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떨어지는데 원자재 수입 늘려야하나’
‘음식점 차리면 장사는 잘될까’,‘주식에 올인 해도 괜찮을까’,‘은행에서 무리해서라도 대출받아 집을 사도 좋을까.’
이 같은 궁금증들을 해소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펼쳐지는 분야별 경제 전문가들의 얘기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플러스>는 금리, 환율, 유가, 소비, 투자, 주가, 부동산, 창업 등 8개 분야의 전문가 각 5명씩 모두 40명에게 올 하반기 전망을 들어봤다.

Cover story | 총론



내우외환 곳곳이‘빨간불’



장면 1
  중소기업을 운영중인 이정수씨(48). 그는 원자재를 80%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비철금속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최소 70% 이상 폭등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나마 환율이 떨어진 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 그는 매일 아침 원자재 가격과 환율부터 체크한다. 하반기에는 어떨까.

장면 2  10년차 맞벌이 주부인 김정미씨(37), 올해는 꼭 무주택자 딱지를 떼고 싶다. 일산 신도시 33평형 아파트를 점찍어둔 그녀의 고민은 딱 한 가지. ‘과연 지금이 집을 살 때인가’ 하는 점이다. 마음속으론 벌써 몇 번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혹시나 ‘막차’를 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주판알만 튕긴 지 벌써 3개월여. 덥석 샀다가 아파트값 하락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는 이중고가 떠올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씨의 경우 가능하다면 하반기중 최소 1~2년치의 원자재 물량을 확보해두는 게 좋다. 앞서 언급한 비철금속들의 값이 당분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환율은 하락하되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원자재 대책에도 귀를 기울여 둘 필요가 있다.

김씨의 경우라면 부동산 경기와 금리 예측이 필수 과제이고 정씨라면 환율 흐름 파악이 관건이다. 전문가 40인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김씨의 아파트 투자는 “실수요자라면 지금 사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부동산 값의 갑작스런 폭등 혹은 폭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일단 소폭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상승을 주장하는 측도 없지 않다. 다만 어느 지역을 고르느냐 하는 점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버블세븐’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자금 여력이 된다면 인기 지역을 눈여겨보라는 의견이 많다. 가령 서울 강남권과 목동, 분당, 용인 등 ‘이미 오른 지역이 더 오를 것’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금리는 현재 4.0%(콜금리)에서 소폭 상승 전망이 나온다. 올라봐야 0.25% 정도다. 시기는 6~7월 단행이 유력해 보인다.

따라서 신규 대출 수요자라면 금리 상승 전 빨리 받는 게 유리하다. 기존 대출자도 가능한 상환을 서두르면 그만큼 이자를 덜 문다.  

두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 정성식씨(47)는 3년 전 가입한 3만달러짜리 외화예금통장을 지금이라도 해약해야 할지 나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당장 해약하고 싶지만 ‘본전’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기다린 게 억울해서 못 팔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하반기에도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달러당 943원인 환율(5월18일 현재)의 추가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떨어져봐야 900원 안쪽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이 경우 정 부장은 지금이라도 빨리 달러 예금을 해약하는 게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그의 예금 손실을 따져보자. 이자를 무시했을 경우 3년 전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이었기에 앉아서 20% 이상 손해 본 셈이다. 3600만원이 2820만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 반면 환율 인상 시엔 예금을 쥐고 있는 게 유리하다. 다만 올라도 1020원 정도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환율 전문가들은 “해약 후 말을 갈아타라”고 권한다.

대출 때도 환위험 회피형 상품을 이용하는 게 좋다.

내 사업을 위해 올 초 대기업을 조기 퇴직한 강영민씨(36). 그는 퇴직 5개월째 개업을 미루고 있다. 자영업 경기가 바닥을 기고 있는 탓이다. 창업 자금으로 모아둔 1억5000만원을 은행 정기예금(4%)에 맡겨 받는 이자는 월 50만원. 4인 가족 한달 생활비가 200만원이니 벌써 750만원이나 까먹은 상태다. 창업은 미뤄둔 채 종자돈 5000만원을 증시에 투자한 강씨는 현재 장부상 수익률이 10%(5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주가 흐름도 불안해 언제 빠져야할 지 고민이다. 강씨를 통해 주가와 자영업 경기를 짚어보자.

주가 3분기 이후 상승에 무게

일단 창업 전문가들은 “현재의 바닥권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기다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준비됐다면 당장 시작하라는 조언이다. 다만 경기가 나쁘니 눈높이를 낮춰 시작하라고 권한다. 호황 때 투자비 대비 월 수익률이 3~4%로 맞춰진 눈높이를 2%대로 낮추라는 주문이다. 가령 1억5000만원을 투자했을 때 월 250만원만 순익으로 남겨도 괜찮은 장사라는 얘기다.

