 100대 벤처기업의 경상이익 총합계는 1조2501억원으로 2004년 1조5976억원보다 3475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이 전년보다 늘어났다는 점에서 기업 영업 활동은 더 활발했지만 손에 남는 게 2004년만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IT기업들이 지난해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004년 IT기업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둔 점도 상대적인 실적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분야에서 7위를 차지한 주연테크는 경상이익 부문에서는 91위에 머문데 그쳤다.

2004년 상위 10개사 중 9개사의 경상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2004년 511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레인콤은 지난해 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이 부문에서 3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레인콤은 4393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부문 2위에 올랐지만 적자를 기록한 것. 이는 MP3P사업 분야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치솟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세계 MP3P 시장 절대 강자인 미국 애플컴퓨터가 ‘아이팟 나노’를 내놓으면서 녹다운 된 것. 한때 세계 MP3시장에서 신화를 일궜던 레인콤이 휘청한 것이다.

2004년 경상이익 부문 8위였던 아이디에스는 2005년 매출액 부문에서는 13위를 기록했지만, 경상이익 부문에서는 311위로 추락했다.

2004년 86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던 코리아로터리서비스는 지난해 230억원의 이익을 올려 11위로 쳐졌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아이디에스는 2004년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지만 지난해 휴대폰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변하면서 이익이 급격히 감소한 경우다.

이외에도 NHN, 디엠에스, 코아로직, 메디슨 등도 경상이익 규모가 줄어든 케이스다. NHN은 2004년 628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17억원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LCD부품업체인 DMS는 454억원에 달하던 경상이익이 228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한때 LCD산업 관련 황제주로 떠올랐던 주성엔지니어링도 58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둬 143위로 급전직하했다. 중국과 대만 등의 추격이 거셌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4년 121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둔 액토즈소프트는 2005년 겨우 6억원의 경상이익으로 717위로 급락했다.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와 부실채권의 대손처리, 지분법 평가에 의한 손실 반영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대비 급격한 성장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기쁨을 맛 본 기업도 있다. 경상이익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기업은 넥슨. 넥슨은 2004년 201억원의 경상이익이 94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넥슨은 경상이익 1위에 힘입어 종합순위가 2004년 1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넥슨이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캐주얼 게임인 ‘카트라이더’가 지난해 상반기 국내 게임 인기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히트를 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42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이 부문에서 191위로 떨어졌던 휴맥스도 561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기록적인 성장을 보였다. 휴맥스는 2003년 485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휴맥스는 2005년 해외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증가했다.

안철수연구소 20위 턱걸이

메가스터디도 2004년 25위에서 지난해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핵심사업인 수능시장에서 고성장이 기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러닝(e-learning) 시장 규모가 연평균 17%씩 성장해 오는 2010년 6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가스터디가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적극 활용해 신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는 온라인 교육시장 1위 업체라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171억원으로 31위였던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인 네패스는 2005년 50억원이 불어나면서 12위로 점프했다. 실적 증가의 주요 이유는 반도체사업 부문의 실적이 향상되면서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벤처동아리 1호로 더욱 유명한 에스엔유프리시젼은 TFT-LCD분야 검사장비시장에서 세계 시장 70%를 웃돌면서 17계단 상승해 18위를 차지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보안기업인 안철수연구소도 2004년 130억원의 경상이익이 2005년 16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경상이익 순위 20위권에 포진했다.

<지표분석> 3. 총자산 랭킹 100

휴맥스 전년대비 78% 증가…1000억원 이상 51개사 달해


2006년 100대 벤처기업의 총자산합계는 11조 4379억원이다. 2004년 100대 벤처기업의 총자산합계(9조6524억원)보다 1조8000억원 가량 늘었다.

1000억원이 넘는 곳도 2004년 35사보다 16개가 많은 51개사에 달했다. 그만큼 벤처기업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자산이 많다는 것은 덩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 규모를 알아보는데 필요한 잣대로 꼽힌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30대 기업집단을 선정했던 기준도 총자산인 것과 같다. 총자산은 기업이 가진 모든 자산을 합친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자본금에다 기업이 영업 활동을 하며 발생한 자산까지 포함한다.

총자산 순위 100대기업의 자산합계는 12조 6795억원으로 2004년보다 2조원이 급증했다. 이중에서 휴맥스가 전년대비 78%의 증가율을 보이며 6768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다. 자산은 3000억원 가까이 늘어 가장 많이 불어난 케이스. 사업부문이 커지면서 2400억원의 매입부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위를 차지한 온라인게임업체인 넥슨은 2004년 1374억원에서 2005년 4997억원으로 급증했다.

