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의 액셀러레이터(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을 전망이다. 정부 및 녹색성장위원회가 기본 마스터플랜을 이미 그려놓은 데다, 기획재정부가 한나라당과 함께 올 추가경정예산안에 녹색성장 예산 2조4000억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는 ‘총(녹색성장 정책)’에 ‘실탄(예산)’을 장착하고 ‘타깃(추진과제)’을 향해 방아쇠를 사정없이 당길 태세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추진 로드맵 중 올해 중점적으로 선보일 것들을 집중적으로 알아봤다.

  새마을운동 버금가는

   ‘금수강촌 프로젝트’ 뜬다

지난해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이 8·15 기념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후 이를 뒷받침하는 후속조치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지식경제부에서 에너지, 환경 등 6개 분야 22개 ‘에너지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12월2일 지식경제부는 9개 산업별 12개 기능별 녹색성장 추진전략인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 발전전략’을 내놨다. 12월1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는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3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열고 ‘지역발전 종합대책’을, 올 1월 초엔 ‘4대강 살리기 및 주변 정비사업’을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녹색뉴딜 사업으로 제시했다.

특히 지난 2월엔 녹색성장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녹색성장위원회(공동위원장; 한승수 국무총리, 김형국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를 띄웠다. 대통령 직속인 이 위원회는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따로 운영되어왔던 기후변화대책위원회, 국가에너지위원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기능적으로 통합한 것이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출범한 다음날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처럼 녹색성장 정책을 서두르다시피 할 정도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데는 뜬구름처럼 보이는 이 대통령의 ‘녹색성장’ 화두를 빠른 시일 안에 가시화시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정부부처 및 각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들로 구성된 녹색성장위원회 산하의 녹색성장기획단은 올해부터 내년 중에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선보일 녹색성장 성과물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김상협 녹색성장기획단장(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국민이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녹색성장 성과물들이 올해부터 내년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김형국 위원장이 자전거도로와 관련 올해 중 선보일 구간을 찾으라고 직접 주문할 정도로 직원들을 ‘강도 높게’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청와대와 정부부처, 녹색성장위원회, 각 지자체는 올해부터 내년에 이르기까지 국민에게 제시할 녹색성장 성과물들을 이미 마련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5월말 4대강 개선 마스터플랜 발표

정부는 4월 말께 4대강 유역 인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일명 ‘금수강촌 대변신’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4대강 정비사업은 그동안 쭉 해왔던 일을 강가로 끌고 오는 것”이라며 “낙후지 개발의 경우에도 중급도시 이상에만 맞춰졌던 지역경제 개발을 강 주변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이 경우 1970년대 새마을운동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사업이 지역경제에서 일어나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낙후지역 기업이나 개발 사업자에게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혜택을 주고,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이전 보조비를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의 지역발전종합대책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5월말 4대강 유역 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발표함과 동시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자전거 이용 본격화

올해 중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사업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이다. 이번 추경예산안에 자전거도로 공사비 수백억원과 대덕자전거 클러스터단지 조성을 위한 R&D 비용 30여억원을 마련했다.

김상협 비서관은 “사람·자동차·자전거의 순을 사람·자전거·자동차로 바꿔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중 노상주차장 및 부설주차장에 대한 자전거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택지개발 업무처리 지침을 올해 중 개정, 택지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수립 시 자전거도로를 설치케 하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녹색성장위원회는 4월중 도시 내·도시 간 자전거 고속화 전용도로 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이와 관련 서울시는 4월 하순부터 청계-천호구간 20㎞구간의 자전거도로 공사를 실시한다. 서울시는 경찰청과 협의 후 40일 동안 도면을 설계중이다.