주가 전망에 대해선 타 지표와 달리 전문가들은 긍정적 사인을 보낸다. 하락보다는 상승 전망이 많다. 5월18일 현재 1365포인트 선에서 3분기 이후 최대 1650포인트까지 바라본다. 단 떨어지면 최대 1200포인트 선까지 밀릴 각오는 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라도 10%대, 떨어져도 10%대로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은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서둘러 살 때도 급하게 팔 때도 아닌 중립적 자세가 좋다. 신규 투자자라면 5~6월 쉬었다 하반기 이후 수출이 본격 회복될 때를 타이밍으로 잡으라고 권한다. 종목은 3분기 이후 자동차와 IT, 반도체 업종을 꼽았고 6~7월엔 상반기 주도주였던 내수, 금융주가 이끌 것으로 내다본다. 원자재 값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면서 실물 펀드에 대한 투자도 관심 있게 지켜보라고 권한다. 

재경부는 올해 5% 성장 가능을 목청껏 외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글쎄요’라는 답변이 많다. LG경제연구원(4.7%)과 현대경제연구원(4.5%)은 물론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도 당초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과 가계에서도 바뀐 경기 전망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는 게 현명한 대처법인 셈이다.

금리3(오른다)대 2(동결)

콜금리 0.25%p 인상 시

대출금리 0.2~0.3%p 올라

임상연 기자 sylim@chosun.com

난 5월11일 한국은행이 급격한 환율하락(원화절상)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콜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금리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전문가 5명중 3명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금리인상 시기를 6~7월로 보고 있다.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배경 설명을 들어 보자.

하반기 금리 향방의 주요 변수는 국내 경기 둔화 속도와 미국 금리인상이다. 이중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을 크게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월10일 연방기금금리를 연 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가 1%로 벌어졌다”며 “정책금리가 벌어지는 만큼 자본 유출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국내 콜금리보다 1%포인트 높아진 것은 지난 2001년 1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은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 여지도 남겨 논 상태여서 한국도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미간 금리 격차 커져 부담

권경업 대한투자신탁 채권본부장은 “미국으로서는 달러화 약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정책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환율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금리인상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안정되면 국내 기업들의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완화되고, 이는 곧 우리나라의 금리인상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중립금리는 4.0%~4.25% 수준”이라며 “0.25%포인트 인상에는 부담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중립금리란 미국 FRB 의장이었던 앨런그리스펀이 처음 사용한 말로 물가상승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통상 시장의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으면 고금리, 낮으면 저금리라 한다.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금리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4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1716억원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담보인정비중(LTV) 규제 강화,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 연이은 대출규제 조치를 취했지만 백약이 무효 상태.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많이 풀렸지만 생산과 설비 투자 등 생산적인 곳보다는 부동산이나 자본시장에만 떠돌고 있어 실효가 없는 상태”라며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대폭적으로 올리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인상폭은 0.25%포인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어떤 설명을 할까.

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산업생산율 및 재고율, 소비자신뢰지수 등 3~4월 경기선행지표를 보면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경기 둔화로 금리인상이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올리면 환율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꼴이 되고, 소비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금리인상 불가론자들의 주장이다. 즉 금리인상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

김형기 삼성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도 “환율, 유가 등 대외 변수를 보면 금리인상 가능성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며 “더욱이 원화절상을 부추기는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 경제마저 하반기 둔화가 예상돼 금리인상은 사실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콜금리인상은 대출금리에 어떤 영향을 줄까.

시중은행들은 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금리도 적게는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까지 올린다. 따라서 기존 대출 고객이나 신규 대출 고객 모두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주택 구입을 위해 6% 이자로 2억원을 대출받은 고객이라면 이자 부담이 연 1200만원에서 1440~156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환율   3(하락) 대 2(상승)

추가 하락 기조 속 속도는

늦춰질 듯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달러 환율이 올 초 예상치보다 떨어지면서 수출 중심의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환율 변화에 민감한 국내 수출 기업들은 최근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올해 예상 매출 달성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화 가치 상승 속도가 주춤해지겠지만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는 쪽이 우세했다. 일단 환율 하락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7~8월부터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치는 달러당 900~960원 선. 그는 수출이 여전히 잘되고 있고 상품수지가 적자로 반전되지 않는 한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더라도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환율이 920원에서 약간씩 오르기 시작하지만 960원을 고점으로 해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하락 속도를 늦출 뿐 이러한 환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의 심화와 위안화 절상을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환율이 930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외환 시장에서 엔화와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 하락이 대세라는 것. 하지만 그는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투자 감소 등의 반등 요인으로 환율이 다소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화 강세 기조가 약해질 것이라는 것.