넥슨의 사내연구 벤처기업인 엠플레이는 2004년 807억원에 불과해 54위를 기록했지만 2005년 2404억원으로 자산이 급증해 순위가 5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128억원(872위)에 불과하다.

NHN은 6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3위를 유지했다. 로또복권을 운영하는 코리아로터리서비스는 200억원이 증가하면서 2계단 상승해 4위를 차지했다. 엠텍비젼은 2004년 983억원의 자산이 2005년 1471억원으로 증가해 19계단 상승했다.

레인콤은 영업부진, 자본 잠식된 해외핀매법인들의 대손상각비의 증가, 국내외 관계사의 투자, 외환관련 손실에 대한 평가손실 반영으로 자산이 감소했다.

야후코리아 25위 새얼굴

2004년 당시 8위인 성안합섬과 웹젠의 자산이 소폭 감소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특히 웹젠은 신작게임의 서비스 지연 및 기존 라인업의 매출 감소 등으로 부진했다. 대작게임의 발표에 맞춰 진행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도 실적 감소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작게임인 ‘썬(SUN)’의 상용화가 늦어지면서 영업손실과 경상손실이 181억원, 165억원에 이르러 적자로 돌아서는 수모를 겪었다.

STX엔파코는 건설 부문을 분할해 STX건설을 세우면서 자산이 감소해 두 계단 하락 7위에 머물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04년보다 200억원이 증가했지만 2계단 밀렸다.

네패스는 2004년 1024억원(34위)에 머물던 총자산이 1850억원으로 늘어나 13위를 차지했으며 파워로직스는 2004년 21위(1257억원)에서 400여억원이 증가해 5계단 상승했다.

종합순위 430위와 596위를 차지한 에이스디지텍, 핸디소프트가 19위와 20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핸디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 246억원, 영업 손실 87억원, 순손실 197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외에도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에도 영업사무소를 두면서 사업부문은 커졌기 때문이다.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2003년 45위(805억원), 2004년 52위(843억원), 2005년 54위(991억원)로 자산은 조금씩 증가했지만 순위는 차츰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04년 총자산이 417억원(196위)에 불과했던 우리이티아이는 1366억원으로 자산이 증가해 2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주가가 상승해 자산가치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엔터기술은 2004년 83위에서 56위로 상승했다.

한글과 컴퓨터는 자산은 증가했지만 순위(62위)는 변동이 없었으며, 온라인게임업체인 한빛소프트는 자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순위는 20위나 떨어져 67위를 기록했다.

2004년 11위였던 메디슨은 지난해 15위로 미끄러졌고, 25위였던 신영프레시젼은 2005년 49위로 급락했다.

한편 야후코리아는 총자산순위에서 새롭게 얼굴을 내밀며 25위에 랭크됐다.

<지표분석> 4. 보조지표로 본 100대 벤처기업

종합 1위 놓친 NHN 시가총액·영업이익서 1위


2006년 당기순이익 100대 벤처기업이 올린 순익 합계는 모두 1조1515억원이다. 이는 2004년 당기순이익 100대 벤처기업의 순익 합계인 1조4970억원보다 35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넥슨 등 당기순이익 톱10 기업의 순익 규모도 3146억원으로 2004년 톱10 기업의 4425억원보다 13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벤처기업들이 매출액은 늘어났지만 내실이 별로 없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순익 규모별로는 100억원 넘는 기업이 39개사에 달했다. 대부분 IT기업들이다. 지난해에는 많은 IT기업들이 내외부에서 판도 변화가 진행된 가운데 무한 경쟁을 펼친 한 해였다. 이런 가운데 넥슨, 휴맥스, 엠텍비젼, 코아로직, 메디슨, 디엠에스 등이 순이익 200억원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순익증가율로 보면 500% 이상 늘어난 기업이 31개사에 이른다. 2005년 순익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신화인터텍. 전년과 비교해 순익이 1만6096%나 늘었다. 순익이 1년 새 100배 이상 커졌다는 얘기다.

순익 100억 이상 39개사

2005년 788억원 순익을 기록해 순익부문 1위를 기록한 넥슨은 2004년 대비 489% 증가했으며, 2위를 차지한 휴맥스도 772%의 순익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종합순위 100대 기업 중 주성엔지니어링, NHN은 전년대비 각각 85%와 83%가 줄었고, 50% 이상 준 기업도 8개나 됐다.

