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주역은 새로 공개한 스포츠 쿠페 ‘TT’. 마치 미래 어딘가에서 날아온 듯 기묘한 바디라인과 그 이전까지 어떤 자동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인테리어는 모든 이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듬해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뉴 비틀’은 단종 이후 20여 년 만에 오리지널과 닮은 듯 새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해 캘리포니아의 세련된 중산층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폴크스바겐은 ‘기본기는 좋지만 지루한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디자인 감각’이라는 신무기를 추가로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1990년대 말 나란히 등장한 이들 두 차종은, 21세기 세계 자동차 업계의 핵심요소가 디자인이 될 것임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1998년.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주역은 새로 공개한 스포츠 쿠페 ‘TT’. 마치 미래 어딘가에서 날아온 듯 기묘한 바디라인과 그 이전까지 어떤 자동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인테리어는 모든 이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듬해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뉴 비틀’은 단종 이후 20여 년 만에 오리지널과 닮은 듯 새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해 캘리포니아의 세련된 중산층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폴크스바겐은 ‘기본기는 좋지만 지루한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디자인 감각’이라는 신무기를 추가로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1990년대 말 나란히 등장한 이들 두 차종은, 21세기 세계 자동차 업계의 핵심요소가 디자인이 될 것임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정의선 사장, ‘디자인 경영’ 선언 후

패밀리룩 등 일관된 디자인 테마 창조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경영이다. 현대자동차와 합병 이후 어떡하든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던 기아차에게, 디자인은 축구로 치자면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 막바지에 터진 ‘안정환의 결승골’처럼 극적인 승부수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회사의 적통(嫡統)’인 현대보다는 한 단계 아래에 머물러야 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와 차별화된 시장을 형성해야 했던 기아차가 외통수에 몰린 끝에 찾아낸 묘수였다. 디자인에 힘을 실음으로써 기아차는 현대차의 서브 브랜드에서 벗어날 수 있고, 현대차 또한 뚜렷이 구분되는 계열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제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으리라는 경영상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기아 브랜드의 힘을 향상시키겠다.” 2006년 9월, 파리 모터쇼를 찾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이 선언은 디자인 경영의 출발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이후 기아차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디자인센터(2007년 9월), 미국 캘리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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