이성희 JP모건체이스 서울지점장은 “최근 원화 강세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인한 요인이 컸다”며 “하반기 원화 값은 900~1020원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15일 현재 달러당 원화 값이 940원 정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원화 가치가 980원 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의 환율이 그 동안 과다하게 절상했다며 이제는 조정시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약달러의 지속이나 미국의 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가 악화될 경우 환율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단 하반기 평균 환율을 950원선으로 보고 있다. 그는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 대세지만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달러당 980~1000원 대 진입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 정책과 위안화 절상 문제, 원화가치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 등 불확실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국내 요인보다는 세계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 경제와 미국ㆍ중국 간 위안화 평가절상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 등이 원화 가치에 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900원대 환율 적응 필수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신민영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기업 채산성 악화 ? 투자 부진 ? 고용 침체 ?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낮은 환율도 문제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기업들은 수익 악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채 경영 압박에 노출되는 만큼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류승선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 기업들은 괴로운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환율 900원 대’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에 맞춘 경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환율 하락으로 인해 경제성장 둔화 압력을 받게 되지만 경제에 커다란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승관 연구위원는 “하반기 평균 환율이 950원 선에 머물더라도 수출이나 경제성장률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우리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지점장도 “수출 중심 기업이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고유가·원자재가 문제가 희석되며 받는 혜택도 있을 것”이라 했다.

유가  4(오른다) 대  1(내린다)

65달러 안팎 오르내려….

치명타 없을 듯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제 석유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평균 유가를 60~74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유가인 60달러 선에 비해 배럴당 많게는 10달러가량 높은 수치다. 이미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올해 평균 가격은 지난 5월15일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04년 평균 가격인 배럴당 33.64달러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이고, 지난해 평균에 비해서도 10달러 이상 오른 것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평균 유가를 61~74달러로 전망했다. 그는 원유 생산 능력과 함께 석유정제 시설의 부족현상 심화 등으로 공급 여력은 감소하는 반면 석유수요의 확대가 국제 석유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 핵문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하반기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100달러 시대에 생존할 중장기적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석유는 필수불가결의 에너지자원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요를 줄이기 어려운데다 대체 상품 개발도 어려운 만큼 국제 유가의 상승세는 장기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서남아팀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국제유가가 평균 68~71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박 위원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 행위를 감행하게 되면 유가가 74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5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보다 더 오르면 기업의 광범위한 부담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도 이란 핵문제 등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 65달러 내외를 유지할 것이고, 만약 갈등 양상이 해소된다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하반기 평균 유가를 65~70달러 선으로 예상했다.

반면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유가가 조정기를 거치면서 하반기에 59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급 사정으로 보면 급등세를 보일 정도는 아니라면서 이란 문제가 가시화되더라도 65달러 선이 고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원유공급 차질, 예상보다 높은 미국 경제성장률과 미국 휘발유 재고 감소, 원유 생산 차질과 함께 석유정제 시설의 부족 현상, 펀드자금 유입 등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란 핵문제가 유가상승의 최대 변수이자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핵주권을 내세우며 핵개발을 강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 핵개발이 군사적 목적이라며 경제제재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유가도 이 문제의 향방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핵문제가 최대 변수

박복영 부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갈등이 지속되고 경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이 경우 유가는 68~71달러 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다면 평균 유가는 70~74달러 선으로 치솟고, 이란사태가 최악으로 번질 경우 100달러를 넘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원유생산 차질과 공급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도 유가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원유 생산 시설 테러로 인해 공급물량이 감소추세다.

이지평 연구위원은 미국이 저유가 시대에 100개가 넘는 정유공장을 폐쇄했으며, 최근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 석유정제 능력이 1981년에 비해 여전히 8% 가량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연구위원은 나이지리아, 볼리비아 등 산유국의 자원무기화 등의 공급 불안 요인, 미국 석유 제품 시장의 수급 불안 등이 국제 유가 상승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배럴당 60~7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유가로 인해 세계 경제가 하반기에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경제도 하반기에는 고유가 행진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만큼 유가가 급격히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세다. 다만 추가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해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   4(감소) 대  1(증가)

다시 위축 우려… .

내수 마지노선 ‘흔들’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2004년 11월2일 서울 여의도에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전국 3만여 음식점 주인들이 국회를 향해 한꺼번에 솥뚜껑을 내던진 사건. 외신에까지 보도된 이른바 ‘솥뚜껑 시위’다. 표면적 이유야 “전국 음식점 85%가 적자”라며 “장사가 안 된다”는 하소연이었지만 그 내막을 파고들면 바로 소비의 하락이 도화선이 됐다.

이는 당시의 소비 지표가 증명한다. 2004년 한 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0.3%. 당시 엔 “죽지 않을 것 같으면 병원비도 아낀다”는 말이 유행어였을 정도다. 소비 하락은 음식점 사장들이 자신의 생명줄인 솥뚜껑마저 내팽길 정도로 내수에 미치는 파급력이 대단하다.