본업에서의 실력을 나타내는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NHN이 전년대비 76% 성장한 1314억원을 기록해 1위에 등극했다. 이외에도 종합순위 상위권 기업들인 휴맥스, 넥슨, 엠텍비젼, 코아로직, 메디슨, 디엠에스 등이 영업이익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또 종합순위 146위와 193위를 각각 차지한 위젯(228억원)과 유피케피탈(196억원)이 영업이익 톱 10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80개사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도 80개사에 이른다. 시가총액은 주가에 발행주식수를 곱해 산출한 수치로 기업의 시장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시가총액 3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10개사. 2004년 1000억원 이상 기업이 34개사, 3000억원 이상 기업이 4개사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다.

시가총액 순위로 보면 NHN이 단연 1위에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3000억원 선에서 4조원대로 불어났다. NHN의 시가총액은 4조1852억원으로 2위 휴맥스 7633억원의 5.4배에 달한다. 시가총액 100위권에 든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21조3887억원. 1위인 NHN의 시가총액이 100위권 기업 전체의 19.5%로 주식시장을 쥐락펴락 할 정도의 엄청난 비중이다. 한국 대표 인터넷주로 자리매김한데다 분기마다 급성장한 것이 주가 재평가 요인이다.

시가총액 2위인 휴맥스는 7633억원으로 2004년 1866억원보다 5700억원이나 늘었다. 네오위즈는 2004년 1742억원으로 14위를 차지했던 반면 2005년에는 3672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2004년 4위였던 웹젠은 2005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4년 1484억원에 머물던 메가스터디는 3466억원으로 시가총액이 급증하면서 14계단이나 뛰어올랐으며, 안철수연구소도 2004년 25위(1266억원)에서 2005년 12위(2816억원)로 뛰어올랐다.

2004년 377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던 레인콤은 2005년 1737억원으로 반 토막이 나면서 42위로 추락했다. 2004년 3위였던 주성엔지니어링은 2005년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위는 네 계단 미끄러졌다.

2004년 시가총액 690억원에 불과했던 한빛소프트는 2005년 3080억원으로 뛰면서 9위로 치고 올라왔다.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어 게임주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거래소에서 퇴출당한 메디슨은 장외 시장에서 400% 가량 상승하는 등 BT의 인기 덕을 톡톡히 누렸다.

<벤처 파워피플> 벤처기업 상위 10개사 오너들

“벤처 갑부 됐어도 현장 지킨다”


한국의 벤처는 지난 10여 년 동안 꿈과 좌절의 드라마를 남겼다. 긴 시련기를 겪은 벤처산업이 최근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1만1400개에 육박했던 벤처기업 숫자는 한때 반 토막이 났다가 3년6개월만인 올해 초 1만개를 다시 넘어섰다. 한국 벤처업계를 움직이는 벤처 빅10 기업의 오너들은 누구일까.

1위 변대규 휴맥스 사장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 출신인 변 사장은 지난 1989년 휴맥스를 설립한 대표적인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그는 지도교수 권유에 자극받아 1989년 동료·후배 공학도 6명과 함께 학교 근처에 휴맥스 전신인 건인시스템을 차리고 대기업 취직대신 고단한 창업의 길을 걸었다.

사업초기 가정용 CD 가요반주기를 개발해 ‘휴맥스’ 브랜드로 출시,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됐다. 그는 잘 나가던 가요반주기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1996년 9월 세계 세 번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위성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하지만 경험과 기술 부족으로 리콜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후 변 사장은 회사 이름도 브랜드와 같은 휴맥스로 바꾸고 자체 브랜드로 해외사업을 펼쳐 중동·미국·일본 등지로 시장을 넓혀 갔다.



2위 이해진 NHN CSO

NHN은 이해진 이사회 의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김범수 해외부문 사장, 두 대주주의 의기투합의 산물이다. 

NHN의 전신인 네이버컴은 이해진 CSO가 삼성SDS 근무 당시 설립했다. 이 CSO는 삼성SDS에서 1999년 독립했다. NHN의 또 다른 축인 한게임은 김범수 대표가 1998년 PC방에서 창업했다.

김 대표 역시 삼성SDS에 입사했다 후배 5명과 인터넷 게임개발을 구상하고 1998년 퇴사했다. 이 두 사람은 2000년 검색과 게임으로 의기투합했다. 현재 NHN은 삼두체제다. 이 CSO는 2004년 공동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네이버는 이해진·김범수·최휘영 3인 각자 대표체제다.



3위 김정주 넥슨 사장

김 사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1994년 세계 최초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 온라인게임이란 장르를 태동시킨 주인공. 넥슨 창업 후 병역 등의 문제로 대표직을 맡지 않고 게임 개발과 자회사 경영에 전념했다.

