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서강대 경제학, 현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전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근무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서강대 경제학, 현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전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근무 사진 윤여삼

“최근 원자재·에너지값 상승에 전통적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수혜 업종 옥석 가리기는 의미가 없어졌다. 지금처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커졌을 땐 경기방어주나 채권 투자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월 1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연구원은 채권·금리·환율 분석 전문가다.

보통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해외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출 업종이 유리하다. 반대로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원화 강세) 달러 부채가 많은 해운·정유·항공 업종은 부채 감소로 반사 이익을 얻는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 업종과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 업종은 원화 강세 국면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어 강세를 띤다. 여행 업종도 내국인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 여행객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에너지값 상승으로 이 같은 일반론은 적용이 어려워졌다. 윤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원·달러 환율 변동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변수와 함께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지와 경기 침체가 올지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심하다.
“최근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높였고, 환율 변동성의 원인이 됐다. 미국이 달러 공급자로서 약달러를 용인하던 구도가 지금은 바뀌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내수 경기를 촉진하기 위해 펼친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거세지면서, 미국의 통화 긴축이 가속화됐다. 지난해 1100~1200원 사이를 등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는 1200원을 뚫었다. 최근에는 1290원을 넘기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봉쇄 등 공급망 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더욱 거세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변동성이 강한 시장에서 투자 조언을 한다면.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게 좋다. 지난 3월(0.25%)과 5월(0.5%)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함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갔고, 국채 가격은 떨어졌다. 2020년 8월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5%였는데, 장기 금리 인상 움직임 때문에 최근 3%까지 올랐다. 기존 저금리 국채를 팔고 다시 고금리 국채를 매입하려는 이들이 늘었다. 이 과정에서 0.5% 이자채권이 붙은 국채는 현재 3% 이자채권인 국채보다 가격 매력도가 떨어져 원래 샀던 가격보다 낮게 매도해야 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채권 투자자들의 누적 수익률이 떨어진 배경이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미국 국채 누적 수익률이 -12%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역사상 미국 국채가 가장 약세를 기록한 1929년 경제 대공황 때(-15%)와 3%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아직 연준의 통화 정책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있긴 하지만, 채권 가격이 거의 바닥까지 왔다고 본다. 국내 국채도 최근 6%가 넘는 누적 손실률을 기록했다. 한국 채권 시장이 이렇게까지 약세를 보인 적은 없었는데, 채권 평가 손실이 가장 크게 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

채권은 손실을 보지 않나.
“채권은 구매 후 만기까지 보유하면 손실 보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최근 채권 이자율도 많이 올라간 상황이라 구매할 만하다. 지난해 0.5%였던 미국 채권 이자율이 최근 3%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하반기 이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을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을 채권을 사야 할 때라고 보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어떤가.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 투자가 채권 투자보다 훨씬 좋다. 그러나 지금은 변동성이 큰 장세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특히 금리 인상 시기에는 빅테크 같은 성장주는 약세를 띤다는 특징이 있다. 성장주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이자가 수반된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지출이 커지면 미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미 많이 오른 빅테크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이 이어져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지금 굳이 주식을 사려면 통신업이나 유틸리티주 등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업종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유틸리티주 중 에너지 관련 기업은 최근 에너지값 상승으로 인해 실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했으면 좋겠다.”

환율 변동성이 클 때 해외 ETF 투자 방법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는 해외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를 환노출(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과 함께 환차익 발생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개념)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해 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에 미리 고정하는 개념) 투자를 해야 한다. 해외 ETF 외에도 해외 주식에 투자할 경우 달러가 강세일 때는 미국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달러 상승의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환노출 효과를 볼 수 있다.”

올 하반기 투자 대응 전략은.
“우선 하반기에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말하면, 상반기에 많이 하락한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 물가가 잡히고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이 완화되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방향성이 바뀔 텐데, 과도하게 하락한 성장주의 반등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plus point

Interview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올해 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어려워…연준 빅스텝 後 진정될 것”

심민관 기자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한양대 경영학 박사,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환위험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사진 서정훈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한양대 경영학 박사,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환위험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사진 서정훈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뚫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국 연준의 두 차례 이상 빅스텝 이후에는 환율이 조정받고 변동성도 약해질 것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6월 3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서 위원은 2008년 하나은행(옛 외환은행)에 입사해 14년간 외환 시장과 국제 금융 분야를 연구한 외환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의 금리 인상이 왜 환율에 영향을 주나.
“상대국 통화에 대한 가격, 즉 교환 비율이 환율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미국 외 국가에서 달러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고 달러 가치 상승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미국 외 국가의 통화 가치는 하락시킨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긴 이유다. 이러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한데, 연준의 빅스텝이 영향을 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었던 적이 많았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었던 시기는 2011년 남유럽 재정 위기,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 총 여덟 번이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빅스텝 등 통화 긴축 정책으로 인한 환율 상승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1700원을 넘으면서 단기간에 고점을 찍었지만, 달러 강세 지속 기간은 올해가 더 길다. 2008년과 달리 서서히 올랐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길 가능성은. 
“올해 5월에 원·달러 환율이 1291원까지 갔는데, 이게 올해 고점이 될 것 같다.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에 의한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으면 무역 환차손이 커지기 때문에 외환 당국도 좌시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경제 지표가 견고하기 때문에 미국이 몇 차례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에는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 

환율 변동이 기업에 주는 영향은.
“결제 통화가 달러이기 때문에 달러 환율 변동성이 심하면 기업들은 환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연초에 경영 계획을 세울 때 예상한 환율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문제 없지만, 벗어나면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환헤지를 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진 이유다.”

환율 변동의 주요 변수는.
“가장 핵심 변수는 미국 내 물가가 잡히는 것이다. 물가가 잡혀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점진적인 통화 긴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전쟁이 인플레이션의 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통화 정책으로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요인들이 전쟁이 끝나서 해소되면 환율은 안정될 것이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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