그 후 2005년 소비증가율은 3.2%로 반전에 성공했다. 올 들어서는 1분기 5.2%, 2분기 4.6% 성장률(KDI 전망치)로 더 높아졌다. 이는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6.2%를 기록한 결정적 밑거름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GDP에서 차지하는 소비의 파급력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말할 정도다. 결국 소비에 따라 내수 경기가 왔다 갔다 하는 핵심 잣대인 셈이다.

상반기 ‘반짝’ 하반기 소폭 하강

그렇다면 하반기 소비는 상반기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빨간불’에 가깝다. 상반기보다 ‘좋아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5명 중 4명이 ‘상반기보다는 감소할 것’에 표를 던졌다.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1분기 5.2% 증가도 전년 동기(1.4%) 대비에 따른 ‘착시효과’ 측면이 강하다”면서 “하반기엔 소비증가율이 소폭 낮아질 것”이라 내다본다.

민간 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은 국책연구소인 KDI(한국개발연구원) 전망보다 더 낮다. 신민영 연구위원은 “올 6월까지 소비증가율은 4.5%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엔 3.9%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변명식 전 한국유통학회장(장안대 교수)도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계 양대 CEO인 구학서 신세계 사장과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은 생각이 엇갈렸다. 구 사장은 “소비가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이 사장은 “환율과 금리 안정에 따른 수출과 내수의 균형으로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 관련 지표들은 대부분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점수를 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 기대지수’만 해도 그렇다. 4월 지수는 3월에 비해 2.8포인트 떨어진 100.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04.5에서 2월 103.8로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후 3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소비자 기대지수란 6개월 후의 소비 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란 점에서 하반기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소비가 살아난 지 얼마 안돼 또다시 하락 반전이 예상되는 이유가 뭘까. 원인은 단순하다. 가계의 구매력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기택 교수는 “GDP 증가율은 1분기 6.2%에 달했지만 구매력을 보여주는 GNI(국민순소득) 증가율이 1.9%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신민영 연구위원도 “2003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GNI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크게 밑돌고 있다”면서 “그 격차가 점점 벌어져 소비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단언한다.

‘종부세 효과’ 하반기 본격화할 듯

실제 버는 돈이 많아야 쓰는 돈도 많을 텐데 국민 소득이 크게 늘고 있지 않는 게 문제다. 특히 상류층과 하류층의 소득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자. 이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이 월평균 255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특히 상위 20%를 하위 20%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8.36에 달했다. 상위 20%가 하위 20%에 비해 소득이 8.36배나 많다는 뜻으로 이는 2003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격차다.

문제는 상류층마저 지갑을 활짝 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홍기택 교수는 “재산세와 종부세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금 정책이 중립으로 돌아서야 소비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   4(오른다) 대 1(중립 또는 하락)

저점 1300대,

최고점 1550~1600 전망

5월18일 현재 1365포인트대에 머무르고 있는 종합주가지수 곡선은 하반기 어디로 향할까? 증시 전문가 5명중 4명은 국내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 이익성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점은 1550~1600포인트대, 저점은 1400포인트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최근 몇 년간 상승하는 과정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던 기존의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 재평가의 도약대에 섰다”며 “이 같은 한국 시장 재평가가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최대 165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은 수출 측면에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내수 경기 전망도 밝다”며 “특히 과거에 비해 한국 경제 성장 및 기업 이익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위험 감소는 물론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의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이머징마켓으로 급격히 유입되고 있고 이에 따라 아시아존의 통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띄고 있다”며 “올 들어 한국 증시는 여타 아시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1600포인트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평가 지나 재평가로 도약

이원기 K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기업들은 이미 국제적 수준의 기술 개발로 생산성을 높였고, 경영 시스템 개선으로 비용 요소도 많이 줄여 놓은 상태”라며 “환율과 고유가는 분명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고 기업의 경쟁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를 움직이는 ‘실세’가 외국인에서 토종으로 변했다는 것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4년 외국인 보유비중은 40.1%(시가총액 기준)에 달했지만 2005년에는 37.17%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국내 투자자 비중은 2004년 이후 적립식펀드(주식형) 열풍으로 59%에서 63%로 늘어난 상태다.

하반기 주식시장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비관론도 없지는 않다. 비관론자들은 증시가 상반기 내 경기회복에 힘입어 1500포인트대까지 오를 수도 있지만 3분기에 환율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 또 다시 1200포인트까지도 내려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영수 리앤킴투자자문 사장은 “증시가 1500포인트를 상회할 수 있다고는 보지만 1600포인트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국내 기업이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하반기 경기 둔화로 기업 이익이 증가하지 않으면 저평가 메리트도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하반기 증시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는 게 좋을까?

우선 상승장을 이끄는 주도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올 들어 시장을 주도해온 주식은 식음료, 제약 등 내수주와 은행 등 금융주, 조선 및 건설주 등 이었다. 하반기에도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의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원기 사장은 “내수주 중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종목을, 금융주에서는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은행주와 증권주 투자가 유효하다”고 추천했고,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이후 경기 둔화가 완화되면 유통, 제약, 금융 등 내수 및 금융주를 저가에 집중 매수할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수주와 금융주 중 전문가들이 뽑은 하반기 추천 종목은 대한항공, 하나투어, 동아제약, 웅진씽크빅, 다음, 하나금융 등이었다.