김정주 사장 대신 이민교·정상원·서원일 등 전문경영인들이 대표 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김 사장은 2001년 병역을 마친 뒤에도 넥슨 대표로 취임하지 않고 모바일헨즈 대표로만 지내오다 지난해 6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4위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

이 사장은 지난 1999년 단신으로 엠텍비젼을 설립해 첫해 매출 2억원 회사에서 7년 만에 300명이 넘는 직원에 매출 2000억원대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서강대에서 반도체공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1989년부터 1998년까지 LG반도체에서 연구원으로 10년간 근무하면서 이미지센서와 카메라용 반도체 개발에만 매달렸다. 이후 그는 LG반도체를 퇴사하고 1999년 엠텍비젼을 설립했다. 연구원 시절 우연히 접했던 카메라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수년간의 고생 끝에 카메라폰용 핵심 반도체를 개발해냈다.

5위 이승우·이대운 메디슨 공동대표

1985년 KAIST 연구원 7명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이 벤처업체는 설립한지 3년만인 1988년 국내 초음파영상진단기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2001년 코스닥 시장이 무너지면서 메디슨이 투자했던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해외법인이 낸 막대한 결손을 메우지 못해 부도를 냈다. 창업멤버로 창업 후 줄곧 연구 분야에서만 일한 당시 대표이사이던 이 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메디슨의 관리인을 맡으면서 소방수로 나섰다. 이대운 공동대표는 지난해 1월 공동관리인으로 선임됐다.

 

6위 엄병윤 세원이씨에스 회장

엄 회장은 해직 언론인 출신으로 1987년 자동차 플러그 생산을 시작으로 자동차 부품사업에 진출했으며, 1993년 자동차 전장부품업체인 세원이씨에스를 설립해 국내 중견 기업으로 키웠다. 세원이씨에스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 각 부위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고 신호와 정보를 전달하는 역활을 한다.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은 엄 회장의 품질우선 경영철학이 뒷받침 됐다.



7위 박용석 DMS 사장

박 사장은 1999년 설립한 DMS는 지난 2000년 자외선을 이용한 유기물 세정장비 EUV(Excimer UV Cleaner)를 개발하면서 본격 성장궤도에 올랐다. 그는 LG필립스 LCD의 공정 엔지니어였던 그는 작업현장에서 느꼈던 세정장비에 대한 문제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그만둔 후 아이디어를 현실화 한 것. 연구원들과 6개월간의 갖은 고생 끝에 개발에 성공한 LCD세정장비인 HDC는 4년 만에 전 세계 세정기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며 세계 1위에 올라섰다.



8위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

삼성전자 반도체 공채 1기 출신. 황 사장은 삼성반도체, 금성통신연구소 등에서 반도체 등의 경험을 쌓고, GE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전자로 옮긴 후 연구소장,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1998년 코아로직을 창업했다. 48세에 창업한 늦깎이 벤처인. 창업 당시 목표는 PC 카메라 칩 개발. 부진을 면치 못하던 2001년 말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도입되면서 코아로직의 기술력은 진가를 발휘했다.



9위 이병구 네패스 회장

이 회장은 LG반도체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LG반도체의 생산기술센터장까지 역임한 이 회장은 장비제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의존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결국 1990년 회사를 차렸다. 네패스는 반도체, LCD, 휴대폰 관련 핵심소재 및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인 크린크리에티브는 반도체 화학제품 제조업체였다. 2003년 자매사인 씨큐브디지털과 합병하며 사명을 네패스로 바꾸었다.



10위 고석태 케이씨텍 사장

케이씨텍은 1987년 설립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고 사장은 대성그룹 계열사인 대성산소를 거쳐 1987년 창업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지만 연구개발보다는 영업통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강한 친화력으로 산업계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이다.

 

<르포> 벤처 밸리에 부는 훈풍

1~2년 전‘마른땅’서 희망가 ‘솔솔’


울 가산디지털단지역(구 가리봉역) 인근 우림라이온스밸리 B동 10층에 입주한 원격검침 시스템 업체인 누리텔레콤의 조명관 이사. 그는 요즘 출퇴근 때 예전에 없던 ‘전쟁’을 치른다. 아침 출근 땐 빌딩 내 엘리베이터 줄이 길게 늘어서있고 저녁 퇴근 땐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지하철을 타기 위해 1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입주 당시만 해도 ‘썰렁’한 동네였는데 빌딩 내 사무실이 지난 연말부터 90% 입주하면서 시끌시끌한 곳이 됐다”며 분위기를 전한다.

