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LG트원빌딩)에서 1시간도 채 안 돼 도착한 LG전자 평택 휴대전화공장. 공장 밖의 전경은 도로 위에 걸린 2개의 현수막이 한가로워 보일 정도였다. 휴대전화 공장 안으로 들어가서야 안 사실이지만 공장 안과 밖의 상황은 천양지차였다.

 2005년 GSM 단말기를 생산하던 청주공장과 CDMA 단말기를 생산하던 구로공장을 통합한 평택 휴대전화 공장의 내부사정은 세계 불경기를 무색하게 할 만큼 활기차다. 아니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30여 개 휴대전화 라인의 1000여 명이 2교대로 24시간 근무에, 휴일특근까지 할 정도로 공장라인이 풀(full)가동 중이다.

이는 올해 처음 선보인 3D UI를 적용한 아레나폰과 풀터치스크린폰인 쿠키폰의 주문이 답지하고 있고, 투명폰의 경우 출시 전부터 이통사업자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아레나폰의 경우 선주문만 100만 대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이통사간 서로 독점권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쿠키폰의 경우도 휴대전화 유통업체인 카폰웨어하우스에서 독점판매를 하다가 판매 그래프가 급상승하면서 다른 이통사업자로부터 요청이 쇄도해 유통망이 확 늘어났다.

투명폰(GD900)도 스페인 MWC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뒤 아시아의 이통사업자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PC자판 배열의 QWERTY폰인 보이저, 데어, 엔비2 등 제품 또한 북미 법인으로부터 공급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상철 MC사업본부 단말생산팀 부장은 “휴대전화 경기가 작년 12월말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1월 들어선 공장라인이 완전히 풀가동 됐다”며 “1, 2월 반짝 경기로 끝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는데 현재 4개월 치의 물량을 이미 주문받아 적어도 7월말까지 공장을 단 1분도 세우지 못할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매년 휴가철이 끝난 9월부터 해외로부터 크리스마스용 주문이 폭주할 것을 감안하면 올해 내내 공장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해 모처럼 평택 휴대전화 공장발 희소식을 전했다.

평택공장은 LG전자의 유일한 휴대전화 공장이 되면서 휴대전화 생산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하나의 라인에서 GSM과 CDMA단말기를 모두 생산하도록 하는 혼류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LG 휴대전화가 세계 수준의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는 비결로 ‘공용 팔레트 시스템’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라인에서 서로 다른 제품을 손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005년 청주(GSM)와 가산동(CDMA)의 휴대전화 생산 공장을 평택으로 일원화하면서 공용 팔레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전에는 모델별로 생산라인이 지정되어 있어서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제품은 라인이 바쁘게 돌아갔지만 수요가 적은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은 재고가 쌓이면 라인을 멈추고 쉬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기존 라인을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일시에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공용 팔레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각각의 휴대전화 크기에 맞춰 제작된 ‘유니버설 팔레트’만 교체하면 라인 시스템 전체를 뜯어내지 않고도 모든 휴대전화 라인업을 변경할 수 있다. ‘팔레트’는 휴대전화 플랫폼에 장착되어 생산라인을 따라 이송시키는 장치이다. 재고로 인한 대기시간이 없기 때문에 제품 물량에 따라서 라인을 쉬게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라인을 돌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공용 팔레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모델을 교체하는 데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공정 혁신을 통해 LG전자는 5초에 1대 꼴로 휴대전화을 생산하고 있다.

2005년, 충북 청주의 유럽식(GSM) 휴대전화 생산라인과 서울 구로의 미국식(CDMA) 휴대전화 라인을 옮겨 합쳤지만 완전한 통합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두 생산라인의 조직문화가 달랐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생산을 해 왔던 CDMA 공장에서는 안정적이지만 과거 방식에 얽매이는 분위기가 있었고, GSM 라인은 신규 사업이다 보니 파격적이고 속도전에 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두 생산라인의 통합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CDMA와 GSM 단말기의 계측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분리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상식을 깬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울러 CDMA와 GSM 3세대(3G) 모델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혼류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은 LG전자가 유일하다.

또한 공정 자동화를 통해 제품교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량을 배가시켰다. 예전에 생산 모델을 교체하려면 길게는 이틀까지 걸렸지만 지금은 5~10분밖에 걸리지 않아 매년 20~30%씩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 공장은 100종의 휴대전화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 곳곳에 낭비제거 독려 포스터

평택 휴대전화 공장 안 이곳저곳 게시판에는 낭비 제거 운동을 독려하는 각종 포스터와 낭비 제거 아이디어 우수 직원들의 현황을 붙여놓았다. 하지만 다소 어두침침한 공장 내부가 말로만 낭비 제거를 부르짖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산라인 위에 1미터 간격으로 달려 있는 2개짜리 형광등에는 하나만 달려 있었고, 사람의 인적이 조금이라도 드물다 싶으면 아예 형광등을 모두 빼놓았다. 평택공장에서만 최소 3000개 이상의 형광등이 사라진 듯싶었다. 라인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재고들도 올 초부터 3일치에서 0.5일치로 확 줄어 재고부담을 크게 덜었다.

특히 LG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2006년 7월부터 생산 현장의 계장, 반장 등 220여 명을 대상으로 도요타 파견 교육 후 라인 길이를 15% 축소함으로써 이동 거리를 대폭 줄이고, 공간  5만m² 중 7%인 3640m²를 축소해 생산성을 높였다. 또한 적시생산방식(Just in Time: JIT)을 적용했다. 도요타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LG전자는 가공비를 30% 이상 개선해냈다.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