박천웅 리서치본부장은 “수출이 살아나면 전기·전자, 자동차, 반도체, 조선 업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고, 장인환 사장은 “하반기 환율 하락이 완화되면 IT 및 전기·전자 등 수출 기업도 수익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IT 및 반도체, 자동차 업종 중 전문가들이 3분기 이후 투자유망 종목으로 뽑은 것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그동안 주가가 못 오른 블루칩들이었다.

부동산   2 (오른다) 대  3(약보합)

지방발 하락세 견인

약보합 중론

오성택 기자(ost69@chosun.com)

상반기 주택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점검해 보면 판교 분양과 재건축 요건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3·30 대책’, 강남 대책으로 인한 풍선 효과, 지방 주택 시장의 약세로 요약된다.

부동산, 특히 주택 시장의 가격 안정에 강도 높은 처방을 해온 정부는 ‘올 하반기면 세금 폭탄이 위력을 발휘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전문가 5인의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은 ‘가격 안정세 속 지방과 수도권의 차별화 지속’으로 요약된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팀장은 “하반기에는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시 가격의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점차 현실화되고, 정부의 다주택 중과세 제도의 핵심인 1가구 2주택 양도세 유예기간이 연말까지라는 점이 하반기 주택 시장의 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락세 속 상승 예상 지역별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큰 흐름 중 하반기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줄 또 하나의 변수는 지방 주택 시장의 매물과 분양 실적 저조 현상을 꼽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전국적으로 충남 아산 지역을 제외한 지방의 분양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방 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하반기 전체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주택 거래량을 수치로 분석해 보면 부산과 대전의 매물이 전국 평균보다 많이 나왔다”며 지방 주택 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점을 지방 주택 시장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지방 발 부동산 가격 폭락 현상에 대해서는 “거품이 꺼지기엔 금리가 너무 낮다”(김선덕 소장)는 말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방의 약세 현상과 비교할 때, 서울과 경기 지역 등 수도권은 부분적 상승, 또는 강한 보합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규현 주택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각종 규제책이 주택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거품을 제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지방 주택 시장의 약세 현상은 이미 2003년 전부터 시작됐고, 수도권이 이제 그 영향을 받을 차례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 일변도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일부 지역들에 대해서는 지규현 연구원은 “강북의 뉴타운 등 환경 개선 호재가 뚜렷한 곳은 자금이 투자되는 곳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 전체적인 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오를 지역은 계속 오르는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부책임위원은 “9월에 있을 판교 2차 분양, 하반기 이사철(9~10월) 등이 대표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상반기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시장의 가장 큰 관심지역인 서울 강남의 주택 가격은 전문가 사이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김선덕 주택산업연구소 소장은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전세 가격 상승이 멈춘 상태다. 이는 상승 기조에서 보합 기조로 돌아섰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큰 흐름상 현재는 상승 기조가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판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설 하반기 주택 시장은 무주택자, 1가구 1주택자, 1가구 다주택자 모두에게 시장에 진입하거나 시장에서 나가야 할 지 고민한 결과가 하반기 주택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예정이다.

창업   3(현재와 비슷) 대  2 (더 나빠진다)

 

끝 모를 바닥…

‘웰빙’,‘생필품’업종 노려라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사업을 하기 위해 올 초 시중 은행을 조기 퇴직한 김성민씨(41). 그는 창업 예비군 생활 5개월째인 지금까지 ‘거사’를 미루고 있다. 개업 후 6개월도 못 버티고 폐업한 ‘선배’들을 수두룩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먹구름이 걷히기만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푸념한다.

그 새 사업 자금으로 마련해둔 2억원은 조금씩 축나고 있다. 현재 연 5% 금리로 은행에 맡겨 받는 이자는 월 83만원. 4인 가족 최저 생활비를 쓰고 나면 매달 100만원씩 적자가 쌓이고 있다.

자영업 창업 시장에 김씨와 같은 대기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액션’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본사(창업 공급자)들도 죽을 쑤고 있다. 국내 1000여 프랜차이즈 본사 중 대략 70~80%가 가맹 계약이 올 스톱됐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프랜차이즈 70% 가맹 올 스톱

과연 하반기엔 창업 타이밍이 올까. 전문가들은 “현재의 바닥 국면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자영업 경기가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 5인 중 3명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불황”이라고 지적했고 2명은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마디로 창업 시장이 L자형 바닥을 기고 있는 셈이다.