요즘 뜨고 있다는 구로밸리의 한 모습이다. 지난해 테헤란로에서 분당밸리로 새둥지를 튼 NHN의 남기영 팀장은 “지난 연말 기본급 100% 보너스를 챙겼다”면서 “요즘엔 벤처업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과거 벤처붐과 다른 모습을 들려준다.

벤처 수 3년 반 만에 1만 개 재돌파

국내 벤처업계에 제2의 랠리가 찾아온 것일까. 1~2년 전만 해도 ‘죽겠다’는 아우성을 냈던 벤처업계에 요즘 ‘앓는 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있다. 대신 만나는 사람마다 ‘감이 괜찮다’는 식의 긍정적 단어가 많이 나온다.

지표상으로 보면 벤처기업에 청신호가 활짝 켜졌다. 벤처기업 숫자가 3년6개월 만에 다시 1만개를 재 돌파한 게 대표적이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2002년부터 줄기 시작한 벤처기업 숫자가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반전하더니 지난해 말 9572개에 이어 올 들어 1만 개를 넘어서게 됐다. 벤처업계는 “1만 개 벤처기업 숫자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2004~2005년 중 바닥을 찍은 건 틀림없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돈이 벤처로 되돌아오고 있는 점도 눈에 보인다. 지난해 말 창투사들의 신규투자는 6651억원. 이는 2004년에 비해 1012억원(17.9%) 늘어난 수치다. 이는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에 있던 벤처캐피털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증거다.

벤처캐피털 업체 숫자는 벤처열풍과 정확히 궤를 같이 해왔다. 지난 1999년 신규 벤처캐피털은 108개사에 달했다. 그러나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새로 생긴 벤처캐피털은 2000년 65개, 2001년 4개, 2002년 3개로 줄었다. 지난 2003~2005년 3년간 새로 등장한 벤처캐피털은 고작 1개에 불과했다.

때마침 코스닥지수가 뜨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의 회수실적 개선이 이어졌다.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 등 대표적 창투사들은 지난해 각각 205억원과 104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엔 모태펀드 출자금이 약2000억원, 산업은행 출자금이 1000억원으로 확대된 것도 벤처 투자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연초 떨어지던 코스닥 지수가 4월14일 700선을 재돌파하면서 벤처기업들에 숨구멍을 틔어주고 있다.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올해도 코스닥 지수가 700선을 유지하면 창투사들의 신규투자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벤처기업들의 수출액도 늘어나고 있다. 벤처품이 피크에 달했던 지난 2000년 벤처기업들 수출액은 48억달러. 5년만인 지난해 수출액은 103억달러로 2배가 넘는다. 이는 한국의 지난해 수출총액의 3.6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벤처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어느 정도일까. 분당밸리에 입주한 한지운 엠피오 팀장은 “MP3P의 대미수출이 중단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지만 올해는 좋아질 것”이라며 “최근 벤처 분위기는 최소한 작년보다 더 낫다”고 단언한다.

구로에 있는 홈트레이딩 시스템 업체인 ‘미래로 가는 길’ 엄영환 사장도 “지난해 직원 절반을 정리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을 꺼낸다. 그는 “아직 해갈이 되진 않았지만 업계가 바닥을 찍었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한다.

KIST를 비롯한 연구단지가 밀집돼있는 홍릉벤처밸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금석 노드시스템 사장은 “기술력 있는 벤처들이 몰려들면서 이곳 분위기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며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직원들이 더 좋아한다”고 들려줬다.

‘반등은 틀림없는데…’

그렇다고 크게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중인 것은 틀림없지만 당장 U자형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징조는 없다”면서 “코스닥 지수가 좀 더 받쳐줘야 ‘벤처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특히 한국의 벤처1번지로 불리는 테헤란밸리는 아직 찬바람이 완전히 가셔지지는 않은 듯하다. 지난 4월14일 새벽2시 룸살롱이 밀집해있는 서울 역삼과 강남역 골목은 택시가 길게 늘어서있었다. 택시 기사 김정운씨는 경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크게 좋아진 것도 크게 나빠진 것도 없다”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테헤란밸리에 있는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테헤란밸리에 다시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고는 말 못해도 최근 이곳에 벤처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다”고 말했다. 대덕밸리에 있는 박병선 해빛정보 사장은 “크게 좋아진 건 없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면서 “지금은 누구도 죽는 소리는 안한다. 이제는 운다고 떡 주는 사람도 없다. 이젠 벤처들도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고생했던 게 저항력을 키워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좌담회> 벤처업계 향후 숙제는?

