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한국 은행사에서 매우 희귀한 존재다. 이런 식으로 성장한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재일동포의 십시일반으로 시작한 조그만 은행이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외형보다는 내실이라는 상업은행의 본질을 지키면서 30년 동안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줄기차게 성장해 톱3에 오른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신한은행은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한다. 원래의 강점이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더 큰 성장을 향한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내부적으로는 전 직원의 지혜를 모으는 혁신적인 문화를 자리매김하고 외부적으로는 월드뱅크를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신한은행이 보여줬던 궤적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 밑동 커다란 거목이 된 스토리가 신뢰를 가지게 한다. 위기에서 보여줬던 이백순 행장의 리더십도 진면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을 통한 일등 은행’, ‘리딩 리저널 뱅크(Leading Regional Bank)’, ‘아시아 톱 10, 글로벌 톱 50’라는 신한은행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의 2010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했지만 그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신한은행이 자랑하는 탄탄한 수익 창출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었다. 일각에선 신한은행이 중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메가뱅크가 탄생하면 외형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하지만 이는 신한은행의 길을 잘못 이해한 결과다. 신한은행은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질적 성장 측면에서 신한은행은 이미 리딩뱅크임을 이번 1분기 실적은 확인시켰다.



1분기 실적, 위기 이전으로 회복신한은행의 1분기 실적은 ‘위기 이전으로 회복’이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5886억원으로 1841억원이던 전 분기에 비해 219.7%나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698.3% 상승한 수치다. BIS비율은 16.0%로 전 분기 15.1%, 전년 동기 14.5%에 비해 더욱 건전해졌다. 순이자마진(NIM)의 상승과 대손비용율이 낮아진 것이 실적 호전의 주요인이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은행의 실적을 좌우하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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