자전거 산업 육성과 관련, 대덕특구에 40여 개의 자전거 관련 부품산업을 집적화하고, 카본복합소재 등 초경량·고강도 첨단소재 개발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전력IT 조기추진 … 보급형 하이브리드카 7월 선보여

일단 올해 중 서머타임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데다 노동계의 반발 등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우선 서머타임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LED 사업과 관련해선 올해 중 공공기관의 백열등을 모두 LED등으로 교체할 계획이다.(관련기사 77쪽 참조)

전력IT 사업은 올해 중 시범도시를 정하고 내년엔 인터넷망과 연계해서 일부 시행할 계획이다.(관련기사 68쪽 참조)

김상협 비서관은 “전력IT는 다른 녹색성장 추진사업보다도 조기에 속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급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7월에 선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연말께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녹색성장위원회의 주문에 따라 4~5개월 정도 앞당기기로 한다.

녹색인재 양성 프로그램 7월중 발표

녹색성장위원회는 녹색뉴딜 등을 통해 다양한 그린칼라계층을 육성키로 했다. 그린칼라는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연구인력, 태양광 전지판 기술자 등 녹색기술인력, 녹색지식 컨설턴트, 풍력발전단지 건설자 등 녹색기능인력 등을 말한다.

녹색성장위원회는 5월 중 자동차, 조선, 철강, 섬유 등의 기존 주력산업의 녹색화를 지원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력산업의 녹색화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7월엔 녹색기술 금융 서비스 등에 종사할 녹색인재의 수급 조사와 예측을 통해 체계적인 녹색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발표키로 했다.

2009년 분기별 거시전략

녹색성장위원회는 3월 산업협의체를 발족한데 이어, 4월 실전적 과학기술을 검증하거나 찾아낼 과학협의체를 만들고, 5월엔 소비자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반기 중엔 지자체협의체 및 금융협의체도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토대로 녹색성장위원회는 6월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3월11일 출범한 녹색성장산업협의체(Business Dialogue)는 허동수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장(GS칼텍스 회장)이 대표를 맡았다. 녹색성장산업협의체는 4월까지 ‘경제·산업계 녹색성장 전략’ 보고서를 작성, 산업계 의견을 정리할 계획이다.

김상협 비서관은 “산업협의체는 단순한 애로 및 건의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닌 ‘녹색성장 국가전략’을 경제·산업계가 협의를 통해 만들어가는 싱크탱크(Think Tank)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3분기에 중앙추진계획 및 지방추진계획을 마련하고, 녹색기술산업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분기에는 자동차 연비기준 개선계획을 발표하고, 배출권 거래 시장 시범사업을 준비하며 녹색성장 대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서관 (녹색성장기획단장)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부터 추진할 겁니다”

녹색성장 정책과 관련 아이디어맨 김상협(46)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미래비서관이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대응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김 비서관은 나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4월부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혁명의 녹색성장 정책 성과물들이 하나둘씩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번 심포지엄에서 성과는?

한국과 미국이 녹색의제에 대해 일치점이 많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후변화 특사인 토드 스턴은 미국이 다시 기후조약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조약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오지 않았던 그동안의 미국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상당히 의미 있는 말이다.

- 각 부처의 녹색성장 정책들에 대한 의견 조율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심점으로 우선순위를 조율해나갈 계획이다. 녹색성장위원회는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수립중인데, 중장기 정책 방향을 상반기 내에 제시하고, 녹색성장 전략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 프레임을 구축할 것이다.

- 녹색뉴딜에서 상하수도 개체사업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가 물 관리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4대강 유역 정비사업은 보다 나은 수질 확보를 위해 아주 중요한 사업이다. 다만 상하수도 개체사업은 ‘새로운 사업(뉴딜)’이 아니라는 점에서 녹색 뉴딜에서 빠진 것일 뿐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사업으로 전개되고 있다.

- 녹색성장 정책과 관련 산업계가 아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것 같은데.

산업계가 탄소 배출 총량 제한에 대한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금방이라도 밀어붙이겠다는 게 아니다. 국제 동향도 봐야하고, 국가 경쟁력도 감안해서 해나갈 것이다. 코펜하겐 미팅을 보면서 천천히 해나갈 계획이다.

- 올해 구체적으로 선보일 녹색성장 정책 성과물들은 무엇인가.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쪽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래야 빨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활혁명을 통한, 예컨대 자전거 출퇴근 환경 조성, 전력IT를 통한 눈에 띄는 에너지 절감, 보급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에코 소비재 등장 등 다양할 것이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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