“연기금 풀리고 코스닥지수 1000가면

‘벤처 디스카운트’사라진다”


제2의 벤처랠리가 시작된 것일까. 국내 벤처기업 숫자가 1만개를 재돌파하면서 국내 벤처업계에 봄기운이 퍼지고 있다. 벤처기업의 젖줄인 창투사들은 돈 보따리를 활짝 열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700선을 넘나들며 ‘벤처 디스카운트’해소에 나섰다. 벤처거품이 꺼진지 5년만의 변화다. <이코노미플러스>는 국내 벤처업계를 움직이는 3인과 함께 한국벤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벤처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한다.

참석자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장

윤동섭 중기청 창업벤처국장

사회 : 박인상 기자

정리 : 장시형 기자

사회자 : 벤처기업 숫자가 3년6개월 만에 1만개를 돌파했습니다. 요즘 업계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겠지요.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이하 조 회장) : 우리나라 벤처 역사는 199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1997년 6월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이 통과하면서 급격히 발전해 불과 3~4년 만에 벤처 버블이란 용어가 나올 만큼 과열화됐고요. 거품이 빠지자 2001~2002년은 ‘문제 집단’ 취급도 당했지요. 아예 2003~2004년은 무관심 속에 버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코스닥 지수가 720선까지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2004년 370선까지 떨어진 것에 비하면 1년 새 ‘냉온탕’을 오간 셈이죠. 그렇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못됩니다. 말하자면 현재가 ‘벤처 르네상스’라고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시기상조로 보는 것이죠.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장(이하 고 회장) : 벤처캐피털의 생태계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첫째 펀드 조성단계, 둘째 투자단계, 셋째가 회수단계입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분명 ‘봄바람’이 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신규투자조합 숫자가 2000년 이후 계속 줄어들다 지난해부터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투자도 늘어나고 있고 벤처캐피털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회수면에서는 지난해에는 전년(2004년) 대비 50% 이상 늘어났습니다.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윤동섭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이하 윤 국장) : IMF 외환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데 벤처의 역할이 컸습니다. 벤처는 우리나라 미래 성장 동력이기도 하구요. 중기청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벤처기업을 육성해 왔습니다. 2004년 말 벤처 활성화정책을 마련했고 지난해엔 보완대책도 내놨습니다. (웃으며 두 회장을 보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사회자 : 2001년을 벤처 경기의 꼭짓점으로 봤을 때 현재 바닥을 찍고 U자형 상승곡선의 초입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보시는지요. 현재 벤처 경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고 회장 : 벤처캐피털 사이클은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됩니다. 주식시장과 글로벌 IT 경기란 두 가지 잣대지요. 약간의 시간차만 빼면 한국은 미국과 똑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일시적 반등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윤 국장 : 상승곡선 초입이라고 봅니다. 신설법인 숫자나 코스닥 지수, 창투조합 결성 숫자 등 모든 지표가 활황 초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 회장 : 2000년 ‘벤처폭발’의 재현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조정 후 상승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상승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직 코스닥 지수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최소한 1000포인트를 넘겨야 ‘벤처 디스카운트’가 해소된다고 봅니다.

(사회자가 조 회장의 생각이 윤 국장과는 다른 것 같다고 하자 윤 국장은 “회복 국면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급격한 U자형은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회자 : 현재의 벤처 붐이 2000년 당시 벤처 붐과는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지요.

윤 국장 : 그때는 한마디로 ‘오버히팅’이었습니다. 너무 과열됐었죠. 하지만 그때의 실패 경험이 현재는 ‘학습효과’가 되고 있습니다. 투자도 많이 신중해지고 또 건실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갖춰진 제반 인프라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요.

고 회장 : 일단 2000년 당시의 벤처거품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미국도 그랬습니다. 단지 한국 벤처 붐은 닷컴기업에 의해 조성됐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더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벤처붐은 초고속망, 모바일, DMB 등 경쟁력 있는 분야가 이끌고 있습니다. 버블이 생겨도 충격파는 예전보다 줄어들 것입니다.

조 회장 : 2000년 당시 벤처기업들은 투명성이 많이 결여돼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을 능가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통해 공부도 했고, 시스템도 보완됐습니다. 쉽게 말해 섣부른 장난을 칠 수 없게 된 셈이죠.

사회자 : 벤처업계는 2001년 이후 혹독한 시련의 과정을 거쳤는데요. 실제 벤처 업계의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졌습니까.