맥주 전문점 ‘와바’로 유명한 이효복 사장. 전국에 190개 체인점을 두며 잘나가는 그도 “이번 불황엔 손을 들 정도”라고 한숨이다. 그는 “3월 대비 4월 매출액이 떨어진 건 사업 5년 만에 처음”이라며 “5월 들어 매출액이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도 날씨가 빨리 더워졌기 때문”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올 들어 현재까지 계약한 가맹건수는 8건, 예년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다.

그렇다면 김씨와 같은 예비 창업자들은 ‘좋은 날’이 올 때까지 넋 놓고 기다려야만 할까. 이에 대한 전문가 응답은 노(No)다. 전문가 5인중 4명은 “준비됐다면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2명)와 당장 시작하라(2명)”고 조언한다. 이때의 준비란 자금, 업종, 입지를 말한다.

유재수 한국창업개발연구원장은 “과거엔 창업 타이밍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매출 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용득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은 “과거 IMF 때 창업한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는 점에서 역발상도 필요하다”면서 “창업 준비생 상태로 돈만 까먹고 있을 바엔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5인 중 유일하게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장만 “일단 소낙비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내년 봄에나 창업하는 게 낫겠다”고 주장한다.

지금과 같은 자영업 경기 하강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성공 요소는 뭘까. 심상훈 소장은 “1~2년 전 프라이스(Price=가격)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플레이스(Place=입지)가 성공을 지배한다”면서 “값비싼 도심지 1급 상권 대신 동네 주택가가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 패밀리가 하나의 유력한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면 유재수 원장은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포인트”라고 지적했고, 강병오 대표는 “창업자 역량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강조한다. 이효복 와바 사장은 “불황일수록 작게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최소한 장사가 안 돼도 버틸 여력은 남기라는 뜻에서다.

그렇다면 먹구름 같은 자영업 경기 속에서 과연 어떤 사업에 손을 대야 할까. 이 질문을 던지자 전문가들은 난감한 표정이 됐다. 주식이야 좋은 종목을 찍고 돈을 투자하면 알아서 올라가지만 창업은 업종은 물론, 창업자 자질, 입지, 규모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기엔 “업종 추천 자체가 겁난다”는 반응들이다.

요약하자면 웰빙, 건강 트렌드에 맞는 업종과 생필품처럼 수요 탄력이 낮은 업종이 좋겠다는 의견들이다. 유재수 원장은 “한식이나 맥줏집 등 전통 업종이 불황에 강하다”면서 “가급적 튀는 업종은 삼가라”고 들려준다. 강병오 대표는 “보쌈 같은 롱런 아이템이 좋다”고 했고, 정용득 부회장은 “브랜드 파워가 있는 아이템이 경쟁력이 있다”고 훈수한다. 반면 심상훈 소장은 “경기에 민감한 40~50대 층 보다는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업종이 좋다”면서 “댄스방이나 드럼방처럼 요즘 뜨는 사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업 후 기대 수익은 어느 정도로 맞추는 게 좋을까. 4~5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성공 잣대로 투자비 대비 월 수익률 4%를 제시했다. 쉽게 말해 1억원 투자 시 월 400만원, 2억원 투자 시 월 800만원 순익은 남겨야 성공이라는 기준이다.

이 같은 성공 기준이 요즘엔 반 토막이 났다. 유재수 원장은 “월 1.5% 수익률도 연간으로 치면 18%로 은행 금리의 4~5배”라며 “눈높이부터 낮춰라”고 주문한다. 이효복 사장은 월 2% 수익률, 심 소장과 강 대표도 3%면 성공이라고 말했다.

Cover story l 원자재 수급전망

설탕·금·구리…

쇼크 도미노 온다(?)

임상연 기자 sylim@chosun.com

2007년 2월10일 새벽 5시, 김자원 에너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의왕시에 있는 본사로 서둘러 차를 몰았다. 총리 주재로 긴급 에너지 대책회의가 소집돼 관련 자료를 서둘러 준비해야 했다. 전날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 시설 공격을 의회에 상정하고, UN안보리 설득 작업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2월3일 사상 최고치였던 85달러를 돌파한지 딱 일주일 만에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0달러마저 무너진 것이다.

4.5% 경제성장률을 장담했던 정부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환율이 890원까지 급락해 무역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고유가로 물가가 오르자 소비자들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내수까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로 인해 올 경제성장률이 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차례 에너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100%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미친 듯 오르는 유가를 막을 대책이란 거의 전무했다. 수년 전부터 대안으로 부상했던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은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고, 여타 대체 에너지 개발도 상용화하기란 아직 먼 나라 이야기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석유 배급제나 모든 매체를 통해 에너지 절약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일뿐이다.