조 회장 :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어느 강연에서 한국 현대사 혁명가 3인을 지목하더군요. 뽕짝을 랩문화로 바꾼 가수 서태지씨, 산업 사회에서 지식정보화 사회로 바꾼 상징적 인물인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 그리고 황우석 교수가 꼽혔습니다.(그 강연은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이 밝혀지기 전에 있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요즘 벤처들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입니다. NHN의 경우 일본 게임 포털시장에 진출한지 3개월 만에 1위로 올라선 것만 봐도 대단합니다.

고 회장 : 2000년 창투사들은 벤처투자를 통해 3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어떤 해엔 3000억원 손해를 보기도 했지요. 지난해 창투사들이 거둔 이익은 1200억원에 달했습니다. 우리 벤처기업의 체질개선을 보여주는 간단한 수치입니다.

윤 국장 : 지난해 벤처기업의 수출액은 1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고용창출 면에서도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의 10배에 달합니다. 평균 매출액은 6배나 되고요. 한마디로 벤처는 한국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조 회장 : 정확히 숫자를 말씀드리죠. IT 벤처기업만의 수출액이 103억 달러였습니다. 전체 수출액인 2850달러의 3.6%에 달한 셈이죠. 비IT기업까지 합하면 4%를 넘을 겁니다.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도 70여 곳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3000억원을 넘긴 벤처기업도 10개사나 됩니다. 벤처협회 기준에 따라 상위 70개사 매출액을 더하면 11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이 정도면 재계 순위 10권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사회자 :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털도 얼마 전부터 겨울잠을 깨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 창투사들의 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까.

고 회장 : 2000년 157개 이르던 창투사들은 지난해 102개까지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2개가 늘어 현재 104개입니다. 이중에서 적극적으로 벤처에 대한 투자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50여 개 정도 됩니다. 지난해 창투사들의 신규투자실적은 6651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조1591억원에 이르는 전체 한국 벤처금융투자의 64%를 창투사들이 했다는 얘기입니다.

윤 국장 : 지난해 6651억원의 창투사 투자는 올해 9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 : 벤처기업들은 투자를 연구 개발 분야에 집중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오늘 투입되면 내일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1~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현재 벤처투자가 늘어난 효과는 좀 더 지나야 나올 것 같습니다.

윤 국장 : 투자증가 요인을 분석하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경기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것, 둘째 산업은행(2000억원), 기업은행(300억원) 등 기관 투자자의 재원이 증가했다는 점, 셋째 코스닥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자 : 중기청이 발표한 ‘벤처투자 실적 및 전망’에 따르면 2005년 창투사 투자형태는 창업 3~7년 된 벤처기업에 몰려있습니다. 이는 2001년 3년 이하 초기 벤처기업의 투자비중이 59%에 달했던 것과 상반됩니다. 신생 벤처기업일수록 ‘돈가뭄’이 심할 텐데요.

고 회장 : 벤처펀드는 만기 5년짜리가 대부분입니다. 결성 첫 해에 가장 많이 투자되고 3년 내 투자가 모두 끝나고요. 보통 5년째 회수가 이뤄지고 조합이 해산되는 코스를 밟습니다. 그런데 코스닥시장 IPO(기업공개) 소요 연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조합 존속기간 내 회수를 위해선 신생 기업보다 업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의 신생 기업 투자비율은 26%로 미국(19%)보다는 높은 편이란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 기업 투자를 위해서는 최소 만기 10년 이상의 조합이 결성돼야 하지만 10년을 기다려 투자할 환경은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로선 30% 이상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는 어렵습니다.

윤 국장 : 정부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태펀드 등은 창업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당근책을 펴고 있지요. 차츰 이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조 회장 :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초기에 투자받기를 원합니다.

고 회장 :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금, 인력, 판로 3박자가 착착 맞아야 합니다. 특히 자금 분야에 있어서는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충이 선결과제입니다. 미국은 벤처펀드의 90% 이상이 연기금, 기관투자자, 학교재단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와 창투사 정도가 안정적인 출자자로 구성되며 비중도 40% 정도로 취약합니다. 우리나라 연기금들은 벤처에는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국민연금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문가들도 부족할 뿐 아니라 투자 담당자들이 벤처투자에 대해서만큼은 온갖 감사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벤처투자 담당자들은 투자에 실패할 경우 책임추궁을 당할까 전전긍긍하는 게 현실입니다. 또 부처 간 흩어져 있는 관리감독체계도 문제입니다.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연기금의 출자지속을 위해 주식이나 채권투자와는 다른 평가방법이 적용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관투자자의 출자를 허용하거나 확대하기 위한 활성화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합니다.