새벽이긴 하지만 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없었다. 택시만 간간히 보였다. 유가 급상승으로 대부분의 시민들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탓이다. 김 연구원은 잠을 깨기 위해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에서는 뉴스가 진행되고 있다. 개인 택배 사업을 하던 사람이 이웃집 차량에서 상습적으로 기름을 훔치다 이웃이 설치한 몰래카메라에 찍혀 덜미를 잡혔다는 뉴스가 흘러 나왔다. 유가 상승으로 기름 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생계형 기름 도난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기름뿐만이 아니다. 철이나 구리를 전문적으로 훔치는 대형 절도단들도 속속 생겨났다. 얼마 전 신문 사회면 탑을 장식한 대형 절도단은 생계유지를 위해 맨홀이나 다리의 난간을 뜯어가는 애교 수준을 넘어서 야간에 건축현장을 기습해 철은 물론 심지어 바닥 단열재인 구리와 용접용 납마저 모두 훔쳐가는 대담함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4년 톤당 300만원이었던 구리 가격이 2년 만에 3배인 900만원을 넘어섰고 납 역시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다.

기름 도난 사건에 이어 식료품 업계가 ‘오일쇼크’에 이어 ‘설탕쇼크’로 패닉에 빠졌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설탕 공급이 줄어들어 업체마다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로 인해 가격이 치솟자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뉴스의 골자다. 실제로 설탕 국제 시세는 2004년 파운드 당 10센트 미만이었지만 3년 만에 사상 최고치인 66센트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체들도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설탕 출고가를 수차례 올렸지만 높아진 설탕 가격을 전부 판매 가격에 전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반대는 차치하더라도 판매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거나 대안식품을 찾기 때문이다.

설탕쇼크는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얼마 전 설탕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자 에너지 대책의 일환으로 사탕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을 기존 60%에서 75%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탕수수에서는 설탕뿐만 아니라 에탄올도 뽑아낸다. 에탄올은 휘발유와 섞이면 자동차를 움직이는 가소홀(gasohol)이 된다. 높은 유가를 견딜 수 없었던 브라질로서는 에탄올을 많이 뽑아내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에탄올 생산이 증가하는 만큼 전 세계에 공급되는 설탕은 줄어들게 된다. 이미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상태에서 공급마저 줄어들면 가격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뉴스를 듣던 김 연구원은 답답함에 창을 열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1980년대 이후 IT 붐으로 20여년간 방치했던 구경제(원자재 산업)가 복수(가격 상승)를 시작했지만 막아낼 방법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더욱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자원의 국유화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은 앞으로도 상승 추세가 뻔했다. 천연자원이 빈약한 한국 경제가 과연 구경제의 복수에서 얼마나 버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책상에서 머리 굴린다고 해답이 나오나 서해나 동해에서 유전이라도 확 터져야지~휴! 앗 따거, 에이 참나!” 김 연구원은 찬바람을 타고 눈을 괴롭히는 담배연기에 화풀이를 해댔다. 

‘가상 시나리오’ 현실화 되나

지난 1년간의 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구성한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원자재 쇼크’를 단순히 픽션으로만 볼 수 없는 상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정보 서비스 업체인 코리아PDS(www.

koreapds.com)에 따르면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석유(두바이유)는 5월15일 현재 전년 대비 47% 오른 배럴당 65.26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3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68.7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요 원자재 중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아연이다. 아연 가격은 지난 1년간 무려 184%(톤당 3450달러)나 껑충 뛰어 올랐다. 구리(159%)와 설탕(106%) 역시 10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이밖에도 천연고무 84%, 알루미늄 72%, 금 64%, 니켈 17% 가격이 올랐다. 이중 금을 제외하고 아연, 구리, 설탕, 천연고무, 알루미늄, 니켈 등 모두 올해 과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급격한 상승세 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가격 상승이 유독 돋보이는 것은 구리와 금이다. 구리와 금은 수급 불균형 문제에 약달러로 인한 글로벌 투자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가격이 너무 급격히 오르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원자재 가격 동향을 전문적으로 파악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가격 전망을 포기하거나 꺼리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도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대다수 상품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은 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고, 조정기간도 거치겠지만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용주 코리아PDS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급 불균형 문제 때문이고 이런 문제는 갑작스럽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와 생산이 이뤄지기까지는 보통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면서 최근에는 버블 논란도 일고 있다. 원자재 버블론자들은 수급에 의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의 가격 급등세는 투자 수요 때문이라며 언젠가 버블이 꺼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원자재 버블론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상품 시장 전망에 대한 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상품 시장은 폭발을 기다리는 버블 상태”라며 “중국의 성장과 에너지 비효율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에 투자자들이 현혹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버블론에도 불구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품 시장의 대부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투자 수요가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문제로 상승 기조가 꺾이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구경제의 복수’는 예견된 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이처럼 일제히 상승하는 것을 두고 금융 및 상품 시장 전문가들은  ‘구경제의 복수’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1980년대 이후 IT 붐 속에서 20여 년간 원자재 산업을 방치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고유가를 분석하면서 ‘신경제(New Economy)에 대한 구경제(Old Economy)의 복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원자재 중 가장 비중이 크고 중요한 석유가 그 대표적인 예다. 상품 시장의 대가인 짐 로저스에 따르면 지난 35년 동안 세계적으로 대형 유전이 발견된 적이 없다. 또 현재 원유 매장량이 수십억 배럴에 달하는 ‘자이언트’ 또는 ‘엘리펀드’ 급의 유전도 발견된 지 50~70년이 지난 것들이다. 오래된 만큼 석유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다. 심지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소비하는 미국에서도 1976년 이후 단 한 곳의 정유공장이 들어서지 못했다. 원유를 생산하는 유정의 숫자도 1981년 4530개에서 2004년 1201개로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이에 반해 수요는 자동차 산업 발달과 중국 등 아시아 경제의 성장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은 하루 8100만 배럴(2004년 말 기준)에 달한다. 이중 인구가 36억 명에 이르는 아시아의 석유 소비량은 25% 정도인 하루 2000만 배럴 정도다. 지난 10년간의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는 향후 6~12년간 지금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가 2억7000만 명(아시아의 13분의 1)에 불과한 미국의 석유 소비량이 하루 2200만 배럴이다.