윤 국장 :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해보겠습니다. 중소기업 등을 위한 공동구매사업에서도 구매 담당자의 면책조항을 넣는 것처럼 연기금의 벤처투자에도 적용하는 것을 생각중입니다.

조 회장 : 사실 면책조항과 같은 획기적인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사회자 : 2004년 말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과 2005년 보완대책 등 지원정책이 많이 나왔는데요. 그동안의 벤처기업 대책에 대한 성과를 짚어봅시다.

조 회장 : 대책이 나오기 전과 후의 각종 수치를 비교해 보면 효과는 있었다고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들은 DJ정부 시절인 2001~2002년엔 시장에서 ‘야단’을 맞았고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2004년엔 ‘무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2004년 나온 대책 이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모태펀드 제도 등은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시의적절하고 정말 도움이 되는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고 회장 : 사실 벤처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자는 벤처캐피털 업계였습니다. 규제 때문에 못한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편의를 많이 봐줬습니다. 공은 이제 우리 벤처캐피털 업계에게 넘어왔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앞서 제안했듯이 연기금을 안정적인 투자 재원으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윤 국장 : 2004년 12월과 2005년 6월 벤처활성화 대책과 보완책은 계획대로 잘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벤처산업 육성에 어느 정도 힘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 내년 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폐지됩니다. 정부에서는 한시법이니 이젠 없앨 때가 됐다는 의견과 대안을 마련하자는 의견, 또 특별법을 연장하자는 의견 등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 회장 : 특별법을 만들어 벤처를 육성한 선례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엔 중국이 한국의 벤처지원법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 점에서 벤처기업들은 정부에 큰 혜택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2000년인가요. 그때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가 의대 커트라인보다 높았으니 말입니다. 벤처업계뿐 아니라 벤처기업특별조치법이 우리 사회를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 사회로 탈바꿈시킨 계기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보법을 만들거나 특별법 유효기간을 연장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윤 국장 : 정부는 벤처기업특별조치법에 대한 10년간의 공과를 따져보고 연장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정부 내 교통정리가 아직 안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연장된다면 보다 더 우리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가 있어야겠지요.

(10시30분 시작한 좌담회가 12시가 돼 근처 음식점으로 이어 인터뷰가 계속됐다.)

사회자 : 국내 벤처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또 그 대안은 어떤 게 있겠습니까.

조 회장 : 문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패자에 대한 구제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처럼 벤처기업의 미래는 사실 불확실합니다. 벤처기업들은 듣도 보도 못한 기술에 도전하는 기업들입니다. 당연히 실패하는 기업이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보(기술보증기금)가 보증을 서줘도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사실상 재기가 불가능합니다. ‘패자부활제’가 있지만 신용회복자가 기준이라 실효성이 없습니다. 아직 한 사람도 신청하지 않은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둘째 대기업의 ‘견제’도 심각합니다. 벤처기업이 어렵게 키운 시장이 커지면 대기업이 뛰어들어 가로채기 일쑤입니다. 가령 현재 한국은 CDMA 기술의 종주국으로 불립니다. 이 분야도 알고 보면 어필텔레콤이란 벤처기업이 초창기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MP3P로 세계를 제패한 기업도 레인콤이었죠. 그런데 돈이 되면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공’을 가로채기 일쑤입니다. 미국처럼 M&A를 보다 활성화하는 것도 묘약이 될 수 있습니다.(그는 이때 본인 회사인 비트컴퓨터도 제값만 쳐준다면 팔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인력난이 정말 심각합니다. 서울지역 석사 출신 중 80% 이상을 특정 대기업이 싹쓸이하고 있으니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윤 국장 : 투명성은 아직 부족하다고 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개선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벤처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도 문제지요. 지방 벤처를 우대하는 정책도 고려 대상입니다. 부산을 예로 들면 조선기자재 벤처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것처럼 지역 특성을 감안한 벤처창업도 더 활발해져야 합니다.

고 회장 : 일단 벤처캐피탈의 회수 수단이 다양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IPO밖에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달리 90% 정도가 M&A를 통해 자금을 회수해갑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도 벤처기업의 M&A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시스코나 인텔 같은 외국 대기업들은 M&A 전략이 협상을 통한 가격 낮추기가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인수하기라고 합니다. 충분한 돈을 주고 벤처를 인수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출총제에 대한 폐지내지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세금 문제인데요, 벤처기업을 M&A하는 경우엔 이를 R&D 비용으로 인정해준다면 대기업의 벤처기업 M&A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사회자 :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인상/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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