짐 로저스는 “기술 혁명은 결코 석유 발견이나 생산 기술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최첨단 시추 기술은 단순히 석유를 빨리 뽑아내 소진하는 기능만 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석유뿐만이 아니다. 주변에서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설탕 가격 추이를 보면 구경제가 왜? 어떻게? 복수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설탕 가격은 지난 1966년 파운드 당 1.4센트하던 것이 1974년에는 66.5센터로 45배 이상 올랐다. 당시 설탕 가격이 치솟자 프랑스의 농촌 마을에서는 전부 사탕무를 심었을 정도다. 설탕 가격이 어떻게 45배 이상이나 상승 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고, 설탕 가격이 오르자 투기세력까지 합세해 가격 상승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급등하던 설탕 가격은 1976년 12월부터 1977년 1월사이 파운드 당 7~9센트로 급락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던 설탕 가격이 왜 이렇게 하락했을까? 가격 급락의 이유도 역시 수요와 공급 때문이다. 설탕 가격이 치솟자 전 세계적으로 너도나도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경작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1975~ 1976년에 전세계 사탕수수와 사탕무 수확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설탕 소비자들은 가격이 너무 비싼 설탕을 멀리했고 이로 인해 소비는 급감했다. 이후 설탕 가격은 1979년과 1981년 사이 파운드 당 40센트를 돌파하는 등 또 한번 고공행진을 연출했다. 설탕 가격이 바닥을 치자 사탕수수와 사탕무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형 태풍 등 천재지변이 발생해 경작에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또 한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설탕 가격이 최근 강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도 수급 불균형 현상 때문이다. 1982년 이후 설탕 가격이 매우 오랫동안 낮게 유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설탕 사업에 대한 투자는 급감했고, 이에 따라 생산량도 줄었다. 실례로 1996년 이후 미국 내 사탕무 가공처리 공장 가운데 1/3이 문을 닫았다. 이에 반해 수요는 중국의 소비량 증가 등으로 인해 급증했다. 생산량 감소에는 유가 상승, 천재지변 등도 한 몫 했다. 유가가 오르면 사탕수수에서 뽑아내는 에탄올 비중이 높아진다. 그만큼 사탕수수에서 뽑아내는 설탕은 감소하게 된다.

올 들어 가장 드라마틱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구리와 금은 수요와 공급 이외의 교란요인, 즉 변수들이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구리와 금 역시 글로벌 경제성장과 약달러 기조 등에 의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구리의 경우 수요 급증으로 지난 2개월 동안 재고량이 25% 가량 줄어든 반면 칠렉, 맥시코 등 주요 생산국에서는 잦은 파업으로 조업에 차질을 빗으면서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구리와 금도 기본적으로 수급 불균형에 의해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상승 추이를 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격 급등과 약달러 기조로 전 세계 펀드 등 투자 및 투기자금이 몰려들면서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구리와 금에 대한 버블 논란도 일고 있다.

문용주 수석연구원은 “구리와 금 등의 경우 시장에 실수요자 뿐 아니라 가격 상승을 예측한 투기수요자까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버블 조짐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연, 납, 목재 등 각종 원자재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난 20여 년간 가격이 낮거나 또는 공급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생산 및 설비투자 없이 방치되면서 수급이라는 펀더멘틀이 깨져버렸고, 이에 따라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여기에 중동과 남미의 자원 국유화, 글로벌 경제성장, 천재지변 등 교란요인까지 합세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 원자재 대책은 무엇?

‘구경제의 복수’는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들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처럼 각종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기업의 채산성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물가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종국엔 경기침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용주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으로 인해 당장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경우 기업들이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가 가장 큰 것은 단연 석유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GDP(국내총생산)은 0.4%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도 최근 올 한 해 유

박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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